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만델라가 감옥에서 나온 게 1990년 2월이었고 그 직전이라고 하니 아마 89년 정도가 아니었을까 하는데요. 실은 80년대 후반에 이미 아프리카의 클로로퀸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내성을 보이고 있었고 이는 동아프리카에서 특히 심했습니다. 즉 의사가 클로로퀸 내성이 그쪽에 별 문제 안 될 거라는 말은 말짱 헛말..;; 클로로퀸 뿐만 아니라 artemisinin 빼고 거의 모든 항말라리아제가 내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되는 건 Plasmodium falciparum이겠고 한국은 주로 Plasmodium vivax인데 요즘엔 vivax에서도 간혹 chloroquine 내성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그리고 말라리아 의심되는 환자들 중 falciparum도 꽤 나옵니다. 해외여행이 늘어나서..
저는 클로로퀸밖에 모르는데 약이 다양하고 많네요 뭔가 감염내과 선생님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ㅎ
감염내과는 아니지만 저희 학회에서도 매년 증가하는 새로운 신흥(?) 전염병의 위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말라리아 말고 뎅기열도 요즘 걱정이 되는데 이 또한 증가하는 국제적 이동 및 지구온난화 때문에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결국 내성이 자꾸 생기는 약보다는 아예 모기들을 wolbachia라는 프로바이오틱으로 감염(?)시켜서 말라리아 기생충의 전파를 막는 방법도 개발시키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주말동안 다녀온 학회에서 모기로 인한 뎅기열, 니파바이러스, 조류독감, 에볼라 등 새로운 신흥 감염병 후보들로 거론되고 있는 병에 대해 공부하고 왔는데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바이러스나 세균 등 병원체들은 더욱 더 빨리 변하고 진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 책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앞날을 향해 준비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코로나 팬데믹 덕분에 정말 이런 담론이 더 와닿는 것 같아요.
제2의 코로나가 임박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무섭네요 ㅠㅠ 말라리아 기생충 전파를 막을 획시적인 방법도 개발되고 있군요. 저는 이런 담론을 읽으며,, 난 지금 뭘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백신회사 주식을 사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ㅎㅎㅎ
역시 현자의 선택! 따봉 추천 종목 좀...ㅎㅎ
아, 주식 무식자라... chatGPT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ㅎㅎ Johnson & Johnson (JNJ): 다양한 사업 부문과 안정적인 실적 덕에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경우가 있음. 여러 치료제와 백신 등 다양한 제품 라인이 견실한 성장 기반이 될 수 있음 Pfizer Inc. (PFE): 강력한 백신 파이프라인과 최근 성과 덕에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종목임. 전통적인 제약 기업으로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음 Abbott Laboratories (ABT): 진단 및 의료기기 분야에서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음.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진단 관련 제품 수요가 높아지면서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있음
그믐에서 종목 추천까지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ㅎㅎ 제약 스타트업체에 투자했다가 홀라당 말아먹은 경험이 있어서 비록 대형회사들이긴 하지만 제약주들의 이름을 보니 살이 떨려오네요. ㅋㅎ 한 집념어린 과학자가 스페인 독감 유행 후 수십 년이 지나 동토에 묻혀있던 스페인 독감(1918년 대유행하여 최대 5천만명 사망 추정, 3•1 운동 일어나기 한 해 전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유행)으로 죽은 환자를 찾아내어 그대로 얼어있던 폐에서 바이러스를 빼내 정체를 분석했더니 그게 조류 독감이었다는 이야기를 얼마 전 우연히 tv에서 봤습니다. 패널로 참석한 수의학자께서 다른 종간에는 바이러스가 잘 전파가 안 되는데 전파가 되는 경우 무서워지는 것이라며 스페인 독감의 경우 조류->돼지->사람으로 전파되어 치사율이 높았던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요즘 비슷하게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종간 바이러스 전파에 안전하다고 알려진 젖소들이 최근 미국에서 조류 독감에 걸리고 있다면서요. 이게 사람에게 넘어오면 코로나 이상으로 위험하다고 우려하더군요.중국에서 제2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는 등 걱정스러운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까지 들으니 정말 바이러스가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극이나 북극의 오래된 빙하가 녹으면서 고생대 바이러스가 노출되었을 때 무슨 문제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읽었던 생각이 나네요. ㅋㅎ
엇. 스페인 독감의 정체가 조류독감이었군요. 전부터 궁금했는데 이미 연구가 된 걸 저 혼자 궁금해하고 있었네요. ^^;;;
여기서 인류가 두려워해야 할 상황은, 호모 사피엔스가 스스로 지구를 지배하는 종이라 자처해왔음에도 그들이 지구 거의 모든 생태계를 지배한 결과가 자신들까지 잠재적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호모 사피엔스가 멸종하더라도 그 일은 단순히 계속되는 진화의 한 양상이며, 생명이 맞이할 생물학적 미래로 여겨질 것이다. 다만 그 생명에 인류는 더 이상 포함되지 않을 뿐.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이나오랑 고헤이가 생김새가 비슷하다는데;; 전 오히려 이나오가 우리나라의 신장대와 더 비슷한 느낌이 드네요.
