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늦었지만 참가하겠습니다. 오늘 책이 도착했네요. 그동안 벽돌책을 사기만하고 한번도 읽지를 못했는데^^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그런 일을 명령한 자들을 규탄하고 그 정책을 수행한 자들을 비난하며 그들을 비인간적이라 말한다. 하지만 그건 전적으로 인간다운 행동이다. 우리가 그 어둠이다. 우리가 빛이기도 하듯이.
호라이즌 133/168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물론 그 누구의 인생도 이렇게 기억의 구슬들을 꿰어놓은 것처럼 깔끔하고 명료하게,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개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긴 인생이란 불완전하게 기억된 결심들이 연거푸 쏟아져 내리는 일종의 폭포로 이해할 수도 있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삶을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폭넓은 시야를 놓치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때의 나라면 삶을 달리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고 반문했을 것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20대에 너무 삶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다 못해 삶을 뿌리칠 뻔한 부끄러운 제 삶을 되돌아보고 달리 어떤 식으로 내가 받아들였을 건지 되묻기도 하고 나만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는 데 위로를 받고 갑니다.
들러가며 2장에서 언급된 바미안 석불관련 령상 가져와봤어요. 작가가 여행한 곳들은 제가 가봤거나 가볼 수 있는 곳들이지만, 여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궁금해서 영상으로라도 보고 싶더라구요. https://youtube.com/shorts/aLRiFRt9Af4?si=y-ejeNDeddI_lFRU
어머, 감사해요~ 잘 봤어요.
아무리 여러 차원에서 엄밀히 주의를 기울인다고 해도, 그곳을 아무리 여러 번 여행한다고 해도, 한 사람이 한 장소를 완전히 이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이는 장소 자체가 항상 변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든 장소는 그 깊은 본성상 투명하지 않고 불명료하기 때문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나는 매일같이 인간의 삶에 대한 화학적, 정치적, 생물학적, 경제적 위협에 관한 글을 읽는다. 이런 문제는 상당 부분, 인간의 문화적 세계와 인간 이외의 존재들의 세계 사이에 확실한 경계를 그으려는 일부 사람들의 고집 때문에, 혹은 그 세계를 침략하거나 능률화하거나, 그저 물질을 보관하는 창고나 단순한 풍경으로 일축해버리려는 시도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호라이즌 141/168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올해는 12권 벽돌책 부수겠습니다! <호라이즌>은 정말 몰랐던 책인데, 덕분에 이런 책도 읽게 되네요. 정말 책으로 여행을 떠나게 될 거 같아요!
1979년, 알래스카 브룩스산맥의 아낙투북패스라는 곳에서 에스키모인 누나미우트족의 작은 마을을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나는 자신들의 본거지에서 전통을 따라 살아가는 이들을 보며 여러 생각을 했는데 그중에는 이런 당연한 의문도 있었다. '왜 나는 이 사람들에 관해 아는 게 이렇게도 없을까?' 물질 문화나 사냥 기술이나 그들이 선택한 혹독한 땅에서 살아남게 해줄 생존 기술에 관한 지식이 아니라, 그들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관한 지식 말이다. 그들이 수수께끼 같지만 그래도 온전한 주의를 기울일 가치가 있다고 여겼던 대상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게 무엇이든, 그들은 그걸 그대로 두었을까 아니면 분석적으로 파고들었을까? 올바른 삶을 사는 일에 따르는 난관이나 역설은 나에게나 그들에게나 다 똑같은 것이었을까? 내가 다녔던 번듯한 학교들에서는 왜 그리스 철학자들은 그렇게 읽으라고 하면서 이 사람들도 그리스 철학자들만큼 물리적 세계를 깊이 들여다보았다는 사실은 한 번도 알려주지 않았을까?
호라이즌 <들어가며>,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그들에게는 생존에 필요한 나름의 태도와 접근법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속한 문화는 어쩌면 근대의 시작과 함께 부지불식간에 그들의 태도와 접근법은 모조리 내던져버린 게 아닐까? 아니, 애초에 그에 관해 생각해본 적도 없었던 건 아닐까? 삶의 곤경에 대한 그들의 통찰은 인류의 운명에 관한, 점점 확대되어가는 세계적 논의에서 왜 더 큰 부분을 차지하지 못했을까? 서구 문화에 속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그들의 은유를 덜 경험적이고 덜 세련되었다고 여겼을까?
