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23. 단요 작가의 신학 스릴러 <피와 기름>

D-29
“세상 모든 일은 본질적으로 집안싸움이죠. 인간이 하는 일이라면 뭐든지요.”
피와 기름 단요 지음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사전질문] 작가의 말에서 형사시리즈 주인공들 이름을 언급하셨습니다. 로스 맥도날드의 루 아처, 레이몬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믹키 스필레인의 마이크 해머와 로렌스 블락의 매튜 스커더. 매튜 스커더라는 캐릭터가 우혁에 가장 가깝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동의하구요. 이 네명의 작가의 작품들을 읽어보셨으니 주인공들의 이름을 언급하셨을것 같은데, 이 네명의 형사중 누구에게 가장 관심이 (혹은 공감이나 애정) 가시는지, 그리고 저 네 명의 작가들중 누구를 가장 좋아하시는지 (주제, 스타일, 기타 등등) 궁금합니다.
기본적으로 인물이라는 측면에서는 매튜 스커더를 가장 좋아합니다. 마이크 해머는 무식한 맛에 보는 것이긴 하지만 그 무식성으로 인해 한 발짝 떨어져 구경하게 되고, 루 아처도 업무 파트너로서는 좋겠습니다만 친구라면 다소 서먹서먹할 상대지요. 물론 필립 말로가 가장 매력적인 것은 사실입니다만, 필립 말로는 너무 멋쟁이입니다. 기사도와 냉소적인 유머를 갖췄고 유능하기까지 한 탐정은, 뭐라고나 할까, 원빈이나 김태희가 완벽에 가까운 외형을 지녀서 애착을 두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겁니다. 거기에 비하면 매튜 스커더는 인간적인 매력과 인간적인 결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으며, 당장 내일 죽을 것처럼 사는데, 그래도 또 삶 자체를 완전히 버리진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친구 하기에 가장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요. 의리 확실하구요, 자기 기준선도 있고요, 과묵할 땐 과묵하고 떠들 땐 떠들고 대마이도 있고, 어쨌든 넷 중에서 인간을 가장 깊이 아끼는 인물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한편 작가적 스타일은, 문장이라든지 구성은 레이먼드 챈들러를 가장 고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로렌스 블록은 미문을 쓰거나 흥미로운 블랙유머를 매 순간 펼쳐놓거나 아주 현란한 플롯을 구축하는 사람은 아니니까요. 다만 로렌스 블록의 소설에는 특유의 투박한 서술들이 빚어내는 원형적인 정서가 있고, 그것은 종종 섬세한 세공품 이상으로 강렬하며 진실합니다. 물론 섬세한 세공품이 섬세하다는 이유만으로 격하될 수는 없을 텐데, 무엇보다도, 로스 맥도날드가 문학적 / 신화적 모티프들을 추리-스릴러 구조와 접목시키며 심층적인 의미망을 형성하는 방식은 굉장히 매혹적이지요. 어쨌든 제 글쓰기의 원천은 영미문학이고 상징주의 작법과도 연관이 깊으니까 반갑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전히 미키 스필레인을 호평하기 어려운 점은 아쉽군요(그러나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올려주신 답변 잘 읽었습니다. ^^
그는 종종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척했지만 결정권을 쥔 것은 기분이었다. 충동이었다.
피와 기름 191p, 단요 지음
✏️✏️✏️✏️✏️✏️
지옥이란 대환난보다 두려운 것인가? 그렇다면 삶은 어떤가?
피와 기름 단요 지음
악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뉠 만합니다. 하나는 가진 사람이 더 많이 얻어내려 할 때 발생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거의 가지지 못한 사람이 삶을 동아줄처럼 붙들 때 발생하는 것입니다. 전자와 후자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거니와 후자를 전자보다 미워해서도 안 됩니다. 그러나 둘은 종종 뒤섞입니다. 가진 사람의 위에는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있으며, 없는 자의 아래에는 더욱 없는 자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용서와 이해는 몹시도 어려운 일이 됩니다.
피와 기름 단요 지음
세상에는 몰라야 좋은 것, 없어야 좋은 것들이 아주 많다.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일수록 쓸모없을 확률이 높다.
피와 기름 단요 지음
맞물리지 않는 톱니바퀴가 함께 놓이면 서로가 서로를 망가뜨리듯, 사람의 마음도 그렇단다. 적당한 거리가 필요할 때가 있지.
