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감정선 따라 읽기] 3. 내 여자의 열매

D-29
반갑습니다 😁 설날에 여유롭게 읽어보아요
한강작가의 이야기를 더 깊게 이해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 연휴동안 잘 읽고 한강 작가에 더 가까워지시길 바랍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A-2.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댓글 창 아래에 있는 문장수집 기능을 이용해주세요.)
떠나서 피를 갈고 싶어, 라고 아내는 말했었다. 줄곧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던 사직서를 마침내 직속 상사에게 올렸다던 날 저녁이었다. 혈관 구석구석에 낭종처럼 뭉쳐 있는 나쁜 피를 갈아내고 싶다고, 자유로운 공기로 낡은 폐를 씻고 싶다고 아내는 말했다. 자유롭게 살다가 자유롭게 죽는 것이 어릴 적부터의 꿈이었다고.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 18, 한강 지음
이해할 수 있으세요? 이제 곧 생각할 수도 없게 되리라는 걸 알지만 나는 괜찮아요. 오래전부터 이렇게 바람과 햇빛과 물만으로 살 수 있게 되기를 꿈꿔왔어요.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 32, 한강 지음
고향에서도 불행했고 고향 아닌 곳에서도 불행했다면 나는 어디로 가야 했을까요. 나는 한 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었어요. 어떤 끈질긴 혼령이 내 목을, 팔다리를 옥죄며 따라다녔을까요. 아프면 울고 꼬집히면 소리치는 어린아이처럼, 나는 언제나 달아나고만 싶었어요. 울부짖고 싶었어요.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 34, 한강 지음
이 방의 문은 밖에서 잠긴 게 아닐까, 하고 아이는 문득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아이와 아빠가 여기 있는 걸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나.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 57, 한강 지음
......또 먹고 싶은 거 없냐? 아이의 시선을 의식한 아빠는 불콰해진 뺨으로 묻는다. 반투명한 고량주병이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걸 아이는 본다. 그게 미워서 아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하지만 짜장면은 맛이 있고, 고량주를 더 주문하는 대신 아무 말 없이 아이를 지켜보는 아빠에게 아이는 자꾸만 화가 풀어지려고 한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 65, 한강 지음
.......지겨워, 눈은 영락없이 그 인간이네. 아이가 눈을 꿈벅꿈벅하는 동안 엄마는 아이의 가슴에 서늘한 금이 그어지도록, 그래서 그만 눈물이 날 만큼 매몰차게 아이의 어깨를 떠밀고는 돌아앉아버렸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 83, 한강 지음
아이에겐 울 힘이 없다. 그 무시무시한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아이는 막연하게 죽고 싶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정신을 잃어버리고 싶다고 생각한다. 꼭 쥐었다 놓은 것처럼 거북한 배, 금세라도 다시 토할 것 같은 위장으로부터, 제 토사물의 역한 냄새로부터, 어두침침한 욕실 백열등으로부터, 이 외진 소음의 여관방으로부터 영원히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한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 97, 한강 지음
정오가 가까웠다. 무른 복숭아살 같은 햇볕은 무수한 모래 먼지며 꽃가루들이 제 몸에 달라붙도록 내버려둔 채 거실 바닥으로 물컹물컹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그 들큼하고 미지근한 볕을 흰 러닝셔츠 바람의 등짝으로 받으며, 아내와 나는 말없이 일요일 자 조간신문을 나누어 읽고 있었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9, 한강 지음
문장 수집 기능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 듯.
그래도 나중에 모아볼 수 있어서 좋답니다!
