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어떤 언어든 인간의 언어가 사라졌다는 것은, 인류가 이제껏 처한 것 중 가장 어려운 곤경에서 생존할 또 하나의 전략이 버려졌음을 뜻한다.
호라이즌 파울웨더곶 351/23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이 세상에서 내가 여행할 수 있었던, 전쟁으로 피폐해지거나 생태 환경이 훼손되거나 악정이 펼쳐지는 모든 곳에서, 내가 탐색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것은 그 가느다란 희망이었다. 경제, 기후, 건강, 환경의 비상사태들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현재, 우리가 서로를 돕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든 아니든 말이다. 지금은 서글프게도 우리의 문화가 다른 문화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할 때 관광업 증가나 상업적 무역의 혜택 같은 흔한 이야기를 하고 나면 더 이어서 할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다.
호라이즌 파울웨더곶 353/23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변화의 필연성을 인정한다는 것이 다가오는 모든 변화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아니다. 선진 산업국가의 정부들은 경제성장을 사람의 건강을 보호하는 일과 같은 급에 놓고, 소유욕과 소비욕을 병적인 수준에 가깝도록 부추기며, 산업계가 영리를 창출하기 위해 풍경을 잔인하게 짓밟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유독한 환경오염의 일차적 원인이 된 변화들을 지지해왔고, 많은 곳에서 그런 환경은 우리의 유산이 되었다. '경제'라 불리는 저 압도적 괴물에게 인류가 저항할 방법은 그 괴물을 움직이는 본질적 연료인, 생명에 대한 무관심을 떨쳐내는 것이다.
호라이즌 파울웨더곶 369/23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극지 사막 한 가운데서 이토록 강렬한 생기를 품고 있고 이토록 우아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불가사의에 대한 경이가 그렇게 터져 나오는 것 같았다. 내가 보고 느끼는 것들로부터, 창조의 모든 가닥으로부터 생겨난 감정은 이곳에 있는 모든 것을 향한 다정한 마음, 이곳의 생명을 향해 무방비로 열린 마음으로 정점에 달했다.
호라이즌 452/168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다양성은 단순히 생명의 한 특징이 아니라는 것이다. .... 다양성은 생명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다양성은 전반적으로 생명에 활력과 지속 가능성을 부여하는 생물학적 긴장을 조성한다. 영속성을 보장하는 것은 바로 다양성이다. 반면 다양성을 잃어버리면 모든 생명은 멸종의 위험에 놓인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지혜를 전수하는 이들의 책임은 과거를 돌아보고 그것과 한 줄기를 이루는 선상에 미래를 위치시킴으로써 유의미한 변화의 초기 징후를 알아채는 것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사람이 온전한 인식을 갖추려면 두 관점이 다 필요한 것 같다. 지역적 관점이 밝혀내는 극심한 복잡성에 관한 앎(쿡으로서는 이를 확보할 시간도 그럴 의향도 없었다)뿐 아니라, 폭넓은 개관으로 포착되는 무한한 광대함에 관한 앎까지 말이다. 둘 다를 이해할 역량을 갖춘 사람에게는 상상력을 제약하는 공간과 시간의 관습적 배치가 베일 같은 것에 지나지 않게 된다. 더 이상 견고한 벽이 아닌 것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우리는 그 누구의 인생도 개선할 수 없었고, 오히려 난파한 자기 삶의 잔해에 맞닥뜨렸을 뿐이에요."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쿡의 항해는 합리적 사고를 하는 한쪽 사람들과, 전혀 다른 종류의 지리학을 행하는 형이상학적 시인들이나 신비주의자들 사이의 간격을 더욱 넓게 벌려놓았고, 인류에게 불만스러운 현실의 악몽에서 영원히 벗어날 기회를 마련해주리라던 풍경 혹은 상황에 대한 전망은 서구인들의 상상력 속에서 점점 더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세상은 아름답고, 구원이란 세상 바깥에 존재하지 않는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실은 제가 인생의 수평선은 결국 죽음이 아닌가 생각한 것도 어쩌면 종교에 매달려 현세의 문제는 무시하고 내세의 어떤 낙원, 혹은 어딘가 유토피아를 만들어내고 끊임없이 그런 욕망을 좇아 새로운 개척지를 만들어 나가는 인류의 모습에 질려서 그랬는데요. 지금 부의 최정점에 있는 소수의 어떤 이들은 심지어 우주나 인류를 초월한 transhumanism을 꿈꾸죠. 어찌 보면 끝없는 욕망의 추구는 눈 앞의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끝없이 어딘가로 도피하고 떠나려고 하는 인간의 수렵 채집의 이주본능일지도 모르지만.. 