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D-29
메리오네스여! 그대같이 용감한 자가 왜 그런 잡담을 하시오?…전쟁의 결말은 손에 있고 말의 결말은 회의에 있소.
[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그대 주정뱅이여, 개눈에 사슴의 심장을 가진 자여!
[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이 구절은 다시 봐도 너무 웃겨요ㅋㅋ 동물에 빗대어 파렴치하고 비겁하다고 표현하는게 참신했어요ㅋㅋ 사실 아킬레우스는 다른 장수들과 다르게 헬레나에게 청혼 한적도 없고-그리스군은 사실 헬레네 청혼 동맹 연합군이죠;;- 자신이 밝힌 것처럼 트로이군이 자기 영지를 침범한 것도 아니라 전쟁에 참여할 명분이 크게 없었죠. 오죽하면 여자로 변장하고 숨어있는-상상하기 힘들지만ㅋㅋ- 아킬레우스를 오뒷세우스가 찾아서 데려 오잖아요. 하지만 아가멤논 입장도 이해가 안 되는건 아니에요. 명색이 연합군 총사령관인데 아킬레우스에게 자꾸 권위를 도전 받으니 기강을 바로 잡기 위해 좀 과하게 나간 측면도 있어 보여요ㅋㅋㅋ 하지만 아킬레우스가 있어야 전쟁에 승리한다는 부분과 불멸의 명성을 얻고자 갈망하는 두 니즈가 부합하였기 때문에 둘다 서로의 필요에 의한 불가피한 결합으로 보여요ㅋㅋㅋ 여기서 노인장 네스토르 말을 듣고 서로 화해했더라면, 아킬레우스의 ‘진노’도 없었으며 그로인한 전쟁의 승리는 물론, 불멸의 명성도 없었겠죠~
그리하여 목이 우뚝한 수많은 말들이 나무랄 데 없는 마부들을 잃고 싸움터의 한길을 따라 빈 전차만 덜커덕거리며 끌고 갔으니, 마부들은 그들의 아내들보다는 독수리들에게 더 반가운 사람이 되어 대지 위에 누운 것이다.
[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11권 아가멤논의 무훈
“독수리들에게 더 반가운 사람”이라는 표현이 신선하면서도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끔찍하네요.
책에서 죽음을 "어둠이 내렸다" "무릎에 힘이 빠졌다" "대지와 입 맞추다" 등 여러 가지로 표현하는데 요 표현이 참 시적이고 멋지게 느껴집니다.
맞아요, (같은 표현이 너무 여러 차례 반복되는 느낌도 있지만..) 모두 생소한 표현이라 읽는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이 벌어진 뒤에는 바보도 현명해지는 법이지.”
[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모든 일이 다 끝난 뒤에 무슨 말인들 못하겠습니다. 인터넷에 올려진 사람들의 이러쿵 저러쿵 글을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자주 들어요.
세상에 현명한 사람들이 저를 포함해서 너무 많네요!! 물론 일이 벌어진 후겠지만요ㅋㅋㅋㅋㅋㅋ
“아아, 어떤 신이 우리의 전쟁을 완전히 망쳐놓으시는군요! 그분이 내 손에서 활을 내던지고 시위를 끊어버렸어요. 아무리 많은 화살을 날려보내도 견딜 수 있도록 바로 오늘 아침에 시위를 새로 꼬아 맸는데 말이오.”
[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하지만 그 책임은 나에게 있지 않고 제우스와 운명의 여신과 어둠 속을 헤매는 복수의 여신에게 있소이다. 아킬레우스에게서 내가 손수 명예의 선물을 빼앗던 그날, 바로 그분들이 회의장에서 내 마음속에 사나운 광기를 보내셨기 때문이오. 신이 모든 일을 이루어놓으셨는데 난들 어쩌겠소?
[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일리아스>를 읽으며 가장 강렬했던 경험은 바로 위의 두 문장 수집에 담겨 있습니다. - 난 잘못 한 것 없음. 줄을 잘 꼬아 매고 준비했는데 신이 망쳤다! - 내가 화난 것은 신이 내 마음 속에 분노를 일으켜서 그런 거야. 난들 어쩌겠어. 근대 이전 사람들의 생각이 흥미로워요. 운명론적인 체념 혹은 받아들임이 당시 사람들의 정서적 기반을 이루었기에 실수나 비극에 대해 비교적 관대했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도 덜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모든 것은 신의 장난질이고 여기서 나의 역할이나 책임은 미미하다고 생각하면 어떤 면에선 맘 편할 것 같아요.
파트로클로스도 사람을 죽이고 아킬레우스 집안으로 빤스런 해서 아킬레우스의 시종이 되었다고하니… 살인에도 관대했던 고대;;; 헤라클레스도 미쳐서 자신의 일가족을 몰살 시켰다죠. 신에 의해서 :O
인간의 주체성에 관심이 있는 편인데 관련되어 흥미로운 신간을 발견했어요. 좀 어려워 보이긴 합니다만 수동태도 아니고 능동태도 아닌 '중동태'적 태도라니 호기심이 생기네요.
책임의 생성 : 중동태와 당사자연구 - 심문과 자책의 언어에서 인책과 책임의 언어로간과하기 쉬운 일상의 질문에 철학적 도전을 부단히 이어온 고쿠분 고이치로와, 뇌성마비 장애인이자 전직 소아과 의사, 현재는 장애 당사자연구 분야에서 주목받는 연구자인 구마가야 신이치로의 공동연구를 대중 강연 통해 풀어내고 책으로 엮은 첫 작업물이다.
이렇게 그녀가 울면서 말하자 다른 여인들도 따라서 비탄했으니 그들은 파트로클로스를 앞세워 저마다 신세 타령을 한 것이다.
[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이 부분도 재밌었습니다. 슬픈 일이 일어나 눈물 흘리는 김에 실은 자기 하소연 하고 싶었던 사람들. 공감 되네요.
23권 <파트로클로스를 위한 장례 경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권은 뭔가 당혹스럽네요. 전쟁 잘 끝내 놓고 자기들끼리 뭐하는 걸까요..왜 굳이 힘 빼는지 모르겠는데 아마 전리품을 공정하게 나누기 위함이겠지요?
모임이 닫히기 전에 기록 목적으로 정리해 봅니다. - 전차경주자들을 위한 상품 리스트 - 1등 수공예에 능한 여인 + 스물두 되들이 세발솥 2등 새끼 밴 암말 한 마리 3등 넉 되들이 가마솥 4등 황금 두 탈란톤 5등 손잡이 달린 항아리 청동기 시대라 그런지 솥이 엄청 가치가 있나 봅니다. 금보다 더 중요한 것 같네요. '되들이' 라는 사이즈가 얼마나 큰 건지 궁금하고요. 그래도 수공예 기술자가 1등 상품인 데서 인간의 가치도 어느 정도는 쳐 주었구나 싶은 안도감(?)이 있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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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두 번째 그믐밤 공지 다가오는 수요일, 2월 26일 (음력 그믐날) 저녁 8시 29분에 구글 미트에서 만나겠습니다. (구글 미트 주소는 당일에 신청하신 분들의 문자로 보내드릴게요.) -진행 방식 1) 낭독자들은 <일리아스>를 준비해 주세요. (출판사 버전 상관없음) 2) 책의 제일 마지막 파트인 24권을 읽습니다. 낭독 순서는 당일에 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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