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감정선 따라 읽기] 3. 내 여자의 열매

D-29
언젠가 민화는 이렇게 되묻는 것으로 '날 사랑해?'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회피했다. 사랑이 뭔데? 그가 할 말을 잃고 있자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사랑이라는 게 만약 존재하는 거라면, 그 순간순간의 진실일 거야. 순간의 진실에 대해서 물은 거라면 당신을 사랑해. 하지만 영원을 믿어? 있지도 않은 영원이라는 걸 당신 힘으로 버텨내려고? 버텨내볼 생각이야?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어느 날 그는> p.208, 한강 지음
'제가 그런 거예요. 누가 이런 짓을 했느냐는 의사와 간호사의 질문에 그녀는 오히려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고 했다.' p229 '그렇게 다들 없어지는 거구나.' p207 '......사람도 그렇잖아.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좋아지지만, 그 순간에는 그것만이 가장 크고 중요한 진실이지만...... 상황이 바뀌거나, 시간이 지나거나 하면 모든 것이 함께 바뀌어버리잖아. ' P210 어쩌면 민화는 태생부터 많은 헤어짐의 아픔을 지닌 인물인지도 모르겠다 싶네요.. 그래서 순간순간 진실하기로 작심한.. 반면에 그는.. 그저 주어진대로.. '달려 나가고 싶을 때가 있어. 언젠가, 반드시 달려 나가버리고 말 거야.' p205 이런 마음조차 없는 메마른 인생..
삶이 얼마나 긴 것인지 몰랐던 죄. 몸이 시키는 대로 가지 않았던 죄. 분에 넘치는 정신을 꿈꿨던 죄. 분에 넘치는 사랑을 꿈꿨던 죄. 자신의 한 계에 무지 했던 죄. 그러고도 그를 증오 했던 죄.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가학했던 죄.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135p, 한강 지음
언젠가부터 아이는 모든 일을 벋아들이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그저 생겨난 일대로 숨소리를 크게 내지 않고 견디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p91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해질녘에 개들은 어떤 기분일까, 한강 지음
겨울부터 저 날카로운 솔잎들은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보니 같은 푸른색이지만 분명히 달랐다. 방금 나온 어린 싹 같은 연푸른빛이 생생하게 차올라 있었다. 겨울에는 견뎠고 봄에는 기쁘다. p174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아기 부처, 한강 지음
약수를 뜨는 작은 동굴 속에 진흙으로 빚어진 아기 부처가 있는데, 그걸 자신의 손으로 주물러서 만들어진 얼굴을 보고 오는 것이라고 했다. p103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아기 부처, 한강 지음
결국은 스스로 빛어내는 거네요.. 一切唯心造..
저도 부처를 빚어낸다고? 싶어서 다시 봤어요
그때 그가 조금만 웃어주었다면, 마치 그 일에 모든 것을 건 사람처럼 진지하지 않았다면, 나 자신이 병원체를 품은 숙주처럼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랬다면 그답지 않은 일이었으리라.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 109, 한강 지음
나는 처음부터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믿기지 않는 일이었지만 나는 그의 흉터 때문에 그를 사랑한다고 생각했고, 이제그 흉터 때문에 그를 혐오하고 있었다. 그의 흉터가 다만 한 겹 얇은 살갗일 뿐이라는 것을 나는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안다는 것이 내 마음의 얇은 한 겹까지 벗겨내주지는 못했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 134, 한강 지음
세계가 다른 방식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모든 것을 낯설게, 그리고 오래 바라보았다. 선한 것과 악한 것, 의무와 책임과 방기, 진실과 거짓 따위가 내 눈앞에서 경계선을 무너뜨려갔다. 나는 그 혼란에 더 이상 놀라거나 당혹스러워하지 않았다. 다만 잠자코 바라보았다. 그 간격이 나를 구해주었다. 우리는 더 이상 싸우지 않았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 134, 한강 지음
그가 바라는 것은 그곳에서 이룰 죽음 같은 평화와 잠뿐이다. 깨어 있는 시간 동안 그는 결코 쉴 수 없다. 오로지 그 방에 들어선 뒤에만, 입가에 침을 흘리며 잠든 뒤에야만 그의 사지, 헐떡이던 호흡, 초조하게 번뜩이던 눈은 힘없이 늘어지고 조용히 감길 수 있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 194, 한강 지음
그는 눈을 감았다. 델 것 같은 눈물이 굴러떨어졌다. 입술과 턱을 적신 그 눈물은 억센 힘줄이 드러난 목줄기를 타고 내려가 러닝셔츠로 번졌다. 바로 그 순간으로 인하여 그의 삶이 바뀌었으나, 그는 아직까지 그 변화를 실감하지 못한 채 무수한 그림자들의 춤추는 곡선 가운데 우뚝 서 있었다.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 239, 한강 지음
떠난 사람 욕만 했지. 정작 나헌테 있는 생명은 지킬 줄 몰랐어요. p255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붉은 꽃 속에서, 한강 지음
p195 . 13줄 ~ p239 => p177 ~ p195 . 12줄.. 이렇게 다시 읽고 있습니다.. 다른 흐름으로..ㅎ
195.13 ~ 233.2 ->177.5 ~ 195.12 -> 233.3 ~ 끝 이렇게도 휘리릭~ 넘겨봤네요.. 다음 일정까지 남는 시간동안.. 별별쑈..ㅎ
어느 날 그는 빗방울이 전선에 맺혀 있는 것을 보았다. (...) 정말 흥미 있는 이야기는 그 뒤에 비로소 시작되지만, p177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어느 날 그는, 한강 지음
그순간 그가 자각하고 각성한 것은 무엇일까요.. 흥미 있는 그 뒤의 이야기는.. 독자의 필력으로 빗방울 만큼 무수히 풀어내보라는 작가의 제안일까요.. 그에게 어떤 흥미로운 운명을 부여할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결국 영원한 건 없는 거야, 그렇지? ......영원한 건 없다는 걸 인정하고 나면 살기가 훨씬 쉬워질지도 몰라. p210
내 여자의 열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한강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B-2. <어느 날 그는> 에서 그의 삶은 어떤 식으로 바뀌었을까요? “ 그는 눈을 감았다. 델 것 같은 눈물이 굴러떨어졌다. 입술과 턱을 적신 그 눈물은 억센 힘줄이 드러난 목줄기를 타고 내려가 러닝셔츠로 번졌다. 바로 그 순간으로 인하여 그의 삶이 바뀌었으나, 그는 아직까지 그 변화를 실감하지 못한 채 무수한 그림자들의 춤추는 곡선 가운데 우뚝 서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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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믐 라이브 채팅 : 최구실 작가와 함께한 시간 ~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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