결국 허상으로 더이상 도망칠 생각을 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라는 카뮈의 말에 사춘기 때 극 공감해서 제가 무신론자가 된 것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2월 8일, 내일 2월 9일 주말에는 1장 '파울웨더 곶'을 마무리합니다. (앞으로도 한 장을 세 차례나 네 차례에 나눠서 읽는 일정이니 참고하세요.) (매번 이렇게 꼬신다고 쌍심지 켜실 분 계시겠지만) '파울웨더 곶'을 넘기고 나면, 메모 모음 같은 구성에 서사가 가미되어서 읽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그러니, 혹시 '들어가며'와 '파울웨더 곶'이 (저처럼) 힘드셨던 분들도 꾹 참고 2장으로 넘어오세요. :)
다행히 저도 스크랠링섬으로 넘어갑니다. 서사가 가미되어 있다니 기쁜 소식이네요. 여전히 쓱쓱 넘길 고유명사들은 많겠지만, 그래도 나름의 이미지가 그려질 정도로 저자의 디테일한 묘사와 사색은 감탄하면 읽고 있습니다. 탐험가 여행가와는 반대쪽 끝에 있는 사람인지라 책을 따라가면서 오늘도 저의 모름을 느낄것 같네요.;;
저두 스크랠링 섬으로 넘어가고 있어요. 툴레는 알고 있었는데 도싯문화는 첨들어봐서 ㅠ perflexity에 물어봤어요 ________ 도싯 문화는 북극 지역의 고대 에스키모 문화로, 대략 기원전 500년부터 기원후 1,000~1,500년 사이에 존재했습니다. 주요 특징: 1. 지역: 캐나다 북부와 동부, 그린란드에 걸쳐 분포했습니다. 2. 예술: 주로 바다코끼리 상아, 뼈, 순록 뿔, 돌을 이용해 조각을 만들었습니다. 조각의 주제로는 새, 곰, 바다코끼리, 사람의 마스크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상아 표면에 큰 동물들을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3. 용도: 주술이나 종교적 의미로 악령을 쫓기 위한 부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종교 의식에도 활용되었습니다. 4. 특징: 나무로 만든 얼굴 가면, 인물상, 동물 이미지가 많았습니다. 대부분 상아와 뼈, 나무 등으로 조각되었고 크기가 매우 작았습니다. 조각들은 매우 입체적이고 강렬하며, 표면이 매우 매끄럽게 마감 처리되었습니다. 5. 역사적 의의: 도싯 문화는 현대 이누이트의 조상인 툴레 문화 사람들에 의해 대체되었습니다. 툴레 사람들은 알래스카 북부에서 이주해 와 초기 도싯 주민들을 학살하거나 강제로 이주시켰습니다 도싯 문화의 예술은 그들의 신앙과 일상생활을 반영하며, 북극 지역 원주민의 초기 예술 형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입니다.
저는 저만의 속도로 주말에 열심히 읽어서 드디어 1장 파울웨더 곶을 읽고 뿌듯해 하고 있습니다. 밑줄 친 부분이 얼마나 많은지 이미 책 한권을 읽은 기분이네요. 1장에서는 레널드 맥도널드라는 인물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일본인들에게 인종적?으로 보다 친밀함을 느끼고 뭔가 도움을 주고 싶어했다는 스토리도 이후에 행보로 많은 오해와 소문을 낳았다는 것도 다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게 오히려 인간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책에서 말한 대로 그는 인종과 문화가 뒤섞인 채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경제적 사회적 인종적 위계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던 적응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이해가 됩니다.
파울 웨더곶 좋죠! 저도 그 챕터가 정말 좋았어요. 뒤도 좋습니다. 저는 주말이 주중보다 더 바빴던지라 계획대로 읽지 못하고 이제서야 남미를 떠나 아프리카로 가려고 합니다~ 앨리스님도 얼른 오셔요~~
자유라는 말로 그가 의미한 바는 무엇을 할 자유가 아니라 무엇으로부터 벗어날 자유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아름다움’이 세계에 영속적으로 존재하는 높은 수준의 정합성을 가리킨다는 관념, 그리고 우리가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세계에 우리 자신을 다시 통합함으로써 우리 안에 아름다움을 되살릴 수 있다는 관념을 의식의 형태로 표현한 것이 바로 뷰티웨이 의식이고, 이를 알게 된 뒤로 나는 쭉 그 관념에 마음이 끌렸다.
호라이즌 456/168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근데 Canadian High Arctic 캐나다 북극권을 하이악틱이라고 번역한 건 좀 어색하네요;; 저만 그런가요?
어둠이 빛을 몰아내고 남은 거라곤 상상력과, 물범 기름을 채운 돌 램프에서 불을 밝히고 있는 기름에 전 작은 이끼 뭉치, 북극여우가 움직일 수 없을 만큼은 무겁지만 북극곰이 밀어뜨리지 못할 만큼 크지는 않은 바위돌로 막아 저장해둔 고기밖에 없을 때 그 사람들은 여기서 무엇을 했을까?
호라이즌 468/168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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