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소로우는 남의 사유지에서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 그리 오래 살지 않고 <월든>을 썼는데, 저는 <호라이즌>을 읽으면서도 해외여행 잘 안 하고 장거리 비행은 몇 번 해본 적 없는, 자동차는 아예 사 본 적도 없는 제 삶이 배리 로페즈의 그것보다 더 환경친화적인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네요.
전 '월든'은 완독했지만, 작가님 생각에 동의하지 못했고 온전히 숲에서만 살았던 게 아니라는 뒷이야기 듣고 분개했어요. 저도 @소피아 님처럼 도시찬미자입니다. 자연경관은 사흘까지가 한계예요. 그 이상 자연과 계속 함께 하면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높은 건물들과 정비 잘 된 도로, 맛있는 것 파는 식당가와 마트가 그리워져요. 그래서 귀촌에 대한 동경은 있지만, 자연은 냄새만 생각해도 가고 싶지 않아요.(제가 어렸을 때 방학때마다 몇 년간 삼촌이 사시는 시골에 맡겨진 적이 있어서 그 흙냄새로 시골을 기억하고 있는데 제 취향이.....)
소피아님 글 가만히 읽다가 진성으로 웃음 터졌네요. "소로우 씨 미안합니다" 이 대목에서요. 저도 도시에서만 살아봐서 산 속(시골? 자연? 등등)에 사는 것에 대한 일종의 낭만이 있었는데요. 몇 년 전에 템플스테이 한 번 다녀왔다가 기겁했어요. 공기도 좋고, 자연도 좋은데, 벌레가 사방에... 자고 일어나면 제 주변으로 벌레들 사체가 한가득. 그걸 쓰레받기로 쓸어 담으면서 '이게 자연이군' 싶었답니다. 거기다 새벽에는 동물들인지 기괴하게 우는 소리에 악몽을 꿨더랬죠. 스님과의 차담시간까지가 딱 행복했어요. 아 배차간격도 있군요. 강화도에 놀러 갔다가 막차시간 보고 기겁했던 기억도 나고. 저벅저벅 시골길을 걸어가면서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더랬죠.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예전에 아주 한적한 어촌 마을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요, 그러다가 우연찮게 북위 45도 근처에 있는 어촌 마을 바닷가 앞에서 숙박을 하게 되었어요. 저도 연해님처럼 처음엔 '이게 자연이군'했답니다. 하지만, 다음날 새벽 4시부터 우렁차게 울어대는 바다갈매기인지 뭐시기 땜에 도저히 숙면을 이룰 수 없는 슬픈 경험을 했어요. 삶의 현장으로서의 어촌은 '한적하지 않다'는 교훈아닌 교훈을 얻었어요.
장마철 한여름 계곡산장에 머무르면서 물소리에 한숨도 못잔 경험과 교훈, 저도 있습니다 ㅎ
@장맥주 @소피아 님 등 손잡고 제 고향 목포의 유달산 올라가고 싶네요. 목포를 방문한 분들이 다들 놀라는 산이죠. 그 유명한 유달산이 사실은 동산이었다고? :)
아, 유달산 규모의 산은 환영입니다. 눈 내리는 날 올라서 바다로 가는 케이블카도 탔습니다. 근데 케이블카 탑승장 입구까지 걸어오르지 않고 차 타고 올라서 더 좋았던 기억이에요. ㅎㅎㅎ 유달산맥주라는 맥주도 마셨는데 맛있더라고요!
목포에는 가본 적 없는데, 유달산이 동산이에요?! 😳
@새벽서가 제가 고향 떠나고 나서 서울 와서, 특히 KTX와 서해안 고속도로 때문에 목포 접근성이 용이해지고 나서, 제일 많이 듣는 놀람과 질문이 "유달산이 가보니까 동산이더라고!" 입니다. :) 동산까지는 아니고 해발 228미터인데. 노적봉 있는 곳까지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도 일주 도로가 나 있어서 사실 정상(일등 바위)까지 30분이면 올라가요. 그러니 산 좀 타시는 분들 입장에선 동산이죠. 서울 사시는 분들이 많이 가시는 동네(?) 산 인왕산이 300미터대, 관악산이나 청계산이 600미터대랍니다. (서대문 연세대학교 뒤에 있는 안산 정도가 200미터대.)
