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다윈이 가르쳐준 것은 판다나 환도상어처럼 호모 사피엔스도 정해진 목적지가 없는 하나의 동물이며, 다른 모든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형태로만 알려져 있을 뿐이라는 것, 그리고 현재 보이는 형태는 예컨대 실러캔스처럼 아주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형태를 유지해온 경우라 해도 언제나 과도기적 형태일 뿐이라는 것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우리가 아는 한 다른 어떤 생명체도 호모 사피엔스만큼 정체성과 운명에 주의를 집중하지 않는다. 세계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자 하는 이 욕망이, 사람들이 조상들의 뼈를 그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 중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과거에 그들이 존재했고 어떤 식으로든 우리와 연관되어 있다는 단순한 사실은, 오늘날 자신이 간신히 끈에 매달린 채 점점 빨라지는 문화적 변화의 거센 바람에 시달리는 풍선 같다고 느끼는 한 종의 동물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호라이즌 자칼 캠프, 814/1547,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조상들은 우리에게 역사적 의미는 전해주지만 미래를 안내해주지는 못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해당하는 것은 다른 모든 동물에게도 해당한다. 과거에 아무리 대단한 역사를 지나왔더라도, 우리는 비유적 의미에서 매일 진화의 어둠 속에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필연적으로 생물학적인 존재이므로 그 무엇도 우리를 멸종으로부터 보호해줄 수는 없다.
호라이즌 자칼 캠프, 815/1547,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막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 시대에는, 듣는 이에게 공황이나 공포를 불어넣거나 억압하기 일쑤인 권위적 전문가들의 과도하게 자신감 넘치는 선언들보다는, 혼돈스러운 문화적 힘들에 따라오는 역설과 모순에 직면해서도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 같다.
호라이즌 자칼 캠프, 816/1547,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진화생물학자들 사이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에 대한 관점 하나는, 그들이 위기에 처한 환경에도 아랑곳없이 특정한 정통적 신념을 고수하느라 스스로 함정을 팠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문화는 진보한다는 신념 또는 사회적 동물이 개인의 물질적 부를 추구하는 일은 정당하다는 신념이 그들을 함정으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호라이즌 자칼캠프, 818/1547,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이 함정에 대처할 유망한 첫걸음은 전세계 다양한 전통에서 내려오는 지혜를 한데 모으는 것일지도 모른다. 생존을 위한 그들의 철학은 다윈이 모든 생물학적 현상에 내재해 있다고 암시했던 바로 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의 소산이다.
호라이즌 자칼 캠프, 818/1547,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내가 자선이라고 생각한 행위가 그 사람에게는 자기 삶의 원칙을 훼손할 수도 있는 것을 거부할 기회였다.
호라이즌 자칼 캠프, 835/1547,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생명의 그물망? 가지치기를 그린 그림을 보면서 작년에 읽었던 리처드 도킨스의 '조상 이야기'에서 나온 웹사이트가 생각나는데요. 생물의 가지를 따라 올라가서 Eubacteria, Archaea 등의 생명의 나무에서 각 가지들을 줌인 줌아웃 해볼 수 있는 사이트인데 관심 있으신 분은 들어가서 둘러보세요~ https://www.onezoom.org/life/@biota=93302?otthome=%40_ozid%3D1#x1409,y1209,w2.0783 https://www.onezoom.org/introduction
재미있는 사이트네요. 진도가 빠르셔서 그냥 넘겼다가 이제서야 찬찬히 지나간 댓글들을 읽으면서 접속해 보았습니다!
때로 밤에 약한 산들바람이 불어와 아카시아 가지들을 부드럽게 흔들 때,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그 살랑거림은 별들의 콧노래처럼 들리고, 저 하늘 별들의 반짝임은 현악기에서 활의 움직임에 따라나오는 배음들인 것만 같다. 그런 밤이면 나는 저 복잡하게 뒤얽힌 크고 작은 가지들이 분기된 모양을 보며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인류 진화의 패턴을 끼워 맞춰보기도 한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괴로운 일을 상기하는 것이 반드시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음울하게 곱씹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런 회상에는 폭넓은 시야가 제공하는 안도감도 함께 따라온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특정 종에 속한 한 개체의 운명과 그 종 자체의 운명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러니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자신의 아이에게 큰 희망을 품고 있는 부모가 동시에 인류의 운명에는 절망하는 부모일 수도 있다. 산업혁명으로 인간의 환경에 일어난 급격한 변화들이 우리를 그토록 불안하게 하는 이유는, 그 변화들로 우리가 좋은 미래를 맞이할 거라는 예상을 할 수 없기 때문은 아니다. 어차피 우리가 그런 예상을 할 수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보다는 오히려 호모 사피엔스가 처한 물리적 환경의 대대적 변화들이 과학자들이 보기에 전례 없는 속도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왜 당신은 나의 집에 들어올 때 노크를 하지 않았는가? 왜 내 집에 들어오기 전에 당신이 원하는 게 무엇이라고 설명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카모야가 한 말은(그도 편한 마음으로 말한 건 아니지만), 그에게 허락을 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과거의 방식이며, 이제는 일이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호라이즌 51%,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나키라이는 우리가 야영하기로 한 케리오 강가의 아카시아나무숲이 있는 곳을 가리키는 투르카나어 지명이었다. 카모야는 나키라이가 ‘자칼들의 장소’라는 뜻이라고 내게 가르쳐주었다.
호라이즌 52%,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025830.html 혹시 이분이 카모야 일까요... 카오먀의 흔적을 찾아보려고.. 구글 뒤지는 중입니다 ㅎ
@오구오구 네, 제 눈에도 카모야 같아요. 그런데 실제로는 카모야가 리처드 리키보다 나이가 조금 많아요. 카모야는 실제 태어난 연일시를 정확하게 알지 못해서 1938(?). 1939(?). 1940년(?)으로만 파악하고 있었고, 리처드는 1944년 12월 9일이니까요. 그래도 둘 다 2002년에 6개월 간격으로 세상을 떴으니 평생을 함께한 동료이자 친구로 지내다 비슷한 시간에 작별했네요.
아.. 같은 사진을 다른 곳에서 발견했는데 카모야가 아니라 케냐의 대통령 Uhuru Kenyatta라고 하네요. https://zimfieldguide.com/matabeleland-north/richard-leakey-fossil-hunter-and-champion-elephants
어머나 그러네요~ 왠지 두분이 평생 같이 했다고 하니 어딘가 사진이 남아있을거 같아요
어머, 몰랐어요. 비슷한 시기에 작별했군요....
어렸을 때 나는 지도에 마음을 홀딱 빼앗겼다. 지도는 멋진 여행을 통해서야 가능해지는 광범위한 현실과 그 여정을 이루는 장소들의 특수성을 2차원 공간 위에서 한데 통합해낸다. 지도를 들여다본다는 건 여정이 그릴 궤적과 그 여정을 구성할 순간들을 동시에 상상하는 일이다.
호라이즌 52%,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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