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오구오구 저는 잠시 숨 돌리는 시간입니다. 『여행~』도 좋고, 만약 『로저 애크로이드 살인 사간』을 읽으셨다면 『누가 로저~』도 재미있게 읽으실 거예요!
『여행~』은 이런 글에서도 써먹었답니다. * 다시 하루키로 돌아가자. 그가 옴진리교 신자(가해자)를 인터뷰했을 때, 그는 모두에게 공통 질문 하나를 던졌다. ‘당신은 사춘기 때 소설을 열심히 읽었습니까?’ 노! 그들은 “소설에 흥미가 없었고, 위화감까지 있는 듯 보였다.” 하루키는 ‘이야기’를 싫어한 그들이 허무맹랑한 사이비 교주의 이야기를 ‘진실’이라고 믿었던 역설을 깊이 숙고한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나는 피에르 바야르의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여름언덕, 2012)을 떠올렸다. 가벼운 제목의 이 책은 사실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철학책이다. 바야르는 이 책에서 ‘사실’과 ‘허구’를 또렷하게 구분하는 일이 가능한가? 나아가 세상의 ‘진실’을 드러내는 데에 때로는 ‘사실’을 나열하는 일보다 ‘허구’가 유용할 수도 있음을 이야기한다. 하루키가 옴진리교 테러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를 인터뷰하고 나서, 그 이면의 삶의 진실을 말하고자 소설 《1Q84》로 옮겨간 이유도 이 때문이다. 2006년에 시인으로 데뷔한 마야가 《그 여자는 화가 난다》를 단순한 기록을 넘어서 ‘화가 난다’라는 라임이 반복되는 기나긴 “랩”으로 구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노아가 도저히 웃어넘길 수 없었던, 생사가 왔다 갔다 했던, 자신의 성장기를 유머로 포장한 것도 그것이 삶의 진실을 좀 더 드러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다음 차례는 당신이다.
머리식히고 싶을 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인줄 알았는데 @YG 님의 소개를 읽고 나니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될 책 같네요. 서문인가에 아무리 책을 많이 읽는 사람도 이 세상에 나오는 모든 책을 읽을 수는 없다는 글귀(대충 이랬던 것 같습니다)를 보고 ‘맞아. 한 0.000..1%라도 읽을 수 있으려나?’ 생각하며 마음이 가벼웠었는데요. @오구오구 님, 어쨌든 다 읽고나서 기회가 온다면 짧막한 소회라도 어딘가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 @YG 님이 추천해 주신 책 중에 이 책들이 가장 읽고 싶고, 보면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책이네요! 감사합니다 근데 읽지 않은 책과 가지 않은 곳에 대해 왜 얘기해야 하는 거죠? ㅎㅎ 누구 꼬셔야 할때 필요한 항목인 건가요? ^^ 어여 가서 읽어 봐야겠어요
하... 이 책, 그림체만 다시 봐도 웃음나네요. 읽으면서 어찌나 웃었던지. 저는 이 책을 하필 도서관에서 읽어가지고 웃음 참느라 힘들었던 기억도 납니다. 시쳇말로 '병맛'코드가 가득해서요.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은 본인들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엄청 웃긴데, 또 너무 진지하니까 더 웃겼던. 연인과 독서모임 관련 이야기할 때마다, 회자되듯 이 책도 종종 언급하는데요. 서로 제목만 말해도 엄청 웃습니다. "아 그 사람들 진짜"라며...
아아!!! 저 익명의 독서중독자 2권이 드디어 나왔을 때 마치 10년만에 나오는 도나 타르트 책이 나왔을 때처럼 반가워서 춤을 췄다는..;; 그나저나.. 이 독서중독자들의 뼈때리는 팩폭을 어찌 합니까..ㅋㅋㅋㅋ 저도 실은 이 책처럼 자꾸 앞에서 했던 이야기 다시 언급하지 않으면 앞 내용이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과연 그믐지기분들 중 상당수가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을 매우 애정하시군요. 우리 마음을 알아줘서 그렇겠죠?
변태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의 온도 때문에 살짝 놀랄 수 있지만, 저는 이런 변태라면(?) 환영입니다. 리딩크루의 순기능이 아닐까 싶어요. 책임감이 생기지만 기분 좋은 책임감이라 의무감이 없어 산뜻하달까요. 일단 하고 나면 무조건 기분 좋은 것!? 다 같이 읽으면 신경써서 읽는다는 점도, 게시판을 보면서 놓친 부분을 짚게 된다는 점도 다 너무 공감됩니다. 그래서 그믐은 짱입니다. 결론은 항상 이러합니다(하하하).
