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의 유쾌한 소설 읽기

D-29
살아남은 글 인간의 잠재의식과 무의식을 시원하게 건드린 글이 오래 살아남는다. 시대나 장소에 구애 없이 인간이라면 갖는 보편적 감정과 본능을 다룬 글이 그런 것이다. 살아남아 지금에 이른 글들을 보면 다 그렇다. 망상과 환상을 통해 인간의 무의식을 실현해 현재의 고달픔을 대리 충족하고, 이런 현실적 문제들에서 잠시나마 도피해 자신의 이상을, 그 가상에서 펼쳐 보이는 글들이다.
정치적 올바름에 따라 의무적으로 쓴 글은 일단은 재미가 없다.
미모도 마음씨도 출중하지만 그걸 살리지 못하고 그저 불행하게만 살다 일찍 죽는 여성들은 숱하다.
삶을 무겁게 진지하게 살아야 좋으냐 그냥 대수롭지 않게 가볍게 살아야 좋으냐?
작가는 많이 안다고 해서 이것도 거론하고 저것도 거론하는데 그러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를 수 있다.
마광수 말대로 자기를 분리하는 사람이 잘 사는 사람 같다. 글 쓰는 것에 힘을 들이고 또 그게 아닐 땐 여자에게 집착하는 것이다. 아버지이지만 나는 여자를 사랑할 수 있는 한 남자인 것이다.
나는 전에 술을 자주 안 마시지만 한번 먹으면 뿌리를 뽑아 잔뜩 취한 다음에 18시간이고 내리 자는 것이다. 그런 후 깨어나 다시 책을 잡으면 몸이 나라 갈 것 같고 책을 보는 그 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이래서 나는 그런 식으로 술을 마신 것 같다.
여자한테 뭔가 듣기나 보기가 불편하고 피해가 가는 것은 함부로 주장을 못한다. 벌떼처럼 무조건 달려들기 때문이다.
젊을 때는 청순가련형을 좋아하고 정신적인 사랑을 외치지만 늙어서는 얼굴보다는 몸매로 승부를 건다. 오직 육체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사랑이 영원하지 않음을 아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은 여자를 정복하면 끝이다. 그래서 거절을 한 여자가 오히려 더 남자의 사랑을 오래 받는다.
마광수는 시를 써서 그런지 문장의 리듬을 많이 중시한다.
마광수는 가학과 피학을 어떻게 해서든지 작품에서 꺼내 쓰려고 하고 있다. 본래 작가가 과연 그걸 알고서 썼는지는 의문이다.
나도 이 생각은 같은데-인간은 가능하면 평등해야 한다고 본다-전쟁에서 영웅이 아니라 소리소문없이 개죽음을 당한 이름없는 하층민의 입장에 서고 싶은 것이다. 너무 이긴 자의 목소리만 들려 시끄럽다. 내가 내성적이라 바로 그렇게 짓눌려 살아와서 분명 그럴 것이다. 인간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이다. 누구든 자기 입장에서 사안을 보기 때문이다.
마광수는 어린애처럼 본능에 충실한 것을 좋아한다.
마광수는 기득권 틀의 힘을 받거나 그걸 이용해 많이 알려진 소설이나 작가를 별로 안 좋아한다.
인간을 토막내 죽이고 껍질을 벗겨 죽이는 이런 원시적이고 동물적인 글을 좋아하는 작가도 있다. 그리고 힘센 자가 미인을 다 차지하는, 그러나 여자는 거기에 아무말도 못하고 그대로 따른다.
젊은 여자가 중년의 유부남에게 빠지는 것은 일단은 외모가 맘에 들고 뭔가 대화가 통할 것 같고 자기를 한없이 감싸줄 것 같아 그래서 그럴 것이다.
결국 어린애로 돌아가라고 하는데 어린애는 예쁜 것을 알아보듯이 솔직하기 때문이다.
예술의 나라가 프랑스인 게 이해가 간다. 문학에서도 파격적인 글이 전부터 이어져 왔다.
피지배자 옹호 나도 이 생각은 같은데-인간은 가능하면 평등해야 한다고 본다-전쟁에서 영웅이 아니라 소리소문없이 개죽음을 당한 이름 없는 하층민(민중)의 입장에 서고 싶은 것이다. 너무 이긴 자의 목소리만 들려 세상이 시끄럽다. 내가 내성적이라 바로 그렇게 짓눌려 살아와서 분명 그럴 것이다. 나도 인정한다. 인간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누구든 자기 입장에서만 사안을 보기 때문이다. 겪으면 그게 자기 입장이 된다. 그런 의미 그대로 나는 살아 있는 한 기를 펴지 못하고 피지배를 받아온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노릇을 하루도 거르지 않을 것이다. 아니 나는 저절로 그렇게 될 것이다. 그 자리에 설 것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옷이 아니라 자기가 입어 아주 편한 옷만 자꾸 입는다. 이런 옷을 나는 내 '특기옷'이라고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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