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애초에 에콰도르 국민들을 갈라파고스로 불러들인 동기 중 하나는 에콰도르 본토에 널리 퍼져 있는, ‘에콰도르의 변경’으로 가면 누구나 ‘관광’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주로 큰돈을 버는 이들은 갈라파고스의 투어 보트 운영권을 누구에게 내줄지 결정하는, 수도 키토에 있는 정치가들과 사업 파트너들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이때는 전 세계의 지배적인 문화들이 정교한 과학과 기술, 거대한 물질적 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어쩐지 길을 잃는 것 같다는 우려가 들기 시작하는 즈음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전통적 사회의 사람들 눈에 그 지배적 문화들은 노가 없는 배에 갇힌 채 겉으로만 평온해 보이는 대양 위를 아주 빠른 속도로 항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호라이즌 푸에르토아요라, 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무엇이 여기에 속하고 무엇이 속하지 않는지에 관한 논의-예컨대 선호되는 식물은 무엇이며 뿌리를 뽑아야할 식물은 무엇인가?-에서는 오랜 세월 인간사회에서 이민자 문제를 논할 때 등장했던 것과 같은 종류의 대립된 의견들이 음험하게 움직이고 있다.
호라이즌 P.40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코페르니쿠스가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고 주장했을 때, 그리고 다윈과 월리스가 인간은 우주 최상의 피조물이 아니라고 선언했을 때, 이어서 융과 프로이트가 합리적인 정신이 호모 사피엔스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냈을 때, 신학은 그에 적응하거나 최소한 반응이라도 해야 했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 밀리의 서재 패르트의 음악은 금욕적이고 사색적이다. 그의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요소는 인간의 고난과 신의 위로이며, 때로 그가 찾아내는 해답은 장엄하다. 예상대로 우리의 대화는 각자의 개인적 삶과 작업에 나타난 연민과 절망이라는 주제에 가닿았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 밀리의 서재 우리는 해변과 그 너머 대양이 내려다보이는 발코니에 서 있었다. 노라는 내 셔츠의 앞섶과 남편 조끼의 깃을 붙잡더니 부드럽게 우리를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래요, 맞아요, 맞아” 하고 속삭이며 울기 시작했고, 남편에게는 그가 이해받았다고 말하고, 나에게는 자기 남편이 작곡한 음악은 한 사람을 새로 짜 맞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 밀리의 서재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저는 로페즈와는 달리 애초에 신학은 이런 주장, 선언, 발견(?)들에 적응하거나 반응할 수 있는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장엄함에서 주는 위로는 자연과 예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죠. 저는 그런 식으로밖에 사고할 줄 모르는 사람이지만 로페즈나 로페즈가 바라본 패르트식의 영적인 사색이 무가치하다고 느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비슷한 것을 느끼죠. 다만 이것이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뿐. 마지막 인용처럼, 이런 식으로 영혼끼리 소통하게 하는 것(대화)이 예술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게 성공하는 것을 느낄 때면 눈물이 납니다. 요즘 패르트의 거울 속의 거울을 반복해서 듣고 있는데 혹시 저처럼 이런 음악-라벨, 드뷔시, 사티 등등의 잔잔한 피아노 솔로(뉴에이지 아님 주의)-을 좋아하시면 브라이언 이노, 필립 그래스, 진수영도 추천 드립니다.
오, 추천 감사합니다~
진수영! 찾아보겠습니다~
세상에, 저 패르트의 '거울 속의 거울'을 들으면서 깜짝 놀란 게 과거에 봤던 어떤 영화에서 들었던 음악인데, 제목을 몰랐었어요. 잔잔하고 아련한 이 선율, 다시 들으니 정말 좋네요. 다만 영화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 아쉽습니다. 책에서 "패르트의 음악은 금욕적이고 사색적이다."라는 문장을 읽었음에도 '그렇구나'하고 읽어나갔는데, @dobedo 님 말씀 덕분에 찾아 들으면서 이렇게 또 알아가네요. 감사합니다. 이런 걸 보면 반갑고 신기해요(들어본 적 있는 음악의 제목을 뒤늦게 알게 된 경우). 진수영님의 음악도 잘 들었습니다. 이분은 처음 알았는데, 가만히 듣고 있으니 마음이 고요해지는 기분이에요.
