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D-29
네. 알겠습니다. 혹시 내일 오전에 모임 링크 관련해 단체로 안내 문자가 갈 수 있습니다. 받으시고 그냥 참고만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다음 번 달밤에 낭독 시간에는 꼭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랄게요.~~
친절한 안내 감사합니다~~ 다음 번 달밤 낭독 시간 기대하겠습니다! ㅎㅎ
드디어 오늘 저녁 8시 29분에 그믐달이 뜨는군요. 기대되는 한편 조금 긴장도 됩니다. ^^ 저와 함께 낭독하실 분들도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편안한 마음과 마른 목을 축일 물 한 잔, 다른 이의 목소리를 잘 들어줄 귀를 준비하셔서 이따 만나요.
@모임 잠시 뒤 '달밤에 낭독'을 시작하겠습니다.
'달밤에 낭독' 너무 맘에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일러주신대로 다른 분이 낭독하시는 동안 귀로만 들었더니 마치 고대시대 어딘가 모닥불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어요. 헥토르의 죽음에 비통해하며 다가올 패전 앞에서 두려워하는 트로이인들의 심정이 어찌나 절절하던지요. 일리아스를 그뭄 클래식부터 시작해 두 달 동안 읽었는데 완벽한 마무리였습니다!
원래 청취자로 신청하셨는데 낭독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 목소리가 참 아름다우시고 대화 부분에서는 감정도 실어 주셔서 라디오 드라마처럼 빨려 들어 들었습니다. 저도 처음에 책을 읽으면서 들으니까 눈이 자꾸 귀를 앞질러 가더라고요. 그래서 눈을 감거나 일부러 시선을 책에서 떼고 들으니 내용에 보다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24권에 오니 <트로이 애가>라는 제목이 와 닿는다고 말씀해 주신 것, 기억에 남아요.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서른 두 번째 그믐밤, 달밤에 낭독에서는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스>의 마지막 24권을 함께 읽었습니다. 낭독 신청자가 적으면 혼자서라도 읽어야겠다 생각했는데요^^ 다행히 여러 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일리아스> 의 마지막 24권, 800행이 넘는 대장정을 함께 완주할 수 있었어요. 한 사람이 100행씩 돌아가며 낭독했는데, 각자 개성에 따라 약 10분 안팎이 소요되었고, 전체 낭독 시간은 1시간 반 정도였습니다. 낭독 시간에는 <일리아스>에 대한 해석이나 감상 대신, 오롯이 소리 내어 읽는 데 집중했습니다. 마치 고대 그리스 시대,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듣던 사람들처럼, 소리에 귀 기울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어요. 낯선 그리스 영웅들의 이름은 우리 한국인 이름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이다 보니 입에 잘 붙지 않았지만 참여자분들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 덕분에 막힘없이 낭독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소리에 집중하는 낭독은 참으로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 이런 시간이 거의 없었기에 더욱 인상적이었다고 후기를 들려주셨어요. 그믐이라 바깥의 하늘은 깜깜했지만 어젯밤 저의 노트북 화면 속 달빛은 은은하게 빛났습니다. 함께 낭독하며 따뜻한 시간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파리스의 변론‘으로 모임을 마무리하려 해요. 파리스는 실제 알려진 것처럼 여러여리 외소한 이미지는 아니었다고 해요. 권투에 능하고 활을 잘 쏘는 명사수로-근접전도 강했음- 다부지게 잘생긴 미남이었다고해요. 일리아스에서는 활을 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하는데요.-국궁을 해본 입장에서 조금 억울;;- 이에 대해 추측해보자면, 흔히 켄타우로스로 묘사되는 스키타이족을 생각해보면 되는데요. 전차를 타고 다니는 그리스인에 반해 스키타이족은 말과 하나된 듯 능수능란하게 기동하며 말 위에서 활을 자유자재로 잘 쐈기에 당시 유럽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다고해요. 칭기스칸 군대를 생각해보면 쉽겠네요. 그래서 활을 쏘는 행동에 대한 깊은 반감이 깔려있던게 아닌가 생각해봤어요. 그러면 왜 파리스는 세명의 여신에게 시험을 받았나에 대해 서 고민해봤는데요, 이는 일리아스에 나오는 다른 인물들과 다르게 파리스가 가장 자신의 ‘욕망과 충동’에 충실한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봤어요. 부와 명예보다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즉, 진정한 사랑을 아는 남자이기에 신들에게 시험을 받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왜 파리스는 세 여신 중 아프로디테를 선택하였을까요? 이에 대해서 작년부터 화두처럼 생각하고 있는 두가지 문장으로 부터 이야기를 전개해보려고해요.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끈다] 괴테, 파우스트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도스토옙스키, 백치 여기서 여성적인 것과 아름다움은 제가 느끼기에 같은 의미라 보았어요. 아테나와 헤라 그리고 아르테미스는 각각 진선미의 의미로 보았을 때-지면상 설명 생략요ㅠ- 진과 선은 오로지 밝은 면을 추구하잖아요. 진과 선은 악이라는 부정적인 것들은 배척하지만, 미는 그렇지 않다는 거에요. 퇴폐라는 말에도 ‘미’를 붙여 퇴폐미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래서 예술(미)의 표현 영역도 관대하잖아요~ 결국 '솔제니친'이 아름다움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진과 선이 각자의 역할을 하지 못할 때는 폭넓게 역할을 하는 ‘미’가 결국은 이들을 아울러 이끈다고 봐요. 예술(아름다움)의 영역은 폭이 넓고 깊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을 품을 수 있다고 봐요. 아름다움에는 선과 악, 정의와 도덕도 없기에 아프로디테는 맹약을 어기고 메넬라오스와 파리스의 싸움에 개입하기도 하죠. 그런 이유로 단순히 아프로디테를 선택했다고 보지 않았어요. 물론 그 누구라도 ‘애정과 욕’망의 띠를 두른 아프로디테를 거부하기 쉽지 않겠지만요. 그리고 인간 파리스에 주목해봤는데요. ’일리아스‘가 지금의 소설로 나왔다면 파리스는 아마 운명에 맞 선 비운의 주인공으로 재탄생 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자신이 나라를 멸망의 길로 이끌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운명을 거스르기 위해 목동으로 살아가지만, 세명의 신들로부터 시험 받게으며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는데요. 