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나는 내 나라 미국의 불안정성이 부분적으로는 청소년이 갖는 이상—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이상—과 어떤 대가를 치르든 자기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집착을 지지한 결과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생각을 소수만 하는 건 아닐 것이다. 절제하지 않는 삶은 결국에는 본인에게도 주변의 사회적 물리적 세계에도 파괴적이다. 연금 생활자의 운명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남의 연금을 사취해 물질적 부를 축적하는 헤지 펀드 매니저는 여럿의 삶을 망친다. 그는 일종의 자살 폭탄 테러범이다
호라이즌 21%,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저자의 사고 흐름을 따라가기가 힘든 순간도 있네요... 철학, 자연, 심리를 이야기하다가 너무 세속적인 물리적 세계로 넘어가기도 하네요. ㅎㅎ
종종 급커브가 있어서 내가 지금 뭘 읽었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하긴 해요.
전 첨에 이 책을 왜 쓰셨을까에 대한 고민에 휩싸인 채 읽었는데 읽다 보니 재밌네요. 특히 래널드 씨와 제임스 씨 나오는 부분부터요. 근데 스크랠링섬에서 맨발 벗고 이끼 밟고 가는 부분부터 에그머니나 또 시작이야란 생각을 하는 저 자신을 보며 '난 정말 자연친화적인 사람이 될 수 없구나'하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사색하는 글들은 꽤 괜찮게 다가오고요. 맨날 할리우드 영화만 보다가 감독님의 의도파악이 힘든 예술영화 보는 느낌입니다.
무슨 느낌인지 알것 같아요. 직관적인 재미대신 사유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책이란 느낌은 들어요. 저는 아직 파울 웨더곶에 머물러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다음 장소에 도착할듯 해요. 어젯밤(토요일밤)에 읽으려고 계획했었는데, 저희집에서 다섯집 밑에 새주인이 이사오고 인터넷 연결해주러온 기사가 엉뚱한 선을 잘라버려서 어젯밤에 6시간가량 정전이 됐었거든요. 계획했던 진도보다 밀렸지만 오늘 부지런히 읽어보려고요.
전 맨발로 이끼 밟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옷 벗고 그 차가운 물 속에 들어간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에요;; 전 실은 남들 다 에어컨 펑펑 틀어놓는 한여름에도 혼자 긴팔 입고 다닐 정도로 추위에 약한 체질이라;;
전 세계의 비유럽인(그리고 나중에는 비미국인)들은 가엾게 여겨야 하거나(인본주의자의 연민), 도와주어야 (다시 말해 기독교 신앙으로 개종시키고 서구식 학교에서 교육해야) 하거나, 대가족보다는 핵가족으로 재편성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하거나, 영원히 고용되어 수입을 창출하라고 훈계해야 하는 존재들이라는 믿음.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나 자신에게 함몰되지 않은 정신으로 내가 지닌 의문들을 풀어보려 할 때 적합한 행동은, 방이라는 정적인 실내에 머무는 게 아니라 영속적인 지구와 변화하는 날씨의 근원적인 역동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파울웨더곶 전체는 때로 내게 '더 큰 세상의 맥락' 역할을 해주었다.
호라이즌 파울웨더곶 483/23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시인 로빈슨 제퍼스는 종종 자유의 의미를 탐색했는데, 자유라는 말로 그가 의미한 바는 무엇을 "할 자유"가 아니라 무엇으로부터 "벗어날 자유"다. 불필요한 간섭과 감시를 받지 않을 자유는 그가 보기에 한 사람의 도덕적, 심리적, 예술적 발달에 핵심적 요소였다.
호라이즌 488/23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여기 내 주변 가득한 야생성, 내가 야영한 공터, 그리고 그 너머 건드려지지 않은 채 늘어서 있는, 그 안에서는 한낮의 가장 강한 빛조차 어둑어둑하게만 보이는 오래된 시트카가문비나무 숲은 나에게 도착점이 아니다. 그곳이 나의 출발점이다.
