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저도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우리 나라도 북극곰처럼 옛날엔 호랑이가 위협적인 존재였지만 그만큼 인간과 가장 근접해서 인간으로 변신하기도 하고 인간을 어머니로 삼기도 하는 등 인간 사회와 밀접하거나 신성한 존재로 받아들이다가 80년대에 아예 멸종했는데도 올림픽 마스코트로 나오는 게 아이러니하군요. 북극곰도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ㅠㅠ
북극곰은 '환경보호'의 아이콘이 되어서... 인간들이 멸종하도록 두지는 않을 것도 같네요. 설마 북부흰코뿔소처럼 이미 너무 늦은 건 아니겠죠?
무엇이 여기에 속하고 무엇이 속하지 않는지에 관한 논의—예컨대 선호되는 식물은 무엇이며 뿌리를 뽑아야 할 식물은 무엇인가?—에서는 오랜 세월 인간 사회에서 이민자 문제를 논할 때 등장했던 것과 같은 종류의 대립된 의견들이 음험하게 움직이고 있다. 때때로 갈라파고스를 두고 격앙되는 논의에서는 인종차별적 언사, 이민 배척주의의 편견, 경제적 사리사욕의 메아리가 분명히 들린다. -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 밀리의 서재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작은 것들에 주의를 기울여, 나는 내게 말한다. 분명히 네 질문의 답이 아닌 것들도 자세히 살펴보라고. 오늘 네가 본 무언가에 관해 나중에 글로 읽을 기회가 있을 거라는 섣부른 가정은 하지 마.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 밀리의 서재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팔로산토. Palo santo(거룩한 나무), Bursera graveolens. 남미에서 자생하는 나무로, 독특한 향이 나서 스머지 스틱으로 쓰기도 하고, 향이나 향수의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저는 팔로산토 나뭇가지를 태우면 나는 독특한 향을 아주 좋아합니다. 먼 이국에서 자라나는, 향이 좋은 신성한 나무로만 알고 있다가 갈라파고스 편에서 발견하고 반가워서 이참에 식생은 어떤가, 어찌 생겼나 검색해 봤습니다. 찰스다윈연구소 홈페이지 DB(https://datazone.darwinfoundation.org/en/checklist/?species=232)에 따르면 대부분 기간 이파리 없이 지내다가 우기 때 잠깐 푸른 잎을 낸다고 하네요.
대부분 기간 이파리가 없다는, 올려주신 팔로산토 나무 사진을 보다가 마침 겨울인 지금 나뭇잎을 다 떨구고 추위를 견디고 있는 우리 주위의 나무들 생각을 하게 되네요. 줄기를 자세히 보면 당연하게도 나무마다 모양과 색깔이 다릅니다. 사람의 튼 손처럼 나무껍질이 거칠게 벗겨지며 더덕더덕 붙어 있는 줄기가 있는가하면 이 혹독한 날씨에도 핸드크림을 바른 손등처럼 매끈한 줄기를 뽐내는 나무도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모과나무의 줄기는 색깔이 미세하게 달라 바둑판 격자처럼 구분이 되기도 하죠. 이파리 새순이 돋고 화려한 꽃들이 펴 우리 눈을 현혹하기 전인 겨울 막바지는 신경쓰지 않으면 그 신비로움을 알아채기 힘든 나무 줄기에 눈길을 주기에 딱 좋은 계절입니다.
저는 봄에, 잎을 다 떨군 메마른 나뭇가지에서 새싹이 돋는 걸 볼 때마다 감탄하곤 해요. 검고 메마른 목질에서 연녹색 새순이 나오는 모습은 되게 이질적이기도 하고요. 나무박사님 유튜브 보니 줄기 모양도 다들 달라 잎이나 꽃, 열매 같은 게 없어도 줄기 모양만으로도 나무를 구별할 수 있다던데 하나하나 배워가면 참 재미있을 거 같아요.
네, 전 그 중에서도 은행나무 몸통에서 가끔씩 돋아나는 이파리 새순을 특히 좋아하는데요. 눈높이 아래라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갓난아기 손이나 발처럼 앙증맞은 연두색 잎이 정말 귀엽습니다. 보게 될 날이 얼마 안 남았네요.
저도 은행 좋아해요! 그 새순 돋는 모습도 늘 인상적이라고 생각했고요. 세상의 모든 은행은 다 같은 종이고, 아주아주 오랜 세월 동안 그 모습 그대로 살아왔다던데 그것도 뭔가 신비로움을 더하는 것 같아요. 제 프로필 사진이 가을의 은행잎들입니다.
계속 이어지는 나무 이야기 너무 좋네요. "세상의 모든 은행이 다 같은 종이고,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그 모습 그대로 살아왔다"는 걸 새롭게 알아갑니다. 저는 은행나무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앞으로는 더 자세히 보고 싶어졌어요. @dobedo 님의 프로필 사진이 가을의 은행잎들이라는 것도 방금 알았습니다. 모임방에서 채팅을 나눌 때는 보여지는 이미지가 작아서 잘 몰랐거든요. 나무에서 우수수 떨어졌을 잎들이지만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은 것 같은 모습이라 더 친근하고 좋네요.
