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 있는 원숭이와 고슴도치를 비롯한 작은 포유동물들이 철망이 쳐진 금속 우리 안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한 노점에서는 광주리에 죽은 귀뚜라미와 애벌레를 더미로 쌓아두었고, 그 위에 빨랫줄처럼 쳐둔 줄에는 참새 비슷한 새 수십 마리를 발을 묶어 매달아두었다. 이것은 16세기 화가 피터르 아에르천(1508~1575)이 그린 중세 정육 시장의 풍경이 단순히 세월을 뛰어넘어 재현되고 있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가 마지막 남은 생물들까지 다 죽이고 소비하기 시작할 때,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였다. ”
『호라이즌』 62쪽,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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