저도요. 작가님:) 그믐에 들어와있으면 약간 시공간이 불리된 안온함이 있어요. 언제 어디서나 들어올 수 있고, 이곳에는 '함께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다'는 느낌에서 오는 든든함이랄까요. 어두운 골목길에 24시간 불을 밝혀놓고 있는 가게처럼요(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흑흑). 사실 책을 읽는다는 건 고독한 행위인데, 그 고독을 함께 엮어가는 이들이 있다는 게 삶에 큰 행복입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책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근본적인 외로움 때문이었는데요(인간에게서 채울 수 없는 갈망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책이라는 평생 친구를 찾은 거죠. 근데 책이라는 친구를 만나고 보니, 이 세계가 얼마나 깊고 광활한지 해가 갈수록 더 깨닫는 것 같아요.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음 이론의 가정들은-내가 보기에는 거의 필연적으로-여러 전통 사회에서 그 집단을 위한 결정을 (다른 어른들과 함께) 내릴 어른으로 누군가를 추대하고 폭넓게 지지하는 기준이 그 사람의 나이가 얼마인지 혹은 얼마나 지적인지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더 중요한 것은 감정이입하는 능력, 다른 관점들도 존중할 수 있는 능력이다.(이 어른들의 또 하나 공통된 특성은 역사적 상상력이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과거에 사람들이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효과가 있었던 방법과 없었던 방법에 관한 기억을 세심히 참고한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서로 깊이 이해하는 사람들, 그들의 유서깊은 문화의 토대를 형성한 은유들과 사고 패턴들을 가져와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하려면 진보와 개선에 대한 서구인들의 몰두는 옆으로 밀쳐두어야 한다.(다윈이 어느 종에게나 생물학적 진화의 과정에서 중요한 건개선이 아니라 새롭거나 변화하는 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을 때, 그는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가 서구식 사고의 상당 부분과 근본적으로 상충할 것임을 알리고 있었던 셈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자신들의 안녕이 아니라 인류의 신체와 정신의 건강을 가장 우선시하는 일은 오늘날 정부도 기업도 군대도 못 하는 일이며, 이 일은 특정한 통치 형식이나 경제적 조직이나 종교적 확신을 최우선시하는 충성심에서 자유로운 사람들, 그리고 개인의 출세나 문화적 우월성에 큰 무게를 두지 않는 사람들이 함께할 때만 이룰 수 있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서구의 민주적 통치 모델은 모든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개념에 기반을 둔다. 하지만 서구에서 그 개개인의 목소리는 “나를 따르라!내가 길을 알고 있다!"라고 외치는 카리스마 있는 인물들에게 묻히고 포섭되는 일이 많다. 전통적 사회에 속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에서 그 사람이 다른 어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계획을 세우는 일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그 어른이 자신들에게 요구하는 대로 하는 것을 자율성을 빼앗기는 일로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그 어른이 “나를 따르라”라고 말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의 지도 원칙은 아무도 낙오하게 남겨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오스트레일리아 섬? 대륙? 이야기를 읽고 지금은 남극 대륙 이야기를 읽다보니 문득 두 대륙의 크기가 궁금해졌는데 지도는 평면이라 잘 비교가 안 되더라구요. 그래서 집 한 구석에 쳐박혀있던 지구본을 꺼내 봤습니다. 남극 대륙이 훨씬 크네요. 게다가 지구본을 슬슬 돌려보니 아르헨티나 남단과 남극의 북단이 생각보다 훨씬 가깝습니다. 뉴질랜드와 남극보다 말입니다.
@오구오구 @밥심 남극으로 넘어가셨군요? 남극 대륙이 오스트레일리아보다 거의 두 배는 넓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유럽의 130퍼센트 정도의 크기고요. @밥심 님 말씀처럼 평면 세계도 때문에 생긴 왜곡이 심하죠. (특히, 아프리카 대륙의 광활함이 묻힙니다.)
엇! 지구본 너무 오랜만인데요(반가워라). 이렇게 사진으로 올려주시니 눈에 쏙 들어옵니다.
그 장치는 우리가 있는 곳에 관해 그 외에 다른 건 알아낼 능력이 없다. 이를테면 콜리플라워 꽃송이 같은 뭉게구름들이 흘러가는 건 알아차리지 못한다. 새들의 무리가 재빠른 날갯짓으로 우리 위를 날아갈 때 하늘의 저 광활함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도. 혹시 비가 내렸다면 이 모든 풍경이 어떻게 달라졌을지도. 그 숫자들은 어느 집의 주소처럼 하나의 입구를 가리키고 있었다.
호라이즌 1842/2340,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공동체는 왜 무너지고 있을까? 공동체를 다시 세울 수 있을까? 가장 작은 공동체인 부부를 응집시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속한 전통적 공동체들과 단절된 상태를 유지하기로 선택했을 때, 또는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에 전혀 관심이 없는 타인들과 함께하기로 선택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나는 존에게 말했다. "예전에 한 신학교 수님이 종교를 갖는다는 건 확신을 갖는 일 이 아니라 불확실성과 함께 살아가는 일이라 고 말씀하셨지. 의심을 편안히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어떤 심원한 신비에 대해 품었던 존중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라고."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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