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23. 단요 작가의 신학 스릴러 <피와 기름>

D-29
빠져들어서 읽는 책일수록 이 순간을 오래 지속하고 싶어서 일부러 속도를 조절하게 되는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저 일단 1부 읽고, 월요일에 휴무라 그날 맑은 정신에 무릎 꿇고 바른 자세로 읽으려고 아껴두고 있어요.
불어난 계곡물에 휘말린 인간은 강물에 얹혀 가는 낙엽과 다를 바 없었다. 얇고 초라하고 가벼웠으며 언제라도 잎맥을 드러낸 채 가라앉을 수 있었다. 바위를 붙잡으려던 노력은 번번이 실패했다. 자세를 바로잡기도 불가했으며 오직 고통을 통해서만 팔다리의 위치를 그려낼 수 있었다. 산을 거슬러 오를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그러나 여전히 찬란한 광채를 발하는 한여름의 신록…… 번쩍임 한 번마다 완전히 다른 풍경이 되어버리는…… . 돌연 눈앞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눈이 반사적으로 질끈 감겼지만 왼쪽 눈은 감기지 않았다.
피와 기름 -37p, 단요 지음
내가 물에 빠질 걸 묘사한다면 하고 생각하니 난 너무 하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10명의 작가가 있다면 10가지 글이 존재하고, 독자는 다양한 소설을 원하니, 이상미 작가님은 작가님만의 독자적인 노선으로 계속 정진하시면 됩니다. 제주에서 늘 응원드립니다. :-)
이 세상이 정말 고통뿐이라 해도, 그 고통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
피와 기름 p.413, 단요 지음
이 문장 좋지요. 👏
완독했어요! 저는 결말이 좋았어요:)
완도오옥! 예이!
지옥이란 대환난보다 두려운 것인가? 그렇다면 삶은 어떤가?
피와 기름 단요 지음
새벽서가님 남겨주시는 문장 수집과 의견은 늘 주목하게 됩니다.
그리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해님~~ ^^
아버지가 고혈압으로 돌아가신다면 내 죄목은 과실치사다.
피와 기름 단요 지음
악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뉠 만합니다. 하나는 가진 사람이 더 많이 얻어내려 할 때 발생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거의 가지지 못한 사람이 삶을 동아줄처럼 붙들 때 발생하는 것입니다. 전자와 후자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거니와 후자를 전자보다 미워해서도 안 됩니다. 그러나 둘은 종종 뒤섞입니다. 가진 사람의 위에는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있으며, 없는 자의 아래에는 더욱 없는 자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용서와 이해는 몹시도 어려운 일이 됩니다.
피와 기름 단요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사전질문] Q1. 411쪽의 이 문장이 어떤 뜻인지 잘 와닿지 않아서 조금 더 풀어서 얘기해주실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 인간의 문제는, 빵을 얻어낸 후에는 케이크마저 바라는 마음을 물질 본연의 문제와 혼동한다는 거다.
물에 빠진 놈 건져주니까 봇짐 내놓아라는 심보 아닐까요? 인간은 도움을 주면 더 큰걸 원하는 게 문제라고 봅니다..제가 답변 드릴 문제는 아니지만 저는 그리 해석해서..