@연해 혹시 about time 이 아닐까요? 아니면 gravity 트레일러? 시간과 공간을 상상하게 하는 음악이네요, 역시. https://en.m.wikipedia.org/wiki/Spiegel_im_Spiegel
앗 저도 어바웃타임에서 몽타쥬 너무 좋았어요.^^ 진짜 많은 영화에서 나왔었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6rZD0oPUyI4 그래비티 https://youtu.be/M5-BsOIIR7k?si=FrwIhL0kqh8nHjv1 굿플레이스에서도 이 장면에서 막 울었는데.. 어떤 장면이든 감정이 벅차오르게 하네요.. https://youtu.be/l1IchzbtNj0?si=oi1MpAS5dbggxP40
감사합니다. @dobedo 님:) 「어바웃 타임」이었어요! 제 최애 영화인데, 세상에 이걸 놓쳤네요. 심지어 @borumis 님이 링크로 올려주신 저 영상... 하, 다시 봐도 감동적이에요. 딱 저 장면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주인공의 잔잔한 내레이션도요. 그리고 새롭게 또 알게 된 건 「그래비티」에도 이 음악이 나왔었다는 거예요. 저 영화도 개봉할 당시에 봤었거든요. 들어도 들어도 참 좋습니다.
음악 추천 감사합니다. 잘 모르는 장르인데 (이런 말씀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글쓰기 작업 BGM으로 아주 딱입니다. 아침부터 브라이언 이노 듣고 있어요. 더 추천해주셔도 좋습니다. ^^
전 다른거 추천해주세요~ 브라이언 이노 음악 찾아 듣다가, 뭔가 음침한? ㅠㅠ 느낌이 들어서 ㅋ 저의 노동요로 돌아왔습니다~
엇. @오구오구 님 노동요도 궁금합니다. (좋은 노동요 들으면 일 잘 될 것 같다고 믿는 1인)
저두요 3월초까지 마감해야 하는 일 노동요가 필요해요.. ㅜㅜ 후엥;;
저두 일이 많이 밀려서... 근데 오후되니 집중력이 급 저하되네요.. 세월이가면을 흥얼거리고 있습니다! 화이팅입니다 ㅎ
앗,, 저의 노동요를 궁금해하시니 ㅋㅋ 간단히... ㅎㅎ 이건 집중이 필요한 일할때 https://www.youtube.com/watch?v=Wcgd1oCbW4g&t=10040s 이건 새벽 독서시간에 (비문학용) https://www.youtube.com/watch?v=G7EEACEefH0 이건 문학용 https://www.youtube.com/watch?v=o0qAguSu-wY 이건 오후에 졸릴때 기분 전환용 https://www.youtube.com/watch?v=0wJOsCLfO4s
@장맥주 아침부터 듣기에 브라이언 이노는 솔직히 처진다 싶지만 글 쓰면서 듣는다면... 역시 차분한 음악이 좋겠지요. 저는 책 읽을 때 이런 음악들을 주로 들어요. 가사가 있으면 집중이 흐트러지기도 해서. 하지만 가사노동할 때나 단순 작업을 할 때는 팟캐스트를 안 들을 땐 신나면서 따라부를 수 있는 재즈나 올드팝 넘버 같은 것들을 주로 듣습니다. Al Jarreau나 Stevie Wonder, Mamas & Papas, Amy Winehouse의 노래 같은 것들요. @오구오구 @borumis 님은 어떤 노동을 언제 어디서 얼마나 하시는지 잘 몰라서 노동요를 추천드리긴 어렵지만... 제가 최근에 빠져 있는 밴드의 흥겨운 곡 둘만 투척하렵니다. 작업하다가 나른함이 밀려오면 이 곡들 들으면서 둠칫둠칫 해보셔요! https://www.youtube.com/watch?v=4d64YHkHkag https://youtu.be/961LpbX4zCU?si=_EGrzi2_jvm761Kh
오, 이건 제 취향이에요~~~~~ 오, 좋아요. 이런걸 시티팝이라고 하나요? 아주 편안하고 좋네요~~~ 둠칫둠칫 감사합니다!
오 감사합니다. 근데 흥겨운 둠칫둠칫 속에서 어머니가 눈물을 애써 집어삼키는 모습과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표현한 가사가 인상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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