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감정선 따라 읽기] 3. 내 여자의 열매

D-29
'나는 평생을 정착하지 않고 살고 싶어요. p22' '잘 자랄 리가 없잖아? 이렇게 시끄러운 곳에서...... 이렇게 답답한 곳에 저희들끼리 갇혀서! p23' 아내 자신의 심정에 대한 절규 같았습니다. 말수를 잃어가며 남편의 꿈이었던 베란다의 식물로 스스로를 가둔 걸까.. 승화시킨 걸까.. '이제 곧 생각할 수도 없게 되리라는 걸 알지만 나는 괜찮아요. 오래전부터 이렇게 바람과 햇빛과 물만으로 살 수 있게 되기를 꿈꿔왔어요. p33'
화제로 지정된 대화
A-4. <해질녘에 개들은 어떤 기분일까> 태련이는 아빠를 용서할 수 있을까요?
할 것 같습니다........만 태련이가 빨리 독립했으면 좋겠네요. 학교라도 다녔으면 좀 더 도움을 요청하기 쉬웠을 텐데, 아쉬워요.
@꼬리별 결국은 아빠를 또한 떠나버린 엄마를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가며 성장해가는 게 아닐까요? 아니 성장해가며 이해해가는 게 아닐까요?
아이는 어느 날 아빠가 많이 울어서 엄마가 그를 좋아했다는 말을 떠올린다. (...) 엄마가 말하려고 했던 것은 그것이었을까, 아이는 생각한다. 어린애처럼 들먹이는 아빠의 어깨를 올려다보면서 괜찮아요, 라고 말해주고 싶던, 그 찢어지는 것 같던 마음이었을까 하고 생각한다. 이 마음을 계속해서 갖고 있는 것이 괴로와서 엄마는 이 마음을 버렸을까, 그래서 우리 둘을 떠나버린 것일까 하고 생각한다. p99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해질녘에 개들은 어떤 기분일까, 한강 지음
해질녘의 개들이 어떤 기분일지 아이는 궁금하지 않다. 너무 아팠기 때문에, 오래 외로웠기 때문에, 아이에게는 이 순간 두려운 것이 없다. p99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해질녘에 개들은 어떤 기분일까, 한강 지음
제주 한달살기를 떠났다가 완도에서 가족이 모두 사망한.. 10살의 어린 자녀도 있었던.. 사건이 오버랩 되면서.. 체크무늬 스커트에 꽃핀을 꽂은 어린 태련의 모습이 입체적으로 문장문장 마다 서글프게 걸음을 함께 했습니다. '제 시선의 위력에 아이는 놀란다. 아이는 개가 무서웠다. 그런데 저 개도 날 무서워하나? (...) 정말이다. 날 무서워한다. 아이는 속으로 되뇐다. 아이의 입꼬리가 웃는다. p68' 아빠의 두려움과 엄마의 괴로움을 가늠할줄 알고.. 두려움에 맞서는 법을 알았으니 이제는 두려움 없이 세상을 살아갈 것 같습니다. 아빠도 이런 어린 딸에게 의지할 만큼의 용기는 있기를 바래봅니다. 엄마도 다시 돌아와 견뎌줄 용기를 갖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음날 아이가 잠에서 깨었을 때 엄마는 없었다. 아이는 울지 않았다. 엄마가 떠났다는 것에 대한 실감이 없었고, 그렇다고 아주 떠난 게 아니라 곧 돌아올 것이라고도 희망하지 않았다. 언젠가부터 아이는 모든 일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그저 생겨난 일대로 숨소리를 크게 내지 않고 견디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91, 한강 지음
어쩌면 그동안 아빠는 아이보다도 더 무서워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줄곧 무서움을 참고 있었기 때문에 혼자서 더욱 무서웠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99, 한강 지음
@꼬리별 태련이가 아빠가 만들어 준 샌드위치 먹는 장면, 이어서 급히 토하게 하는 장면이 무슨 뜻이었는 지 이제야 이해했어요. 앞의 장면들을 다시 읽어보니 그게 그랬군요. 이걸 겪고나서 태련이도 훅 변해버렸군요.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히는 못쓰지만 제 욕심으로는 용서 안했으면 좋겠습니다ㅠㅠ만 현실적으로 그건 힘들겠죠..
@꼬리별 태련이 아빠도 마지막에 '차마 그럴수는 없다'는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이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인데, 이는 우리 인간들의 최소한의 마지노선인거 같습니다.
어두운 하늘에 닿으려고 몸을 길게 뻗어 올린 나무들의 뼈대를 올려다보며 나는 천천히 걸었다. 무슨 음악 같은 오랜 침묵이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 청랭한 공기에는 부식된 겨울 낙엽 냄새가 배어 있었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아기 부처> p.110, 한강 지음
말했잖아, 그 애는 당신 같지 않을 거야. .... 나 같은 게 어떤 건데?" 그가 마침내 고함을 질렀다. "그걸 꼭 내 입으로 말해야겠어!"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아기 부처> p.123, 한강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1.30 - 2.1 / 파트 B / 아기부처 - 어느 날 그는] B-1.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댓글 창 아래에 있는 문장수집 기능을 이용해주세요.)
나는 그의 흉터와 용기를 함께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니, 바로 그 흉터가 나에게 안겨준 충격 때문에, 평생 숨기고 싶었을 알몸을 보여줄 만큼 나를 신뢰해준 데 대한 고마움 때문에 그를 받아들였다는 편이 옳을 것이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아기 부처> p.127, 한강 지음
세계가 다른 방식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모든 것을 낯설게, 그리고 오래 바라보았다. 선한 것과 악한 것, 의무와 책임과 방기, 진실과 거짓 따위가 내 눈앞에서 경계선을 무너뜨려갔다. 나는 그 혼란에 더 이상 놀라거나 당혹스러워하지 않았다. 다만 잠자코 바라보았다. 그 간격이 나를 구해주었다. 우리는 더 이상 싸우지 않았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아기 부처> p.135, 한강 지음
생각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리라는 단순한 다짐이 내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단순하게 살아갈 것이다,라고 나는 다짐했다. 규칙적으로 일어나고 밥 먹고 작업에 몰입하며 감정의 기복 없이 살아갈 것이다. 그와의 생활로부터 스며 나왔던 모든 착잡한 감정과도 이제 작별이었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아기 부처> p.158, 한강 지음
길은 어디에서도 끝나지 않는다. 아직 그는 길이 끝나는 지점에 이르러본 적이 없다. (...) 제시간에 도착해야 하는 수많은 목적지가 있으나, 결국 그곳들 모두 지나가는 길에 지나지 않는다. p181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한강 지음
더 신통한 점은 그녀가 좋은 것을 발견해내는 능력이었다. 보잘것없고 불쾌한 장소나 사물에서도 민화는 아름다운 구석을 찾아내고 기뻐했다. 그의 때 묻고 빨갛게 튼 얼굴에서 멋있는 부분을 찾아내주었듯이, 아무리 비좁고 더러운 식당에 들어간다 해도 민화는 불평을 하는 대신 "이거, 나무 의자네? 진짜 나무야. 이런 감촉이 나는 좋아"라고 말하며 때가 반질반질 엉겨 있는 의자를 쓰다듬었다. 순간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채와 향내가 고스란히 그 낡은 의자로 옮아가는 것을 그는 경이로운 눈으로 지켜보았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어느 날 그는> p.202,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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