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D-29
마광수는 나스타샤 킨스키, 킴 베신저를 좋아한다.
피지배 심리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눈 쌓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아무도 찾지 않는 추운 겨울을 바람 따라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인간은 전적으로 부모의 보호를 받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자 하는 본능과 심리가 있다. 가장 포근하고 안락한 때를 동경하고 그리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서도 어릴 적 듣고 자란 가요와 동요가 들리면 거기에 매료되어 귀를 쫑긋 세우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어 가장 힘들 때 “엄마가 이 모습을 보면 얼마나 슬퍼할까?” 하고 자기 모습을 엄마가 지금 지켜본다고 생각하고 연민에 빠져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순간에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눈에 어른거려 음식이 목에 메는 것이다. 내게 큰 고비여서 비참한 지경에 이르거나 더없이 행복한 이 순간, 자신을 가장 아껴줄 것 같은, 어린 시절에 절대적으로 나를 보호하던 그 사람이 떠오르는 것이다. 이런 심리는 무정한 현실에서 자신이 힘들게 뭔가를 주도하느니 차라리 강력한 뭔가의 밑으로 들어가 그의 영향하에 있으면서 안락과 평온을 취하고 싶어하는 자궁회귀본능, 마조히스틱(Masochistic)한 심리가 근저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안온하고 평화롭던 시절로 돌아가고픈 것은 인지상정 아닌가. 이건 절대적인 신에 무조건 복종하는, 종교에 귀의(歸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인간의 피지배 심리가 종국에 가선 절대적 신을 만들었다는 주장도 있다.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포이에르바흐는 「기독교의 본질」에서 “신이 인간을 창조한 게 아니라 인간이 신을 창조했다.” 라고 단언했다. 신이란 결국 인간의 욕망이 상상 속에서 상징적 존재로 구체화되어 나타난 것이며, 환상을 통해서라도 실현시켜 보고자 애쓰는 인간 욕망의 부산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히틀러와 김일성, 박정희 같은 독재자 밑에서 그의 영도하에 안주하려는 심리도 그 뿌리는 같다고 할 수 있다. 어릴 때는 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까지 그러면, 자아와 실존(實存)을 스스로 팽개쳐버리는 무책임한 삶의 태도라 아니할 수 없다. 이번에 백골단이 법원에서 난동을 부리고, 태극기부대가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을 찬양하는 것도 강하고 큰 미국의 그늘 밑으로 자진해 들어가 그의 지시를 받으며 안락한 쾌감을 맛보려는, 책임감과 의무라는 짐을 벗어버리고 어른이 되기 싫은 사대주의(事大主義), 노예근성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속마음에 한껏 부응해, 미국과 정상회담을 할 때 두 정상이 나란히 앉는 게 아니라 미국이 좌상(座上)에, 우리가 신하 자리에 앉아 미국을 향해 연신 굽신거리는 한국 정상의 모습이 국민에게 보기 좋겠나. 주는 거 없이 받기만 하던 그 향수에서 못 벗어나는 것이다. 알아서 나를 다스리고 감시하고 강제하던 카리스마 넘치는 독재자의 항로(航路)에 따르기만 한 그 달콤했던 순간을 잊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개척하는 게 아니라 보호만 받던 어린애로 계속 머물고 싶은 것이다. 어른이 되었으면 어린애에서 이젠 벗어나야 하는데, 강력한 것에 자기 몸과 정신을 모두 내맡겨 주체적인 삶을 포기하고 수동적으로 그런 상태에 안주하려는 심리의 작용이다. 그건 어른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고 계속 보호받던 어린 시절에 머물고 싶어, 강력하고 안전할 것 같은 절대자(독재자)의 밑으로 스스로 들어가 안도감과 평안함을 계속 맛보려는 유아적 심리이자 본능에 다름 아니다. 현실이 두려워 어린애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투정만 부리겠다는 심산이다. 이런 것에서 벗어나려면 자기 나름대로 뭐든 만드는 창조자가 되면 가능할 수 있다. 누가 이미 만들어놓은 것을 달달 외워 죽어라 습득하는 게 아니라(그래봐야 영원히 창조자를 앞설 수는 없다) 자기에게 적합한 틀과 뛰놀 마당을 스스로 장만하는 것이다. 자기 판을 짜는 것이다. 거기엔 참여자가 아무도 없어도 혼자 맘껏 놀 수 있다. 그것이면 족하다. 그것으로 자기 욕망을 대리 충족(Purgation)하고 자기를 실현하는 것이다. 아니면 신 같은 절대자의 밑으로 들어가 그의 뜻을 받들어 그것으로 자기 나름대로 해소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절대자나 지도자는 바람직하고 자기 이상으로 여겨 따를만해야지, 안 그러면 자기 분열이 일어나 현실로 나와 법원 난동자로 전락할 수도 있다. 김호중이 뺑소니를 쳤지만 열성 팬들이 그를 극구 두둔하고 나서는 것도 자기가 따르는 우상(Idol)이 바람직하지 않으면 자신마저 무너질 것 같아 그게 두려워 그러는 것이다. 자기가 따르는 우상은 모범적인 동시에 자기가 목표로 한 것을 어떤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백골단의 법원 난입도 자기주장과 내란 우두머리가 그렇지 않다고 우기면서 일어난 결과다. 이런 걸 생각하면 이미 죽은 사람을 따르면 아무 이상이 없다.