존 메이너드 케인즈는 이미 100여 년 전에 경제 발전과 인류의 풍요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사람들은 덜 일하고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까? 사람들은 더욱 풍요롭고 사치스럽고 화려한 것들을 바라며, 자신에게 사치스러운 장식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너무 가난하다!” 그리고 그 허상의 가난은 계속 서로의 기준점을 높이고 ‘이것은 이래야 한다’라는 요구들을 만들어냅니다. 가령 저는 언젠가 “가난은 겨울옷에서 보인다. 여름에는 그럭저럭 남들 비슷하게 입을 수 있는데 겨울옷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돈이 있으면 겨울 코트를 사고 싶다.” 라고 말하는 드라마 대사를 접한 적이 있는데, 저는 이게 옳은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가게]에 가면 멀쩡한 코트를 5만원 아래로 살 수 있는 시대고, 그 코트를 20년 내내 입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저는 그렇게 입는 것이 익숙합니다. 그러니까 남들처럼 입지 못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 대부분의 경우에, 가난이 아닙니다. 허상의 기준점과 허상의 욕구입니다. 탐심입니다. 만약 그 사람의 직장이 그러한 옷차림을 요구할 경우에도, 여전히 탐심이 허상의 필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 탐심이 우리를 케인즈의 예언으로부터 비껴나가게끔 하고, 더 주린 사람들의 요구에 눈 돌리지 않게끔 합니다. 우리는 분명히 우리가 80억 명 중에서는 굉장히 잘 사는 편이라는 사실을 압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거짓 가난과 탐심으로 인해 지구 반대편의 비참으로부터 눈을 돌려버립니다. 저 또한 대부분의 경우 예외가 아닙니다. 암브로시우스의 말로 이 단락을 매듭짓겠습니다. “당신이 슬픈 까닭은 남의 것을 훔쳤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정도로만 정의를 생각하면서, ‘나는 내 권리를 지니고 있고, 내 법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와, 작가님이 하신 이 말, 진짜 마음에 확 와닿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여러분, 실은 제가 요즘 장편 수정고 마감 등으로 인해 빠듯한 일정 속에서 살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실 지 모르겠지만... 살롱 진행으로 제가 얻어가는 수익은 단 1원도 없습니다. 선정 도서도 거의 90퍼센트 이상 제 돈 제 산입니다(감사하게도 이번엔 래빗홀에서 책을 보내주셨어요). 그러다 보니 제 원고에 써야 할 시간과 에너지를 따로 빼내어 다른 작가의 소설을 홍보하는 일이 저 자신을 소진하는 무의미한 행위처럼 느껴질 때가 간혹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바빠서 못 들어오는 틈에 이렇게 열정적인 댓글들이 잔뜩 올라온 걸 보니 감동과 보람을 느끼게 되네요. 살롱 독자 여러분께 정말로 감사합니다. 여러분과의 소통 자체가 저의 ‘진정한’ 보상입니다. :-) 래빗홀에 제 사정을 말씀드렸는데 잘 헤아려 주셨고 바쁘신 가운데 마케터님이 들어와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살롱 오픈 전에 적극적으로 저에게 <피와 기름>을 선정해 달라고 메일을 주셨고 도서까지 보내주셨습니다. 제 사정으로 일정이 한번 바뀌었지만 바로 이벤트 페이지 수정도 해주셨지요. 마케터님의 적극적인 노력과 따뜻한 배려 잊지 못할 겁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완독한 분들이 많아 보입니다. 사전 질문을 바로 앞에 한분이 던져 주셨기에 주말부터 질문을 받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완독한 분들은 사전 질문을 올려주시고 아직 완독 못한 분들은 독서를 마친 후 사전 질문을 올려 주세요. 사전 질문 기간: 2/8(토)~ 2/16(일) - [사전 질문] 표시된 댓글은 노란색 하이라이트로 표시 예정 - 단요 작가님이 자유롭게 해당 질문에 댓글을 달아주는 방식으로 진행 래빗홀 출판사에 궁금한 점은 @래빗홀 이라고 쓰신 후 질문 남겨 주시면 되겠습니다. 단요 작가님께 궁금한 점은 정리해서 사전 질문으로 올려주시면 제가 노란 색으로 칠해 둘게요. 모든 사전 질문은 단요 작가님이 직접 응답해 주실 예정입니다. 단, 이 Q&A 시간엔 서로를 존중하는 예의를 지켜주길 바랍니다. 진행자, 작가, 독자 세 주체가 모두 서로를 존중하며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는 가운데 즐겁고 편안하게 질문하고 답하는 분위기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급한 마감으로 새벽이나 밤에 주로 들어올 것 같습니다. 이 점 널리 양해 바랍니다. (꾸벅)
마감중에도 이렇게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에 완독하고 궁금한 질문들 열심히 올려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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