피와 기름 단요 지음
우와....... 인공 지능 느낌 나는 거.. 저만 느끼는 거 아니죠?? 더 정확히는.. '윤리적 한계선이 분명히 탑재된' 인공 지능 느낌이 납니다. 단요 작가님의 작품 세계관에 관심이 엄청 증폭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작품 활동 역시 너무 기대됩니다.
저도 느낍니다~ 하하
전 갑자기 제가 쓰는 댓글이...유치원생 수준으로 전락한 느낌입니다 ㅎㅎ(뭐 딱히 더 높았던 적도 없지만요 ^^;;) @새벽서가
저는 유치원이 아니라 유아적 수준인 나를 어떻게 더 키워봐야할까, 이번 생애 가능할까 잠시 고민해봤지만 그냥 생긴대로 살아야겠다는 결론만 냈어요. ㅎㅎㅎ
진짜 철모르던 시절엔 질투도 나고 그랬는데, 내가 '진화인류'를 샘내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 제가 잘하는 거-숨쉬기, 화내기, 먹기- 하면서 그믐 멤버분들이 주시는 일용한 지식을 얻으며 겸허하게 살려고요~
저도요. 🙌🏻
숨쉬기, 화내기, 먹기 ㅋㅋㅋㅋㅋ 저도 이거 셋은 자신 있습니다. 함께해요(?). ㅋㅋㅋ 수지님 다음번에도 또 종종 만나요~!
에이 ~ 그르지 마세요. 😂 우리 '인간미'라는 포장지로 겉을 잘 포장합시다. 😅😅
안 그래도 작가님 글 보면서 '챗GPT가 발전해 봤자겠구나.'하며 혼자 안도했어요. 이런 글은 정말이지 인간만이 쓸 수 있다고 봅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 증정] <탐정 소크라테스> 조영주 작가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한 권을 넘을 때마다, 우리의 세계관은 한 뼘씩 더 넓어집니다
올해는 토지를 읽읍시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1. <김규식과 그의 시대> (1)[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2. <김규식과 그의 시대> (2)
오늘 밤, 당신의 위로가 되어줄 음식 이야기
디저트와 브런치 제대로 만들어보기솥밥 제대로 만들어보기[밀리의서재]2026년 요리책 보고 집밥 해먹기
버지니아 울프의 다섯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아티초크/책증정]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도발적인 에세이집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
3월 17일, 그믐밤에 만나요~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스토리 탐험단이 시즌 2로 돌아왔어요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
고전 단편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함께 읽기마거릿 애트우드 신간 단편소설집 읽기[책증정]송은주 번역가와 고전문학 탐방 《드레스는 유니버스》 함께 읽고 작가님께 질문해요!
쏭이버섯의 읽기, 보기
모순피수꾼이름없는 여자의 여덟가지 인생왕과 사는 남자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우리 입말에 딱 붙는 한국 희곡 낭독해요!
<플.플.땡> 2. 당신이 잃어버린 것플레이플레이땡땡땡
The Joy of Story, 다산북스
필연적 혼자의 시대를 살아가며 같이 읽고 생각 나누기[다산북스/책 증정] 박주희 아트 디렉터의 <뉴욕의 감각>을 저자&편집자와 같이 읽어요![다산북스/책 증정] 『공부라는 세계』를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 증정] 『악은 성실하다』를 저자 &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총, 균, 쇠>를 읽으며 머문 사유의 시선
<총,균,쇠> 독서모임 1일 차<총,균,쇠> 독서모임 2일 차<총,균,쇠> 독서모임 3일 차<총,균,쇠 >독서모임 4일 차
ifrain의 과학 그림과 이야기
일본 주변 4개의 판 A glimpse of something deeply hidden홀로 선 두 사람
웰다잉 오디세이 1분기에 이 책들을 읽었어요
[웰다잉 오디세이 2026] 3. 이반 일리치의 죽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명품 연극, 할인받아 관람하세요~
[할인 받고 연극 보실 분] 슈테판 츠바이크 원작, 《운베난트: Y를 향한 마지막 수기》[초대이벤트] 이효석문학상 대상작 <애도의 방식>연극 티켓 드립니다. ~10/3[초대이벤트] <시차> 희곡집을 보내드리고 연극 티켓 드립니다.~10/31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