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는 자신이 선량한 인간임을 믿었으며, 그 믿음대로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다. 성실했고, 나름대로 성공했으며, 언제까지나 그럴 것이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후락한 가건물과 웃자란 풀들 앞에서 그녀는 단 한번도 살아본 적 없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
『채식주의자』 p.237,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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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자신이 오래전부터 죽어 있었다는 것을. 그녀의 고단한 삶은 연극이나 유령 같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채식주의자』 p.242,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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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다 읽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태도로 삶을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인혜의 삶에 떠올리는 질문이 약간 허망하기도 합니다. 사건은 벌어지고 시간은 흘러가고, 그 와중에 내가 선택해서 내가 이끌어갈 수 있는 부분은 얼마나 될까요?
선택지 하나를 누르면 돌이킬 수 없는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삶일까, 싶습니다. 그러다가 또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인생을 그저 주어지는대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태도, 죽어있는 채로 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채식주의자>를 읽고 무엇을 느끼는 것이 가장 좋을까, 아직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으로는 내가 저지른 폭력, 묵인한 폭력, 그리고 저지를 폭력의 무게를 인지하고 그 경중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하는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가장 강하게 듭니다. 그 무게만큼은 조절하겠다는 태도보다는 그 무게를 알고 있고 무언가 해보려 했다는 시도만으로 살아있음을 느껴보려고 합니다. 왠지 지금 나이에는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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