나는 오랫동안 화가, 안무가, 작곡가 등 패턴을 만드는 재능이 있는 예술가들과 세상에서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들에 대한 반응을 표현하는 예술가들의 작업에 매력을 느껴왔다. 그들은 각자 소리, 색조, 움직임,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 가운데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요소를 골라내 거기 집중했다. 이 요소들이 성공적으로 조합되어 이음새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잘 이어지고 통합된 작품이 만들어지면 우리는 그것을- 입자물리학자들이 특이점을, 고대 그리스 철 학자들이 테오소포스, 즉 신성한 지혜를 아 름답다고 말할 때와 같은 의미에서-아름답다고 느낀다.
호라이즌 푸에르토아요라 1046/23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1987년 3월에 그 재판을 방청한 이후로 나는 다시는 이전과 같은 사고방식으로 오지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 열아홉 명의 얼굴과 연방 법정의 편협함이 만들어낸 광경을 늘 마음에 품고 다녔다.(또한 나 자신의 도덕적 망각에 관해서도, 타국의 여러 장소에서 벌어지는 부당함에 눈감게 하는 내 안의 무관심에 관해서도 더 자주 의심을 품었다.)
호라이즌 1071/23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괴로운 일을 상기하는 것이 반드시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음울하게 곱씹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런 회상에는 폭넓은 시야가 제공하는 안도감도 함께 따라온다.
호라이즌 1111/23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저도 이 문장에 밑줄 쳤는데 참 좋죠.. 참 사람의 심리는 모순이 가득하지만 그런 모순으로 얻는 통찰과 위안이 따로 있는 오묘한 섭리에 놀라곤 합니다.
거의 매일 광대한 공간에 둘러싸여 있던 다윈은 거기에 더해 라이엘이 제시한 엄청난 시간의 길이를 접하면서, 생물학적 진화라는 것이 장대한 세월에 걸쳐 아주 기나긴 길이 샛길들을 뻗으며 펼쳐지는 과정임을 깨달았다. 또한 이 진화라는 현상은 자기가 타고 있던, 꽤 대단하기는 하지만 그래 봐야 부차적인 영국의 기계보다 역사적으로 더욱 심오하고 무한히 더 복잡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다윈은 이 모든 생물학을 하나로 묶어주는 그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생물학적 제도諸島—각자 특징적인 생명-생태계로 이루어진 개별적 생물군계를 가지고 있지만 또한 이 모든 생물군계가 서로 미묘하게 연결돼 있어 분명히 다르면서도 동시에 비슷한 것(섬)들—의 본성이 무엇일지 고민했을 것이다. 틀림없이 그는 이곳 갈라파고스 제도의 생물학과 지질학의 관계에서, 바로 이 소우주에서 아주 새로운 무언가의 희미한 윤곽을 보았을 것이다.
한마디로 그는 하나의 종으로서 호모 사피엔스가 어떤 특정 방향으로도 나아가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즉, 호모 사피엔스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하기는 하지만 ‘향상’되고 있는 건 아니다), 인류에게는 ‘완벽’이라는 종점도 없다고 말한 것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그는 지도 없이 도덕적 진보를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 그가 한 말은 애초에 그런 지도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얘기였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쿡처럼 다윈도 기존의 지도를 가지고 갈라파고스를 항해하지 않았다. 그는 지도를 만들고 있었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역시 갈라파고스를 다윈의 진화론 이야기 없이 지나가면 섭섭하죠.. 애초에 인류가 나아갈 방향이나 종착점을 그릴 지도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종의 기원으로 주장한 다윈이 실은 그 어떤 한 가지 항해술이나 도그마에 기대지 않고 새로운 생물학의 방향을 제시할 과학의 지도를 만들고 있던 것도 아이러니합니다. 예전에 “Origin of Species”와 ”The Descent of Man, and Selection in Relation to Sex”는 워낙에 진화론의 고전이어서 읽었는데 비글호 항해기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종의 기원한국 진화 생물학계의 역량을 결집한 최초의 다윈 선집 '드디어 다윈' 시리즈 그 첫 번째 책.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이디어, 자연 선택을 통한 진화. 그 장엄한 사상의 조용한 탄생을 목격할 수 있는 <종의 기원> 초판이다.
인간의 유래 2<종의 기원>과 함께 찰스 다윈이 제창한 진화론의 핵심을 이루는 저작이다. 1859년 <종의 기원>에서 다루지 않았던 인간의 기원에 대해 다뤘다. 또한 자연선택의 개념 외에 '성선택'의 개념을 등장시켜 암컷과 수컷 같은 성에 따른 특징이 변화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다. 방대한 조사자료와 학문적 지식을 독창적으로 통합하는 다윈 특유의 논증을 만날 수 있다.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가 완역본으로 새로이 출간됐다. <비글호 항해기>를 두 번째로 번역한 장순근 박사는 기존에 출간된 책들의 번역 오류를 바로잡고 원문의 뉘앙스를 최대한 살려 고전적인 번역의 맛을 되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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