부와 권력이나 전쟁에서의 승리는 아무래도 트로이의 멸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해 가장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약속한 아프로디테를 택한게 아닐까요? 나름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여지는데요ㅋㅋ 그리고 헬레네에 대한 파리스의 생각도 살펴보면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엿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황금의 아프로디테의 사랑스러운 선물은 비방하지 마시오.] [ 나는 결단코 내 아내를 내주지 않을 것이오. 솔직히 하는 말이오. 그러나 재물이라면 내가 아르고스에서 우리집으로 가져온 것을 모두 내줄 것이며 거기에 내 자신의 것까지 얹어줄 용의가 있소.] 파리스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숭고한 인물로 모든 사람 심지어 형 헥토르가 욕해도 자신의 운명을 겸혀히 받아들이고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죠.-헥토르 사후 아킬레우스등 많은 영웅을 죽였으며 트로이의 전세를 이끔- 자신의 전리품인 브리세이스를 빼앗겼다고 진노한 아킬레우스와도 비교되지요. 헬레네를 보내주라는 요청에도 재물은 자신의 것까지 더해서 돌려주더라도 헬레네만은 돌려 주지 않는다고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해요. 반면에 메넬라오스는 빈침대의 온기보다 재물 그리고 핼레네의 부재로 위태로워진 왕좌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죠. 끝으로 헥토르도 파리스(안드로스)도 둘다 지키는자라는 이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일리아스 내 모든 영웅들이 거스를 수 없는 운명에 대해 수긍하고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나라의 멸망까지 이르게 하면서도 자신이 사랑한 헬레네를 지켜주기위해 트로이를 지키는 파리스의 운명에 대한 사랑이 헥토르의 명예를 위해 트로이를 지키려는 모습보다 인간적이고 더욱 숭고하게 보여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이상 긴긴 ‘파리스의 변론’이었어요~ 그동안 함께 읽어 주시고 들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조반니 님은 탐미주의자적 관점을 가지고 계시군요. 써 주신 글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파리스가 아프로디테를 선택한 데서 저는 개인주의의 씨앗이 조금 느껴졌습니다. "막대한 부와 전쟁의 승리?그 딴 거보다 나는 그냥 예쁜 여자랑 살고 싶다." 이러한 욕망을 드러내는 파리스가 당당해 보이기도 하고 또 조금 얄밉기도 했네요. <일리아스>에 담긴 당시 사회상과 가치관은 지금과 비교하면 아주 많은 것들이 달라졌는데요, (예를 들어 노예와 여성에 대한 대우 등등) 한편으론 그 때나 지금이나 전쟁이라는 이름 하에 사람을 죽고 죽이는 행태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 신기한 한편 소름끼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모임부터 낭독회까지 쭈욱 함께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서른 두 번째 그믐밤 모임은 문을 닫습니다. 참여해 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33번째 그믐달은 3월 28일 (금요일) 은평구 한옥마을의 동네책방에서 뜹니다. 여러분의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다산북스/책 증정] 『모든 계절의 물리학』을 저자 &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번역가와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송승환 시인과 함께 시를 읽습니다
[문학실험실/신간] 송승환 시집『파』(문학실험실, 2026) 출간 이벤트. 시집 완독회!송승환 시인. 문학평론가와 함께 보들레르의 『악의 꽃』 읽기.황현산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 읽기 모임보들레르 산문 시집 <파리의 우울> 읽기 1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버지니아 울프의 다섯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아티초크/책증정]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도발적인 에세이집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
4월 16일, 체호프를 낭독합니다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싱글챌린지로 읽었어요
아니 에르노-세월 혼자 읽기 챌린지숨결이 바람 될 때MT 법학 싱글 챌린지밀크맨 독파하기
스토리 탐험단이 시즌 2로 돌아왔어요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10번째 여정 <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스토리 탐험단 9번째 여정 <여자는 우주를 혼자 여행하지 않는다>스토리 탐험단 8번째 여정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유디테의 자본주의 알아가기
지긋지긋한 자본주의왔다네 정말로 자본주의의종말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제발디언 참가자 모집] 이민자들부터 읽어 봅시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동구권 SF 읽어보신 적 있나요?
[함께 읽는 SF소설] 10.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09.우주 순양함 무적호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08.솔라리스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그믐의 흑백요리사, 김경순
브런치와 디저트 제대로 만들어보기ㅡ샌드위치와 수프디저트와 브런치 제대로 만들어보기솥밥 제대로 만들어보기
혼자 읽어서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
웰다잉 오디세이 1분기에 이 책들을 읽었어요
[웰다잉 오디세이 2026] 3. 이반 일리치의 죽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독서모임에도 요령이 있나요?
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밤] 7. 북클럽 사용설명서 @시홍서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