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감정선 따라 읽기] 4. 채식주의자

D-29
변화를 이야기 하기에는 관찰자가 더 적합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영혜는 육식을 거부하기를 스스로 선택한 주체적인 인물이라 그런 것 아닐까요..
와! 멋진 답변입니다.
거부하고 싶은 사실이지만, 사실 독자인 우리와 가장 닮은 사람이기에 영혜의 남편이 화자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드라마틱한 스릴과 눈에 띄는 개성보다는 평범한 군중이 되어 ‘쉬운‘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 하지만 그러면서도 외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제자리인 삶에서 펄쩍 펄쩍 뛰는 절실함, 나를 중심으로 돌지 않는 모든 외부의 자극을 차단(컨트롤)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우리네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어요. ‘모난 돌은 정 맞기 마련‘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세대라면 특히 내제화하기 쉬운 욕망이죠. 영혜의 남편이 화자인 이유만큼 영혜가 화자일 수 없는 이유도 생각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에 영혜는, 우리가 순응하고 있는 폭력의 되물림에 저항하고, 또 그 저항을 이끌어가는 본인의 삶이 결코 순탄치 않았기 때문에 독자에게 2중의 거부감을 선사하는 인물로 보였어요. 영혜의 독백에 담긴 폭력성을 제하고도 말수가 적고 손에 꼽을 장점, 심지어는 단점도 없는 사람. 인생에 굴곡이라곤 없을 것 같던 사람이 갑자기 그동안 밀린 파동을 한 번에 겪듯 큰 너울을 그리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 자체가 보는 사람으로하여금 불쾌감이나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의 메세지는 영혜를 결코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의 시선에 갇혀서 영혜를 이해하려고 아둥바둥 애를 써야 온전히 느낄 수 있는걸까요? 아니면 영혜와 그 남편을 나란히 두고 극명히 대조되는 두 이미지를 뚫어져라 바라보면 느낄 수 있는걸까요? 채식주의자 파트가 다 끝나고나니 더 궁금해지네요.
완독 또는 재독 후.. 읽어보세요~ 저는 가급적 제 생각이 정리되면 읽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링크 킵만 해놓고 아직 안 읽었어요~ㅎ [ 책에서 마주친 100개의 인생 - 채식주의자 ] https://www.ddanzi.com/ddanziNews/735503245
'채식주의자' 파트를 읽으면서.. 영혜를 제외한 가족들에 더 눈길이 갔습니다. 육식을 필연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처럼 강요하는 그들이 입에 핏물을 묻히며 육식을 하는 것 보다 더 폭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저는 앞으로 논의 되겠지만 나무 불꽃이 가장 많이 이해가 가더군요. 집에 아픈 사람 한 사람만 있어도 어떻게 붕괴되는지를 가차없이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근데 영혜가 왜 극단적인 금육주의자가 됐는지 아시나요? 전 제가 놓치고 있는지 그 부분이 명확히 안 와 닿던데 아버지의 폭력 때문 맞나요? 뭐 굳이 그렇다면 그런 줄 알겠지만 그러기엔 뭔가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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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 2.13 / 몽고반점] 몽고반점-1.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다른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는 책은 생각이 안 나고 오래 전에 보았던 영화 <꽃잎>이 생각났어요. 거기서 여자주인공이 정신착란이 왔는데 어떤 놈이 강간을 하잖아요. 그게 형부와 오버랩되면서 막 화가나더군요. 욕 나오는 걸 겨우 참았습니다. 그 남자 모델도 하다 하다 못하고 화를 팽내고 사라지잖아요. 사람이 참 도착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패가망신이 따로 없죠. 그런데 그런 캐릭터를 작가가 성실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은 (좋고 나쁜 것을 떠나서) 일견 배울만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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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반점-2.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댓글 창 아래에 있는 문장수집 기능을 이용해주세요.)