호라이즌 <들어가며>,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물론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이 세워둔 좋은 행동에 대한 기준에 완벽히 부합하며 살아갈 수는 없다. 우리는 언제나 산만함과 무관심을 탈출구 삼아, 직면하기 너무 힘들거나 참혹한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래도 내가 경험한바, 세상 모든 모퉁이에는 아직도 그러한 낙담과 패배를 뚫고 계속 밀고 나아가며, 자신의 상처를 동여매고 다른 사람들의 필요를 보살피는 많은 사람이 있다.
호라이즌 <들어가며>,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누구든 이러한 무시무시한 지평선을 마주한다면 고개를 돌려버리는 쪽을 선택할 수도, 대신 아름다움에 탐닉하기로 마음먹거나 전자 기기에 주의를 빼앗긴 채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자아의 요새 안에서 꼼짝하지 않고 고립되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와 달리 자신과 그 혼란스러운 세상 사이의 간극 속으로 들어가기를 선택해 거기서 그 광활함과 복잡함과 그 세상이 지닌 가능성들에 압도되어 휘청거릴 수도 있으며, 죽음의 필연성을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잔인함의 강도를 줄이고 삶의 모든 측면에 정의가 닿는 범위를 넓히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
호라이즌 <들어가며>,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하지만 긴 인생이란 불완전하게 기억된 결심들이 연기푸 쏟아져 내리는 일종의 폭포로 이해할 수도 있다. 초기에 품었던 결심 중 어떤 것들은 희미하게 지워진다. 잃어버린 기억과 배신, 믿음의 상실이라는 피할 수 없는 우회로를 거치고도 이어지는 결심들도 있다. 또 어떤 결심들은 세월이 흘러도 약간만 변형된 채 계속 유지된다. 예상치 못한 트라우마와 상처를 만나면 차는 언제든 도로 밖으로 탈선할 수 있고, 그러면 그 사람은 영원히 목적지를 상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테면 불타오르듯 뜨거운 얼굴에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 닿는 것과 같은 의도치 않은 순간에 솟아나는 가늠할 수 없는 숭고함이 계속하겠다는 결심을 되살릴 수도 있으며, 최소한 일시적으로라도 자기 회의와 후회가 주는 삶의 무게를 줄여줄 수도 있다. 혹은 휘청거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아름다움 앞에 선 한순간이 한때 그 사람이 품었던, 큰 의미를 지닌 삶을 살겠다던, 자신의 기대에 부합하는 삶을 살겠다던 결심에 다시금 불을 당길 수도 있다.
호라이즌 p. 34,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2월 4일 화요일은 '들어가며'의 2 찾아가기, 3 기억하기를 읽습니다. 한국어판 종이책 기준 66쪽까지 읽는 일정입니다.
Embedded in the system of belief that over the years came to replace (or perhaps augment) religion for me is a conviction that the numinous dimension of certain inanimate objects is substantial, as real as their texture or color. This is not, I think, an illusion. One might not be able to “squeeze meaning” from a stone, but a stone, presented with an opportunity, with a certain kind of welcoming stillness, might reveal, easily and naturally, some part of its meaning.
호라이즌 Kindle 43/689,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여러 해에 걸쳐 내 안에서 종교를 대체하게 (혹은 어쩌면 강화하게) 된 믿음 체계 속에는, 생명이 없는 어떤 대상에는 그 질감이나 색채만큼 실제적이고 실질적인 영적 차원이 있다는 확신이 있다. 나는 이것이 환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돌멩이 하나에서 ‘의미를 짜낼’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어떤 기회가 특정한 종류의 우호적인 고요함과 함께 주어질 때 하나의 돌멩이는 제가 지닌 의미의 일부를 스스럼없이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도 있다.
호라이즌 밀리의 서재 96/1674,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니컬러스 래릭 미술관은 저도 가본 곳이어서 반가웠어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뉴욕시에 가면 모마, 더 맷, 구겐하임정도 가지 래릭 미술관까지 가진 않거든요. 어퍼 웨스트 조용한 주택가 브라운 스톤안에 진열된 그의 작품들을 보면 눈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시원해지고 내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키는데, 작가도 언급을 하니 혼자서 작가에게 내적 친밀감이 생겨서 피식거리며 웃었네요. ^^;
오, 이분이군요. 가운데 사진의 가운데 그림이 눈에 훅 들어오네요~ 가운데 그림 색이 멋지다 그러면서 3장 읽는데, 색채예술가라는 표현이 나오네요. 희말라야 산의 다양한 색에 대한 그림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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