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감정선 따라 읽기] 4. 채식주의자

D-29
'이대로, 좀 이상한 여자와 산다 해도 나쁠 것 없겠다고 나는 가끔 생각했다. 그냥 남인 듯이. 아니, 밥을 차려 주고 집을 청소해주는 누이, 혹은 파출부 같은 존재로서라도.' - 채식주의자 p46 남편은 영혜가 채식주의자가 되어 가는 상황을 보아가면서도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자신의 욕구만을 채웁니다. “내 몸에 꽃을 그리면, 그땐 받아주겠어?" - 몽고반점 p158 형부는 예술을 이유로 영혜를 ‘사용’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본능적인 욕구로 영혜를 쓰러뜨립니다. 제아무리 자유로운 영혼을 불사르는 예술이라 하더라도 도덕성마저 파괴하는 예술은 완성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혜가 꾸는 꿈들의 근원에는 어린시절 자신을 물었던 개와 그 개를 달리는 오토바이에 매달아 서서히 죽인 후 잔치를 벌인 일.. 그 잔인함을 눈으로 목도하고도 아마도 그 개로 끓였을 국밥 한 그릇을 다 비웠던 살아 있는 동물의 죽음에 무감각했던 어린 영혜가 있습니다. 이어지는 꿈들을 통해 영혜는 살아 있는 것들의 피 흘리는 죽음에 감각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영혜는 채식주의자가 되지만 여전히 동물적 폭력성에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남편이라는.. 형부라는.. 그리고 육식을 강요하는 가족이라는.. 남편과 형부의 시점을 통해 무대(이야기) 가운데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는 영혜의 모습이 더욱 동물적이고 폭력적인 현실에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 이유라기 보다는 시점이 남편, 형부이어서 느껴지는 것들이었습니다..
영혜는 파괴를 멈추고 오로지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자연(*식물) 상태로 돌아가고 싶은 여성이고, 그런 영혜를 관찰하고 욕망하는 역할을 그와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는 남성들에게 부여했다고 생각해요. <채식주의자>에서는 영혜를 사랑하거나 욕망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상대인 남편이 영혜를 혐오하고, <몽고반점>에서는 그와 정 반대 지점에 서있는 영혜의 형부가 영혜를 지나칠 정도로 욕망하는 화자로 설정한 이유가 무얼까.. 고민을 해봤는데 각 화자의 태도가 그 시기의 영혜의 상태와 일치하는 것 같아요. 1부에서 영혜는 자기가 그동한 한 생물로서 침묵하고 동조해온 폭력을 깨닫고 자신에게 혐오를 느끼잖아요. 그러다 1부의 끝에서는 새를 물어 뜯고 광합성을 시도하죠. 다른 생물의 생명으로 이어가던 생명의 종지부를 찍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허들 뛰어넘기처럼 느껴졌어요. 2부의 영혜는 그래서인지 좀 생기를 찾은 것 같아요. 살도 붙었다고 하고, 의사의 권유에 따라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하려고하죠. 1부와 달리 영혜의 독백조차 없기 때문에 알 수는 없지만, 꿈은 여전히 꾸고 있다는 말로보아 내면의 갈등은 여전하지만 영혜 나름의 균형을 찾은 듯 해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자기의 생명을 쥐락펴락하던 남편에게 벗어난 뒤라 그럴 수도 있겠네요. 온전히 폭력을 끊어낼 자유를 획득한거죠. 2부의 영혜는 또 1부와 달리 자연을 욕망하고 있단 인상을 줘요. 몸에 그려진 꽃을 지우고 싶어하지 않고, 또 바디페인팅으로 몸에 그린 꽃일 뿐인데 그 사실에 타인의 육체를 욕망하기도 하고요. 폭력 없는 관계의 생산을 바라고 있던 것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 어쨌거나 욕망을 하고 있단 점에선 2부 화자와 유사점이 있는 것 같네요.
아~ 화자와 영혜의 상태..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입니다.. 새로운 관점들을 만나면 그만큼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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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반점-4.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어떻게 표현하시겠어요?
영혜 언니의 수난일기💦
맞네요. 수난 일기. 그리고 옆에 처절한 물튀김! 흐흑~ 전 왠지 영혜 보다는 언니한테 감정이입이 되더라구요. 아무도 돌보지 않는 가족들을 보면서 새도 새끼중 약한 놈은 돌보지 않는다 는데 인간도 그런가 비정하다 싶고.
'몽고반점' 파트만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도덕성이 파괴된 예술은 완성될 수 없다.. 라고 하고 싶네요..
이해 받지 못할 욕망들의 추돌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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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 2.15 / 나무불꽃] 나무불꽃-1. 저자인 한강 작가에게 궁금한 점을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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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었습니다. 저에겐 좀 어려웠어요 😅 작가의 말과 리딩가이드를 꼼꼼히 봐야겠습니다.
덕분에 저도 다 읽었습니다..ㅎ 오래 전 읽었고 다시 읽기를 끝냈지만 여전히 어렵고 힘든 책 입니다.. 인혜는 견뎠고.. 영혜는 선택을 했지만.. 어느 쪽도 '삶'이라고 할 수 없는 그런 삶이네요.. 하물며 영혜는 주체적으로 선택을 했지만.. 남편과 형부와 언니의 이야기 속에 존재합니다..
@꼬리별 제가 아는 지인분께선 사람들이 폭력을 폭력인지도 모르고 하는 경우가 있다며 사람은 동물을 죽여 먹지만 식물은 남을 해치지 않고 물과 햇빛만으로 살 수 있으니 주인공이 식물이 되려고 하는 게 이해가 간다고 하시는데 과연 그럴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그러고 보면 살생하지 않는다는 불교의 세계관과도 통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암튼 저도 오랫동안 사 놓기만하고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두 분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게되서 유익했습니다.
부족하지만 같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혜도 영혜도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ㅠ
나는 이제 동물이 아니야. 밥 같은 거 안 먹어도 돼. 살 수 있어. 햇빛만 있으면. 이제 곧, 말도 생각도 모두 사라질 거야. 금방이야. 정말 금방이야. 조금만 기다려. p224
채식주의자 나무 불꽃, 한강 지음
막을 수 없었을까. 영혜의 뼛속에 아무도 짐작 못할 것들이 스며드는 것을. p231
채식주의자 나무 불꽃, 한강 지음
그녀는 살아본 적이 없었다. 기억할 수 있는 오래전의 어린시절부터, 다만 견뎌왔을 뿐이었다. p237
채식주의자 나무 불꽃, 한강 지음
그녀는 내가 고르고 고른, 이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여자가 아니었던가.
채식주의자 p.28, 한강 지음
정확히 그것이 무엇인지 안 것은 처음 처제를 소개받은 가족모임에서였다.
채식주의자 p.92,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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