호라이즌 576/23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저에게 야생의 자연은 일상에서 벗어나 도달하고자 하는 곳인데, 로페즈는 그곳이 출발점이라고 정의하니, 파울웨더곶을 첫 챕터로 결정한 이유를 알것 같아요~
캐나다 북부의 극지 자연환경, 연구 이야기가 나오니 랩 걸이 떠오르지 아니할수 없네요 ㅎㅎ
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2016년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랩걸-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이 출간되었다. 올리버 색스와 제이 굴드의 부재를 아쉬워하던 독자들에게 호프 자런이라는 ‘좋은 글을 쓰는 과학자의 등장’은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내 우주와 툴레 사람들의 우주 사이의 차이에 관한 생각도 자극했다. 나의 움벨트와 그들의 움벨트, 또는 나의 움벨트와 말벌의 움벨트.
호라이즌 3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현대 예술 가운데 예술 자체나 예술가를 중심에 두지 않은 어떤 예술들은, 매일 접하는 암울한 뉴스의 압박으로부터, 피할 수 없는 환경 재앙으로 우리를 몰아가는 피상적 결정들로부터 어쩌면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수도 있을 관점들을 제공한다. 모든 위대한 예술은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끄집어내주는 경향이 있다
호라이즌 3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배리 로페즈 작가의 짧은 인터뷰를 찾아봤는데요. 이분 목소리도 멋지네요~ 책을 밀리의 서재 차근차근 민준의 목소리, 2배속으로 들으며 눈으로 따라 읽고 있는데... 빨리 AI 기술이 좋아져서 배리 로페즈 님 목소리로 들려주면 좋을거 같아요. ㅎㅎ https://www.youtube.com/watch?v=hY6XMIGkohA
저자의 모습이 담긴 유투브 몇개 봤는데, 볼 때마다 목소리 좋다라는 생각 했었어요. ^^
성우 아니고 진짜 찐작가님 목소리인 건가요? 책 내용과 너무 잘 어울리는 청명한 목소리네요~
#1. 평균적으로 볼 때 저는 여행을 많이 한 편에 속하고, 여행의 대부분은 취미삼아 역사책, 역사소설, 문화 인류학 책을 읽다가 불현듯 꽂히는 (?) 대목이 나타나면 구글맵에 표시해 두었다가 직접 가보는 식입니다. 1장을 읽으면서 어떤 장소에서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떠울릴때 문득문득 들었던 저의 감상과 비슷한 것이 발견되어서 베리 로페즈와 여행자로서의 연대감(?)이 들곤했어요. 내적 하이파이브! #2. 역사투어 방식의 여행 경험이 대부분이라서, 1장에 나온 많은 부분에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 근대화와 메이지 유신에 꽂혀서 한동안 일본 소도시를 많이 다녔습니다. 그중에서 일본 근대화를 상징하는 나가사키와 그와는 반대로 메이지 유신이후 본격적인 홋카이도 개척사업에 희생양이 되어버린 홋카이도의 아이누족을 보러 간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데, 1장에서 모두 등장하네요. "이중 빗장을 지른 나라"라는 허먼 멜빌의 표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도쿠가와 막부의 쇄국 정책은 지속되었지만, 나가사키에 '데지마'라는 인공섬을 만들고 네덜란드 상인들에게만 교역을 허용하면서, 당시의 일본은 그들로부터 선진 과학, 의학뿐만 아니라 전세계 동향 보고를 정기적으로 받곤 했으니까요. 아이누 족 관련한 여행은 두 번 다녀왔는데, 첫번째는 우연히 아이누족 부락지 (아이누코탄)를 만났고 그 이후에 여러 책을 읽고 또 한 번 다른 장소를 가봤습니다. 가장 흥미진진했던 책은 러일전쟁 직후가 배경인 "골든 카무이"라는 만화였는데 (총 31권), 아이누족 문화와 언어 고증이 잘되어있어요. 홋카이도 아이누족의 운명이 1장에 묘사된 치누크족과 너무 비슷합니다. 그래서 베리 로페즈도 몇 번 언급한듯.
골든 카무이 1~31 세트 - 전31권
일본역사와 문화에 대해 너무너무 무지하고, 일본은 오사카에 시험보러 한번 다녀와본적이 전부인 저로서는.. 너무 흥미롭네요. 아이누족 관련 여행이라니, 너무 멋져요. 만화책 관심책으로 담아봅니다 ~
전 골든 카무이 넷플에서 드라마로 봤는데 시즌1이 끝이 아니라 열폭했다 시즌2가 이번에 나와서 아싸!하고 보려다가 또 마지막화 보고 끝이 아니라 기다릴까 생각중이에요. 진격의 거인(애니판)도 골든 카무이(실사판)도 제가 환갑은 돼야 완결될 듯 해요. 에구 허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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