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23. 단요 작가의 신학 스릴러 <피와 기름>

D-29
어떤 철학자가 규정하기를 관용은 모종의 멸시를 함축한다고, 상대가 얼간이임을 알더라도 그저 용인하는 태도에는 냉소와 방임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와 기름 59p, 단요 지음
기한이 명시되지 않은 최후는 사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피와 기름 단요 지음
돈의 권세에 합류하는 순간부터 뼈저리게 느끼고 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돈은 인간성의 표현이므로 원죄의 등가물이라는 겁니다. 자율성과, 좋고 나쁨을 분별하여 사랑하는 마음과, 풍부한 욕망 같은 가치들이 돈을 타고 흐릅니다. 그리고 이 흐름은 고삐가 풀리는 순간부터 몹시도 인간적이며 자율적인 방식으로 비인간성과 부자유를 강요하게 되지요. 이러한 모순적인 굴레가 세계를 옥죄고 무너뜨립니다.
피와 기름 단요 지음
“아니야. 온 세상 사람한테 투표 받을 게 아니라면 이런 건 혼자 결정하는 게 맞아
피와 기름 단요 지음
사람은 오직 실체만을 알아보는 상태로 태어났다가 나이가 들어서는 추상과 이상이야말로 실체를 규정하는 요인임을 깨닫게 된다. 이는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다. 어디에도 없는 것이 바로 여기에 존재한다고 믿음으로써 허상과 실체를 바꿔치는 기예다. 따라서 믿을 사람이라면 기적을 보기 전에 이미 믿으며 믿지 않을 사람은 무엇을 목격하든 삿된 생각을 품게 된다.
피와 기름 단요 지음
포기의 가치는 상실의 무게와 상응했지만 우혁의 삶은 판돈이 되기에는 너무 가볍고 초라했다.
피와 기름 64p, 단요 지음
완독했습니다! 작품이 어렵기도 하고, 좀 급하게 읽은 감이 있어 줄거리를 완벽하게 이해한 것 같진 않지만요...ㅎ 질문을 위해서는 줄거리 이해가 어느 정도 필요할 것 같아서,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다시 돌아올게요! 여러 장르가 한 군데로 잘 어우러져 인상 깊었던 작품이었습니다 :)
어째서 나는 정치철학과 신학을 나느데 정신 차리고 사는 법은 모르는 것인가? 그것은 인간 정신의 유구한 신비였다.
피와 기름 67p, 단요 지음
생각보다 단순함 속에 진리가 많이 숨어있다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단순하게 사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같아요. 😑😑
"우혁아, 아버지로서 진솔하게 이야기하마." "예." "나는 널 안 믿는다." "알고 있습니다."
피와 기름 74p, 단요 지음
충동적으로 사는 우혁과 달리 아버님은 참 이성적이시고, 판단력도 좋으신 것 같습니다.
저도 이 대화보며 빵 터졌는데 ㅋㅋㅋ
작가님의 천재성과 박식함, 문장력에도 놀라지만 개그코드가 저랑 정말 잘 맞아서 계속 혼자 빵빵 터집니다. 김 형과의 대화나 이도유와의 대화에서도요. 그러면서도 '너는 안 그러느냐?'라는 질문을 받는 것처럼 콕콕 찔리고요.
흐흐 ~~ 완전 동감합니다!! 😆😆 개그 코드도 .. 굉장하죠!! 🤣🤣🤣
포기의 가지는 상실의 무게와 상응했지만 우혁의 삶은 판돈이 되기에는 너무 가볍고 초라했다. 최소한 아직은.
피와 기름 64, 단요 지음
어째서 나는 정치철학과 신학을 아는데 정신 차리고 사는 법은 모르는 것인가?
피와 기름 67, 단요 지음
좌절은 생생한 미래와 가망 없는 현재 사이에서 움트기 마련이다.
피와 기름 106, 단요 지음
(...) 김 형은 미술 경연 대회의 심사위원을 연상시켰고, 우혁을 향한 시선은 가망 없는 출품작을 보는 듯했다. 방향이 빗나간 열정과 어설픈 기술의 혼합물 같은 인간. 김 형이 거기에 안쓰러움을 느낄 만큼 너그럽다는 사실마저 우혁을 괴롭게 만들었다.
피와 기름 152, 단요 지음
(...) 미슐랭 3스타 파인다이닝을 즐기는 사람과 프랜차이즈 햄버거를 먹는 사람의 거리가 고작 100여 미터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은근한 섬뜩함을 느꼈다. 그 감각은 속물 의식의 발로라기보다는 자신의 처지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때의 아득함과 비슷했다.
피와 기름 163, 단요 지음
그는 평생토록 도망쳐왔던 세계의 총체가 바로 여기 모였음에 몸서리쳤다. 개념을 물질에 앞세움으로써만 파악될 수 있는 도시의 결절들. 만질 수 없거니와 상상의 대상조차 아니므로 실체와 정신을 동시에 압도하고 마는, 추상화된 객체들
피와 기름 90p, 단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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