서울 노고산(106m), 응봉산(95.4m), 매봉산(95m), 와우산(79m), 성미산(66m) 같은 산도 있어서 딱히 유달산을 보고 ‘동산을 왜 산이라고 불러?’ 하는 기분은 들지 않았어요. 게다가 서울은 평균 고도가 있는데 유달산은 바다에서 곧장 솟은 산이니 그런 점도 감안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거꾸로 부산의 금정산(801.5m), 장산(643m)이 생각보다 높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 그런 진짜 동네 산들도 있었네요. :) 아마 유달산이 지역의 산 중에서는 꽤 유명한 편이어서 더 그렇게 느끼시나 봅니다. (이난영 씨의 '목포의 눈물' 때문일까요?) 그나저나, 금정산 정말 좋죠! :)
일년에 한 두번 목포에 놀러가는데 유달산 좋아요. 바위산이라 풍광이 좋고 오르기도 쉽고요, 오르지 않고 유달산이 한 눈에 보이는 카페에서 통창을 통해 바라보며 커피 한 잔 해도 좋아요.
안산 말씀하시니 감이 왔어요. 그러면 정말 동산이 맞긴 하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내일 2월 7일 금요일에는 1장 '파울웨더 곶'의 두 번째 부분을 읽습니다. 한국어판 기준으로는 132~188쪽입니다. 하루 읽을 분량과 내용의 맥락을 고려해서 임의로 나눴을 뿐이니, 자기 호흡대로 읽다가 주말에 곧바로 이어서 읽으시면 된답니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제임스 쿡과 함께 래널드 맥도널드(Ranald MacDonald)라는 생소한 인물이 등장해요. 저도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인물이라서 한참 검색해보고 그랬네요. 맥도널드는 주말에 읽는 부분에서도 깜짝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폭풍우가 마침내 해안가로 다가올때 그것은 자신만의 음악과 더불어 난타당하는 하늘의 변화무쌍한 색감과 구름의 춤을 안무하는 바람을 데리고 올 것이다. 총알 같은 빗방울들로 육지와 바다를 따닥따닥 때릴 것이며, 태양을 희미하게 만들 것이다. 그 폭풍우 앞에서 나오는 반응이 분석이 아니라 경회라면 정말이지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치 않다.
호라이즌 125,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쿡은) 날 것의 공간에 격자를 그리고 등고선을 표시하며 지도를 만드는 일로 인생을 보냈지만, 지도로 만들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도 이해했고, 기지의 세계와 미지의 세계를 나누는 선의 중요성도 이해했다. 두 음표 사이 침묵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이해한 것이다. 나는 또한 그가 그 침묵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을 거라 믿는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 밀리의 서재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아르보 패르트의 거울 속의 거울(Spiegel im spiegel)을 들으면서 '두 음표 사이 침묵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이해'하는 것에 대해 생각합니다. 작가가 붙잡고 있는 화두가 이런 식으로 연결되는 것, 행간 속에서 그 종횡무진의 도약을 따라가게 하는 것,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에 일관성이 있다는 게 이 책의 매력인 거 같네요.
“기계를 놀라게 할 수는 없어요.” 그가 내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미지를 음미할 수 있고 놀랄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언제나 인간 탐험가가 기계와 구별되는 점이라고 믿는다. 놀람의 순간은 세상이 한때 당신이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력히 일깨워준다. “탐험한다는 건 가설 없이 여행하는 겁니다.”
호라이즌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 밀리의 서재,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저도 이 문장 수집하려고 표시했는데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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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믐 라이브 채팅 : 최구실 작가와 함께한 시간 ~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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