인간은 현실적이다. 그리고 그것을 견디기 힘들어 한다. 거의가 다 그렇다. 일제 때 독립운동을 한 사람도 현실적인 인간이기에 계속적으로 독립운동만 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먹고살기 위해 몸부림쳤을 것이다. 인간이기 때문에. 그래서 평범하거나 독립운동을 하려고 해도 현실적인 것 때문에 못했던 사람은 자기처럼 안 그런 사람을 그려 독립투사를 만들어 했을 수도 있다.
요즘은 식욕은 대부분 다 충족하니 이젠 성욕만 결국 극원적으로 추구하게 되었다. 알고보면 전부 그리로 향한다는 얘기다.
밝히고 늘 그것을 추구하던 인간은 복상사로 죽는 것도 좋을 것이다.
유튜브에 보면 서양이나 미국, 일본 여자들은 많이 나오는데 중국이나 동남아 여자들은 잘 안 나온다.
여자는 남은 자기를 안 보지만 자기는 남을 지켜보길 바라고, 쥐나 바퀴벌레 같은 것에 무서워하는 것은 일단 체력적으로 약해서 그렇고 그것들이 눈이 있어 자기를 빤히 쳐다본다고 생각해서 그렇단다. 둘의 눈이 마주치면 여자는 질겁을 하고 도망친다. 아니 너무 놀라 걸음이 안 떨어질 수도 있다.
여자들은 섹시하게 차려입었을 때 남자들이 힐끗힐끗 훔쳐보는 것에서 은근한 쾌감을 느낀다.
자기를 예쁘다고 칭찬하는 남자에게 엄청나게 호감을 주는 여자도 많은 것 같다.
이 책은 제목과는 달리 별로 안 야하고 마광수가 싫어하는 양다리를 걸치고 잇다. 실컷 야하게 쓰다가 끝에가서는 교훈적인 뭔가 가르치는 듯한 것으로 끝을 맺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자기가 상상한 것이 사회적으로 용납이 안 되는 것을 포장해서 내놓기도 한다.
여자 사귀기 여자들은 대개 부드럽고 목소리 좋은 남자를 좋아한다. 뭔가 깔끔하고 좋은 냄새가 나야 한다. 나중에 여자는 남자의 이것만 기억한다. “아, 이런 냄새가 났었지.” 하는 것이다. 늙은 사람에게서 나는 특유의 싫은 냄새나 담배, 술 냄새가 나면 안 된다. 옷도 깔끔하게 입고 다녀야 한다. 머리도 단정히, 수염도 깎고 코털도 다듬고 신발도 지저분하거나 더러우면 안 된다. 처음엔 여자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되고 그냥 같은 사람으로, 여자 사람 친구로 대하고 뭔가 작업 거는 듯한 인상을 주면 안 된다. 무심한 듯하면서도 은근히 챙겨주는 것에서 여자들은 곧잘 심쿵한다. 여자가 어려움을 호소해 오면 충고나 조언, 섣부른 결론 같은 걸 하기보다는 잘 들어주며 공감하고 리액션을 하고 그 여자가 말하는 것에 대해 그 어려움을 같이 나누는 인상을 줘야 한다. 한번 그 여자의 속에 들어가 보는 것이다. 그 여자도 실은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말을 꺼내는 것은 그냥 자기 얘기를 들어달라는 것이다. 여자가 어려움을 호소해 오면 어느 정도 나를 믿고 어려움을 호소해도 괜찮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나를 많이 믿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한밤중에 예고도 없이 술에 취해 전화한 여자는 거의 나에게 넘어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글을 쓰려면 체험이 중요한 동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숫제처럼 우리말은 부사가 많이 발달했다. 아마도 감정이 풍부한 민족이라 그런 것 같다.
죽으면 끝이다 인간에게도 내세(來世)는 없다.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냥 썩어 흙이 되거나 재가 되어 공중에 날리는 것이다. 어떤 학자는 종교가 인간의 불안한 마음을 이용해 내세 통행료(Toll)를 걷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세(現世)에서 잘해 천당이나 극락에 가는 게 아니다. 동물이 죽어 그 시체가 나뒹구는 주변을 보면 알 수 있다. 거기에 어디 동물의 영혼이 있던가. 인간도 동물이기에 영혼은 없다. 나는 육십 가까이 살았어도 영혼, 귀신을 솔직히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나만 그런가? 하여간 그래서 나는 없다고 본다. 죽으면 동물처럼 그냥 죽는 것이다. 내가 태어나기 이전과 같이 그냥 없어지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영원히 꺼져 없어져 무화(無化)되는 것이다. 인간도 한낱 동물에 불과하다. 인간 이전에 동물이다. 인간만이 정신이 있어 현세의 고통을 좀 잊어볼까, 있지도 않은 사후의 세계를 만들어 좀 위안 삼으려는 것뿐이다.
무식하면 용감한 법이다. 더닝 크루거 효과라고 능력이 없으면 자신은 그보다 더 능력이 있다고 착각하는 갓이다.
떨어져 있으니까 대접을 더 잘 받는 것 같다.
그러고 싶어 저항시나 애국시라고 칭하는데 안 그런 경우가 많다고 마광수는 말한다.
시인은 원초적 본능이 자꾸 일어나는데 솔직한 게 답이라고 그것을 아니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을 속이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표현은 삼가고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애들이 똥을 좋아하는 것도 자기가 낳은 배설의 쾌감을 적나라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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