처제의 목소리는 깃털처럼 무게가 없었다. 음울하지 않았고, 병자처럼 멍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밝거나 경쾌한 것은 아니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 경계에 가 있는 사람의 덤덤한 음성이었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한강 지음
그녀는 놀라울 만큼 호기심이 없었고, 그 덕분에 어느 상황에서도 평정을 지킬 수 있는 것 같았다. 새로운 공간에 대한 탐색도 없었으며, 당연할 법한 감정의 표현도 없었다. 그저 자신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그의 내면에서는 아주 끔찍한 것,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어, 단지 그것과 일상을 병행한다는 것만으로 힘에 부친 것인지도 몰랐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한강 지음
처음으로 그는 그녀의 눈이 어린아이 같다고 생각했다. 어린아이가 아니면 가질 수 없는, 모든 것이 담긴, 그러나 동시에 모든 것이 비워진 눈이었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한강 지음
드디어 문장수집을 했는데요.. 이놈이 영혜 관찰은 또 잘했네요..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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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반점-3. 1부인 채식주의자는 영혜의 남편 시점으로, 2부인 몽고반점은 영혜의 형부 시점으로 전개되었습니다. 두 화자 모두 남성이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대로, 좀 이상한 여자와 산다 해도 나쁠 것 없겠다고 나는 가끔 생각했다. 그냥 남인 듯이. 아니, 밥을 차려 주고 집을 청소해주는 누이, 혹은 파출부 같은 존재로서라도.' - 채식주의자 p46 남편은 영혜가 채식주의자가 되어 가는 상황을 보아가면서도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자신의 욕구만을 채웁니다. “내 몸에 꽃을 그리면, 그땐 받아주겠어?" - 몽고반점 p158 형부는 예술을 이유로 영혜를 ‘사용’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본능적인 욕구로 영혜를 쓰러뜨립니다. 제아무리 자유로운 영혼을 불사르는 예술이라 하더라도 도덕성마저 파괴하는 예술은 완성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혜가 꾸는 꿈들의 근원에는 어린시절 자신을 물었던 개와 그 개를 달리는 오토바이에 매달아 서서히 죽인 후 잔치를 벌인 일.. 그 잔인함을 눈으로 목도하고도 아마도 그 개로 끓였을 국밥 한 그릇을 다 비웠던 살아 있는 동물의 죽음에 무감각했던 어린 영혜가 있습니다. 이어지는 꿈들을 통해 영혜는 살아 있는 것들의 피 흘리는 죽음에 감각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영혜는 채식주의자가 되지만 여전히 동물적 폭력성에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남편이라는.. 형부라는.. 그리고 육식을 강요하는 가족이라는.. 남편과 형부의 시점을 통해 무대(이야기) 가운데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는 영혜의 모습이 더욱 동물적이고 폭력적인 현실에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 이유라기 보다는 시점이 남편, 형부이어서 느껴지는 것들이었습니다..
영혜는 파괴를 멈추고 오로지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자연(*식물) 상태로 돌아가고 싶은 여성이고, 그런 영혜를 관찰하고 욕망하는 역할을 그와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는 남성들에게 부여했다고 생각해요. <채식주의자>에서는 영혜를 사랑하거나 욕망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상대인 남편이 영혜를 혐오하고, <몽고반점>에서는 그와 정 반대 지점에 서있는 영혜의 형부가 영혜를 지나칠 정도로 욕망하는 화자로 설정한 이유가 무얼까.. 고민을 해봤는데 각 화자의 태도가 그 시기의 영혜의 상태와 일치하는 것 같아요. 1부에서 영혜는 자기가 그동한 한 생물로서 침묵하고 동조해온 폭력을 깨닫고 자신에게 혐오를 느끼잖아요. 그러다 1부의 끝에서는 새를 물어 뜯고 광합성을 시도하죠. 다른 생물의 생명으로 이어가던 생명의 종지부를 찍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허들 뛰어넘기처럼 느껴졌어요. 2부의 영혜는 그래서인지 좀 생기를 찾은 것 같아요. 살도 붙었다고 하고, 의사의 권유에 따라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하려고하죠. 1부와 달리 영혜의 독백조차 없기 때문에 알 수는 없지만, 꿈은 여전히 꾸고 있다는 말로보아 내면의 갈등은 여전하지만 영혜 나름의 균형을 찾은 듯 해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자기의 생명을 쥐락펴락하던 남편에게 벗어난 뒤라 그럴 수도 있겠네요. 온전히 폭력을 끊어낼 자유를 획득한거죠. 2부의 영혜는 또 1부와 달리 자연을 욕망하고 있단 인상을 줘요. 몸에 그려진 꽃을 지우고 싶어하지 않고, 또 바디페인팅으로 몸에 그린 꽃일 뿐인데 그 사실에 타인의 육체를 욕망하기도 하고요. 폭력 없는 관계의 생산을 바라고 있던 것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 어쨌거나 욕망을 하고 있단 점에선 2부 화자와 유사점이 있는 것 같네요.
아~ 화자와 영혜의 상태..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입니다.. 새로운 관점들을 만나면 그만큼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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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반점-4.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어떻게 표현하시겠어요?
영혜 언니의 수난일기💦
맞네요. 수난 일기. 그리고 옆에 처절한 물튀김! 흐흑~ 전 왠지 영혜 보다는 언니한테 감정이입이 되더라구요. 아무도 돌보지 않는 가족들을 보면서 새도 새끼중 약한 놈은 돌보지 않는다 는데 인간도 그런가 비정하다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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