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한번은 오리건으로 찾아온 호주 친구와 저녁을 먹던 중에도 브라이언트의 이름이 나왔다. 태즈메이니아 출신 여성인 이 친구는 호바트에서 학습 장애 어린이를 가르치는 특별반에서 다른 남자아이 네 명과 함께 브라이언트를 가르쳤었다고 말했다. 다섯 명 모두 난폭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친구에 따르면 그중 두 명은 후에 자살했고, 다른 한 명은 브라이언트처럼 살인을 저질렀다. 친구는 브라이언트의 특징을 둔하고 내성적이며 침울했다고 표현했다. 항상 정신이 산만해 보였다고도 했다. 그리고 외로워 보였다고. 친구는 브라이언트가 서프보드를 산 건—그는 서핑을 할 줄 몰랐다—자기를 거부했던 다른 서퍼들 무리에 끼고 싶어서일 거라고 생각했다. 유산을 좀 물려받았을 때는 그 돈으로 몇 차례 캘리포니아로 여행을 갔는데, 순전히 디즈니랜드에 가기 위해서였다. 그것도 혼자서.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범죄는 나쁘지만 그 누구도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인간의 어마어마한 실책들과 현실 정치의 결정들, 개인적 과오들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고되게 분투하며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어쩌면 인간이 끝없이 부도덕해지고, 테러리스트가 되고, 권력과 거대한 특권을 좇고, 자신이 옳다고 보는 일이면 무엇이든 신에게 권한을 부여받은 일인 양 당당히 자행하는 존재라는 걸 목격하면서도 눈도 깜짝하지 않을 만큼 단련되었는지도 모른다.
호라이즌 681,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전통적 사회에 속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에서 그 사람이 다른 어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계획을 세우는 일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그 어른이 자신들에게 요구하는 대로 하는 것을 자율성을 빼앗기는 일로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그 어른이 “나를 따르라”라고 말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의 지도 원칙은 아무도 낙오하게 남겨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호라이즌 705,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이런 지도 원칙.. 정말 제일 지키기 어렵지만 어찌 보면 가장 지도자로서 본질적인 원칙이네요..
그들처럼 보는 것이 어떤 땅을 더 온전하게 볼 수 있는 방식이라는 건 분명했다.
호라이즌 1777/23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그 침묵의 이유는 말로 된 언어가 문장 구성 방식과 어휘들을 동원해 한 장소를 이루는 세부들을 단 하나의 의미로 축소하고 다른 해석들은 배제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닥불가에 둘러앉아 나누는 대화는 종종 은유적이고 심지어 우화적이어서, 여러 유형의 정신을 작동시키고 여러 수준의 사유를 가능하게 한다.
호라이즌 1798/23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영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들 가운데 가장 성공한 미국은, 이어서 스스로 무시무시한 식민주의자가 되어 자신들의 정치제도와 경제성장 정책을 다른 나라들에 강요했고, 미국 기업의 세계적 활동을 방해하지 않겠다고 동의만 하면 심지어 군사 쿠데타와 군사정부까지 지원하고 암살도 기꺼이 승인했다. 동시에 미국은 자신들이 반대 의견을 전할 경우 심각한 경제적 긴장이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아파르트헤이트 같은 제도화된 사회적 불의에도, 수하르토와 이승만 같은 고압적 독재자들에 대해서도 모르는 척 눈감아주었다.
호라이즌 71%,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앗, 이승만을 언급해주니, 반갑고 감사하네요. ㅠ
이 작업이 내게는 풍경보다도 더 큰 무언가를 (부분적으로) 복원할, 인간 행동의 어떤 유형의 시초처럼 보인다. 이 행동은 인간의 생명도 포함하여 모든 생명이 살아갈 터전을 제공해줄 것이고,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산업도 더 이상 확장되지 않고 축소되는 신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호라이즌 73%,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언젠가는 산업도 더 이상 혹장되지 않고 축소되는 신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 진짜 그럴까요. 저는 조금 회의적입니다만... 자연의 회복력이 인간이 파괴하는 것보다 더 빠르길 바래봅니다
인종과 문화에 대해 수구적 적의의 태도를 견지한다면 전쟁 외에 다른 미래는 없다. 그리고 모든 풍경은, 천천히 쌓여가는 변화든 무시무시한 속도의 변화든 언제나 다른 풍경으로 변해가는 중이다.
호라이즌 73%,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붉은허리토끼왈라비. 이름에 토끼가 들어가지만 캥거루족이라네요. 캥거루 같아요 ㅎㅎ
앗, 이렇게 생겼군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귀엽네요. 오구오구님 말씀처럼 캥거루 같기도 하고, 책에서는 '경멸적으로' 스피니펙스쥐라고도 부른다는 문장이 있었는데, 정말 쥐랑도 닮은 것 같아요.
그러게요 저도 이게 토끼라고? 꼬리 땜에 저에겐 더 쥐같아요. 근데 또 캥거루족이라니...지구에만도 너무 다양한 생명체 (지금 미키7 읽고 있어서 우주에 다녀온 느낌인지라) 아참 서호주 편에서 핑크솔트 봤어요. 다 색소섞어 만든건줄 알았는데 심지어 호수에서! 저 자연에 무관심이었는데 이렇게 또 세계가 넓어지는 경험 근데 책과 티비로만 ㅎㅎ
아 미키 7 읽고 계시는 군요? 저는 그거 처음 나왔을때 친구들하고 원서로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영화도 진짜 기대됩니다. 크레바스와 광활한 얼음 평원 우주. 봉감독님이 어떻게 그리셨을지 진짜 기대되요 ㅎ
오늘 새벽까지 '반물질의 블루스' 다 읽었어요. 반 정도 읽었을땐 원서로 읽고싶었는데 다 읽고나서 원서로 안 읽기 잘 했다는 생각이! 머리 한웅큼 빠질뻔~~ 전 러시아 책 읽을 때 만 앞장 이름표에 라벨링하고 보면서 읽어요. 안 그랬다간 죄다 처음 등장인물이라 ㅎㅎ
후속작이 반물질의 블루스군요~ 바쁜 일좀 정리되면 읽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그쵸? 이렇게 생긴 쥐라면 꽤 귀여울 것 같아요. 호수에 있는 핑크 솔트라니! 보고 있으면 기분이 묘할 것 같습니다(약간 환상같은 느낌?). 저에게 핑크 솔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사실 핑크 솔트로 된 치약이....(음, 죄송합니다) 아무튼 저도 광활한 자연 풍경의 경이로움을 자주 접하지는 못하지만요. 이 책으로나마 더듬더듬 배워가는 게 신기하고 좋아요. 모임분들이 참고 자료(?)로 올려주시는 사진과 영상, 글 읽으면서 알아가는 부분도 많고요. 비록 간접 경험만 차곡차곡하고 있지만, 다음에 어딘가에서 이 책에서 봤던 지명들을 다시 만나면 그때는 더 확실하게 기억될 것 같아요( @siouxsie 님이 EBS에서 서호주편을 보고 반가워하신 것처럼요). 그렇게 경험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저도 꽤... 꽤...? (라고 말했다)
저도 집에서 핑크솔트치약 써요 향기가 좋아요 데헷 우린 방구석 독서가 겸 여행가인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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