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곳을 방문한 배리 로페즈의 경험담도 좋았지만요. 그가 느낀 감상을 섬세하게 풀어내고, 자신만의 사유로 엮어내는 문장들이 특히 더 좋은 것 같아요(영감을 놓치지 않고 차곡차곡 기록하는 느낌이랄까요). 사실 지명들은 발음하기조차 어려운 곳들이 많아 버퍼링이 여러 번 걸리고 있습니다(허허허). 문장이 버벅버벅? 읽히는 느낌이랄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2월 14일 금요일에는 3장 '푸에르토아요라'의 갈라파고스 제도 이야기의 두 번째 부분을 읽습니다. 오늘 읽을 분량은 한국어판 종이 책 기준 426쪽까지입니다. (비야밀 외곽의 감옥 유적에 가겠다는 저자를 가이드가 만류하는 부분까지!) 말씀드린 대로 주말까지 3장을 마무리하는 일정입니다. 자기 호흡대로 천천히 저자와 함께 갈라파고스 제도의 이곳저곳을 누벼 보세요. 이번 장은 꼭 가이드와 함께 투어하는 느낌이죠?
오늘(2월 14일) 읽을 부분에서 등장하는 저자가 "흥분해서 너무 힘차게 탄성을 내지르다가 스노클이 빠져 질식할 뻔한" 파란눈자리돔. the blue-eyed damselfish.
저도 이거 보고 찾아보고 정말 예뻐서 깜놀..^^ 이런 아름다움을 보면 뇌혈관 질환 때문에 고산도 못 가지만 해저 깊은 곳처럼 압력이 달라지는 곳에 가지 말라는 경고 때문에 스쿠바를 못하는 게 정말 아쉬워져요. 수영은 자신 있는데.. ㅜㅜ
어머 저는 찾다가 못찾았는데~ 너므 이쁘네요 물속에서 만나면 환상적일거 같아요
그... 제가 제주도에서 자리물회를 맛있게 먹었는데... 음... 아... 이거 참... 어떡하죠...
설마.. 이렇게 이쁜 열대 물고기였을까요? ㅜㅜ 아마 제주도나 인근 아시아 바다의 자리돔 중 흔한 회색 물고기 아닐까하네요.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028875&cid=46678&categoryId=46678
미모의 물고기였는지 흔한 외모의 소유자였는지 아무튼 신선하고 맛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다녀간 식당이라고, 문 대통령 앉았던 테이블에 표시까지 되어 있더라고요. ^^
아 너무 이쁘네요. 제가 찾아본 물고기는 이 아이에게서 빛을 뺀 사진이어서 실망했었어요. 같이 읽는 즐거움입니다. ㅎㅎ
애초에 에콰도르 국민들을 갈라파고스로 불러들인 동기 중 하나는 에콰도르 본토에 널리 퍼져 있는, ‘에콰도르의 변경’으로 가면 누구나 ‘관광’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주로 큰돈을 버는 이들은 갈라파고스의 투어 보트 운영권을 누구에게 내줄지 결정하는, 수도 키토에 있는 정치가들과 사업 파트너들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토착' 종과 '외래' 종을 구분하려는 시도에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핀치와 거북 등 갈라파고스를 상징하는 생물들의 조상 역시 다른 곳에서 '이주해온' 생물들인데, 시궁쥐와 돼지 등 나중에 뱃사람들을 따라 들어온 생물들만 '침입자' 취급을 받고 있다는 관점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이곳에 속하는 생물과 몰살해야 하는 생물을 구분하는 건 정치적으로도 생물학적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사람들이 갈라파고스를 버리고 떠나야 한다고 주장할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고, 야생화된 돼지들과 염소들을 그대로 수용하기를 원하는 사람도 (아마)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 중간 지대는 그 누구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이런 순간을 맞닥뜨리면 마음이 평정을 회복한 뒤로도 심장은 오래도록 평소의 리듬을 되찾지 못한다. 빛과 그림자, 물속 형태들을 이루는 선들이 서로 맞아 들어가면서 하나의 일관된 이미지가 완성되는 순간.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다시 보트로 돌아가, 우리가 물속에서 있었던 일을 상세히 이야기하자 바다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했던 사람들은 후회로 괴로워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서 어떻게 괴로워하지 않겠는가? Back on the boat, how could we relate the details of what had happened without distressing those who'd chosen not to go?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이거 원문에서는 보리고래를 못 본 사람들을 배려해서 자세히 무엇을 봤는지 얘기 못 한 것처럼 나오는데.. 한국어판에서는 상세히 이야기하고 후회로 괴로워하는 걸로 번역했네요;;; 그리고 원문에선 아기 고래를 nurse (모유 먹이는)하는 걸 얘기하고 있는데 돌보고 있었다고 해서 뭔가 그 장면이 정확히 그려지지 않는데 고래가 아기에게 수유하는 것은 정말 신기하면서도 보기 드문 광경이라고 합니다. https://youtube.com/shorts/-XvIBxgtt8k?si=40A9VT9REO_pEQud
먹이를 먹을 때 홍학들이 보이는 위엄 있는 망설임과 석호 가장자리 물 위에 쌓인 깃털 수백 개의 파르르 떨리는 움직임이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없었던 어떤 틈새를 벌려 놓는다. 상처받기 쉬운 연약한 마음, 그리고 새들에 대한, 또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우정 어린 마음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기이하지만 바다사자들은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무슨 일을 하려 하는지 이해한 것 같았다. 내가 한 바다사자의 머리에 걸린 초록색 그물의 마지막 몇 올을 자르려 할 때 녀석은 마지막 몇 올을 자르려 할 때 녀석은 나에게 저항하며 물려던 행동을 문득 멈췄다. 그러고는 물속에서 차분히 안정을 찾았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이 광경이 어떤 의미를 지녀야 하는 건 아니었다. 그저 어느 3월 오후 한가운데서 적도의 그 장소가 지니고 있던 존재감이었을 뿐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여기에는 생계를 유지하려 애쓰는 한 중년 남자가 있었다. 우리 가이드가 돈을 돌려달라고 했다는 걸 그는 가족에게 어떻게 말할까?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우정 어린 마음에 보리고래 아기의 수유하는 모습을 자세히 이야기 못 했을 것처럼 (번역가의 해석과 달리 제가 보기엔 작가가 미안해서 얘기 못했을 것 같습니다.) 시에라네그라의 화물트럭 운전사가 고장나서 처박힌 트럭 앞에서 망연자실하고 있는 모습에서 연민을 느끼는 작가의 마음 씀씀이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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