우리는 ‘보조를 맞추지’ 못하는 특정 사람들의 무능함에 관해, 편협하거나 비관용적으로 보이거나 차별주의자나 외국인 혐오자로 비춰질까 두려워 공개적으로 말하기를 꺼린다. 주변화되거나 박해당하는 집단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지 못하는 것은 인류의 최근 역사에서 한결같이 보이는 특징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언젠가 나는 책상에 앉아, 여러 다양한 문화의 공동체에서 만났던 어른들에게서 관찰한 특성들을 써 내려갔다. 그들끼리는 대부분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그 어른들은 생명을 더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그들은 주변 모든 생명에 대해 온화한 감정을 품고 있으며, 감정이입의 그릇이 남달리 큼지막하다. 그들은 다른 성인들보다 훨씬 더 다가가기 쉬우며,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아이를 낮추어 보거나 아기 취급하지 않고 오히려 아이가 느끼는 경이의 감각을 인정하고 북돋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너무 멋있어서 여러 번 읽었습니다. 저는 아직 어른이 아니군요.
마지막으로 어른들은 마치 사라지는 것처럼 기꺼이 평범한 삶 속으로 스며든다. 그들은 청중도 인정도 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며 주변 사람들도 그들이 누구인지 안다. 그들은 자기가 누구인지 말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이 문장도 너무 좋네요. 사라지는 것처럼 기꺼이 평범한 삶 속으로 스며들기라.
와 멋진 문장이네요.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 중 '나의 아저씨'에서 나오는 '어른'이란 노래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거기서 나온 주인공 아이유가 그런 '어른'들을 만나가며 변화해가는 동화같은 드라마 같았어요. 우리 사회는 정말 그런 어른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 듣는 사람.. 그리고 그들은 나라는 단어를 한 번도 쓰지 않고도 오랫동안 이야기 할 수 있다... 어른을 만나고 싶네요.
'나'라는 단어를 아주 많이 쓰고 남의 말 잘 안 듣는 저는 굉장히 찔렸습니다. ㅠ.ㅠ
화제로 지정된 대화
내일 2월 20일 목요일부터 주말까지는 5장 '포트 아서에서 보타니베이까지'를 읽습니다. 북극권, 갈라파고스 제도, 동아프리카 찍고 오스트레일리아로 갑니다. 내일은 한국어판 종이 책 기준 628쪽까지 읽고, 금요일, 주말까지 세 번에 걸쳐서 나눠 읽는 일정입니다. 5장은 저자가 1990년대와 2000년대 여러 차례 오스트레일리아를 여행한 내용이 중첩되어 있습니다. 극적인 구성도 있고, 메시지도 분명해서. 저는 책 속의 책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 장만 따로 떼서 한 권의 단행본으로 묶어도 손색이 없는 장이라고 생각해요. 책 전체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장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합니다. 시작은 1996년 4월 오스트레일리아 남쪽의 태즈메이니아 섬 포트아서의 관광지가 된 옛 감옥을 시인 피트 헤이(Pete Hay)와 방문하는 여정으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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