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이름이지만, 호메로스 특유의 바로 사건으로 들어가는 도입부도 진입 장벽을 높이는 요인으로 보여요.
저도 들은 얘긴데, 마치 2차세계대전 중 일부인 노르망디 상륙작전만을 뚝 때서 이야기 한 것 처럼 생각해볼 수 있겠더라고요~
사실 그리스 신화에 대해서 모르는 상태에서 일리아스를 보게되면 뜬금 없을 수 있잖아요. 트로이 전쟁은 벌써 9년이 흘러 있고 아킬레우스는 전리품을 빼앗기고 그로 인한 진노로 이야기가 시작하는데 트로이 전쟁의 전후 신화 내용을 모르면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 같아요.
이건 댜른 그리스 비극들도 마찬가지에요~
당시 그리스 사람들이나 유럽사람들은 당연히 배우는 거라, 큰 무리 없이 맥락을 잡아나갈 수 있지만, 그리스로마 문화권이 아닌 사람들은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지 더 재미있게 읽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D-29

조반니

조반니
“젊은이들의 마음은 언제나 들떠 있지만 노인은 어떤 일에 개입하든 앞뒤를 재는 까닭에 쌍방에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게 마련이지요.“
『[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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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저도 어제부터 초반부 읽고 있는데, 자꾸 영화 '트로이' 생각하며 읽게 되네요. 아직은 극초반이라서 생각 보다 어렵지 않은데 제가 '일리아스'를 읽을 날이 오다니~정말 오래 산 것 같습니다.

김새섬
명성에 비해 생각보다 문장이 쉽죠? 처음 부분 편하게 읽어 나가다가 사람 이름이 많이 등장하니 전화번호부 읽는 것 같아서 조금씩 힘들어지고 있어요.

조반니
일리아스는 참 특이한 것 같아요~
보통 그리스 문학은 특정인물의 이름을 따서 제목을 정하는데(오이디푸스왕, 안티고네, 메데이아 등등)심지어 같은 호메로스가 지은 오뒷세이아도 오뒷세우스의 노래라는 뜻으로 오뒷세우스라는 인물의 이름이 들어가는데요.
왜 일리아스는 일리오스의 노래 즉, 한 나라를 지칭하는 명칭으로 제목을 정했을까요?
내용으로 봐서는 아킬레우스의 노래 정도가 적당한 제목이 아니었을까요??ㅋㅋ

김새섬
저는 옛날에 '일리아스'가 주인공 이름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사람 이름이 아니고 일리옴이라는 지역, 즉 '트로이 애가'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제목이라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트로이의 전사들이 주인공이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으니 반대쪽인 그리스 병사 이야기부터 시작. 그리고 정작 주인공으로 그려지는 인물은 아킬레우스이고. 말씀하신 대로 이러한 것들이 재미의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의 진짜 주인공은 헥토르가 아닐까 싶네요.

조반니
“ 안틸로코스가 먼저 그의 말총 장식이 달린 투구의 뿔을 맞혀 창을 이마로 밀어넣자 청동 창끝이 뼛속을 뚫고 들어갔다.
그리하여 어둠이 그의 두 눈을 덮자 격렬한 전투에서 그는 탑처럼 쓰러졌다 ”
『[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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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반니
제가 영문이름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 이름을 쓰고 있어 <일리아스>가 예사롭게 느껴지지가 않네요ㅋ
내적 친밀감이 장난 아닌데요~
하지만 그 수많은 인물이 등장 함에도 일리아스에 나오는 인물은 아니네요 ㅎㅎ

조반니
사람의 목숨은 한번 이빨의 울타리 밖으로 나가면 약탈할 수도 구할 수도 없어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 법이오.
『[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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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반니
그러나 우리는 마음을 굳게 먹고 누가 죽든 하루만 울고 묻어야 할 것이오.
어쨌든 가증스러운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먹고 마시는 일을 생각해야 하오.
『[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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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산 사람은 살아야지." 라는 우리 관용구가 생각났습니다.

조반니
은근히 먹고 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오죠? ㅋㅋ
저는 또 여기서 다른 생각도 들었는데요.
<전쟁과 평화>만 봐도 전쟁 중에 더 많은 무도회가 열리고 도박에 열을 올리고 먹고 마시는 모습이 많이 그려져요.
한국 전쟁 당시에도 임시 수도 였던 부산에 그렇게 춤바람이 강하게 불었다던 얘기를 들었는데, 죽음이 가까이 있다보니 오히려 현실의 순간에 더욱 빠져드는 심리가 보이는 것 같아요ㅋㅋ

김새섬
격하게 전쟁 하다가도 저녁 되면 아주 잘 챙겨 먹더라고요. ㅋㅋ 통돼지 바베큐에 빵 먹고 와인 마시고, <일리아스> 읽다가 배고파진 사람 꽤 있을 듯요. (나만은 아니겠지...) 그렇게 잘 먹는 분위기를 묘사했는데 파트로클로스가 죽고 나서 아킬레우스가 아무것도 먹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지요. 그의 상심이 얼마나 큰지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김새섬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의 절절한 사랑에 관한 재미있는 책이 있지요. 많이들 읽으셨을 수도 있지만 일단 책장에 꽂아 놓습니다.

아킬레우스의 노래 (리커버 특별판)미국 작가 매들린 밀러의 첫 소설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파트로클로스를 화자로 하여 영웅 아킬레우스와의 사랑과 그들이 참전한 트로이아 전쟁을 섬새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근래 호메로스의 작품을 각색한 소설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