어떤 까닭이었든 이제 베란다에 남은 것은 메마른 흙이 채워진 직사각형의 화분들뿐이었다. 그 죽은 화초와 채소 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하고 나는 생각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창틀에 화분을 올려놓으며 차가운 빗속에 손을 적셔보곤 하던 날 들은, 젊었던 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23, 한강 지음
허기와 피로 때문에, 밥 떠먹을 깨끗한 숟가락 하나도 남김없이 싱크대의 개수통 안에서 썩어가고 있는 식기들 때문에 나는 외로움을 느꼈다. 그렇게 먼 곳에서 돌아왔는데 아무도 없다는 것 때문에, 긴 비행 시간 동안 겪은 소소한 일들과 이역의 기차에서 본 풍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에, '피곤해?' 라고 물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괜찮아' 라고 강인하고 참을성 있게 대답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외로웠다. 외로움 때문에 화가 났다. 내 몸이 보잘것없어 세상의 어떤 것도 나에게 엉겨붙지 않는 듯한 느낌, 어떤 옷으로도 가릴수 없는 한기, 무엇으로도 누구로부터도 위로받을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용케 스스로에게 숨겨왔을 뿐이라는 생각 때문에 화가 났다. 언제 어디에서나 혼자이며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미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28, 한강 지음
해질녘에 개들은 어떤 기분일까. 해질녘에 아이는, 여관방 창 너머로 아스라이 사위는 바다를 항해 걸어가고 싶어진다. 흙펄을 핥는 파도의 거품이 흰빛인지 황금빛인지 가까이서 보고 싶어진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43, 한강 지음
아이가 개들을 만난 것은 오후 두 시경의 일이었다. 하지만 해질녘이 되면 그 개들도 흰 흙펄에 비친 석양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아이를 에워싸고 커다란 이빨을 드러내며 짖어대는 대신 잠자코 아이와 함께 걸어가지 않을까? 일렬로 바다쪽을 향해 앉아 꼼짝 않고 일몰을 지켜보지 않을까? 이맘때가 되면 언제나 그것이 궁금해지는 것이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47, 한강 지음
다시 해가 진다. 아이는 겹쳐놓은 베개들 위로 올라간다. 창틀에 팔꿈치를 얹고 턱을 괸다. 세상은 차츰 어두워질 것 같지만, 그렇게 어두워지고 말 것 같지만, 해가 사라지기 직전 마지막 순간에는 깜짝 놀랄 만큼 환해진다. 마치 꿈속같이, 그 순간만큼 세상이 아름다운 때는 없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49, 한강 지음
엄마가 얘기해준 과수원은 다른 곳에 있는 거라고 아이는 생각했다. 내일이라도 거기를 찾아간다면 복사꽃들이 만발하고 햇살이 찬연한 곳에 다다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빠가 엄마를 찾아내지 못한 건 그 진짜 과수원에 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엄마는 배꽃 환한 그늘 아래 앉아서 아이를 향해 두 팔을 벌릴 거라고, 그 가슴팍에서 향긋하고 끈끈한 과즙 냄새가 날 거라고 생각했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55, 한강 지음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천천히 읽어요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웰다잉 오디세이 2분기의 여정
[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4.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나누고 싶은 책 이야기 by 꼬모
편지들이 알려주는 먼 시절의 인생역정낙담과 희망이 뒤섞인 사우디 아라비아 이야기편안하게 명랑하고, 평범해서 비범한 일상과 성장여전히 재미있고 여전히 김빠지는 시리즈 신간추리로 양념 친 러브스토리 연작집
조선과 한국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
[김영사/책증정] 다니엘 튜더 소설 《마지막 왕국》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어크로스/책증정]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과 함께 진짜 한국 탐사하기!
우리 아버지는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4. <아버지의 시간>[도서 증정] 《아버지를 구독해주세요》마케터와 함께 자유롭게 읽어요~! <책방지기의 인생책> 좋은 날의 책방과 [아버지의 해방일지] 함께 읽기
한 출판사에서 나온 이토록 다양한 책들의 향연, 오늘 당신이 고를 이야기는?
[김영사/책증정] 쓰는 사람들의 필독서!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함께 읽기[김영사 / 책 증정] <새로운 실용주의 과학철학> 편집자 & 번역가와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무작정 퇴사하기 전에, <까다로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법> 함께 읽기[벽돌책 독파] 주자와 다산의 대결 <두 개의 논어> 편집자와 함께 읽기 [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
같이 연극 보실 분들, 구합니다.
[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그믐연뮤번개] 2. [독서x관극x번역가 토크] 인간 내면을 파헤치는 『지킬앤하이드』[그믐연뮤번개] 1. [책 읽고 연극 보실 분] 오래도록 기억될 삶의 궤적, 『뼈의 기록』
우리의 노동 일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여러분은 일을 즐기고 있나요?[그믐밤] 4.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다시 읽기 @국자와주걱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한국 희곡 낭독이 이렇게 재밌다니!
<플.플.땡> 4.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플.플.땡> 2. 당신이 잃어버린 것플레이플레이땡땡땡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
나이지리아 소설가, 치누아 아체베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8.신의 화살,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7.더 이상 평안은 없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