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D-29
26일 새벽 완독했습니다. 호라이즌과 함께한 한달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책 뒤에 지도가 있었네요~ 전자책으로 안보았으면 닳도록 넘겨보았을거 같을 지도네요. 지리 잘 모르지만 지도 보는게 좋습니다. 다음달에 또 뵐게요.
저도 방금 막 완독 했습니다. @오구우구 님 공유 자료 많은 도움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저 바깥에, 저 길 끝 바로 너머에, 언어와 열렬한 믿음 너머에, 누구든 우리가 충성을 바치기로 선택한 신들 너머에 무엇이 존재하는가? 우리는 그 선을 넘어갔던 여행자들이 돌아와 거기서 자신들이 본 것을 우리에게 말해줄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지금 우리는 그 다른 땅에서 우리를 부르는 소리를 더 잘 듣기 위해 고개를 그쪽으로 기울이고 있을까? 그 부름은 그 머나먼 장소와 우리 내면 깊이 살고 있는 것을 묶어주는 선율로서, 해마다 힘겹게 밀라그로를 만드는 수고와 오직 기적만을 믿는 마음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찬가로서 우리에게 도착한다.
호라이즌 869,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우리가 아무 말 없이 느꼈던-나중에 서로 이야기 나눈-감정들에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상냥하고 다정한 마음, 높이 솟아오르는 희열의 순간들이 있었다. 다른 어떤 장소보다 죽음이 가까이 도사리고 있는 듯한 남극에서는 누구나 이 펭귄들처럼 명백히 살아 있는 존재들에게 강렬히 끌릴 수밖에 없다. 이 자유로운 동물들에게 느끼는 친밀함, 그들과 공통의 운명을 함께한다는 느낌은 다른 어느 곳보다 이곳에서 더 깊이, 그리고 훨씬 더 빨리 다가오는 것 같았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내가 남극 대륙을 그토록 자주 다시 찾은 것은 그곳이 다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종류의 위안을 주기 때문이란 사실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내가 생각하기에 윌슨의 세상과 우리의 세상이 다른 점 가운데 윌슨을 가장 걱정스럽게 했을 차이점은 그가 새로 배우고 적응해야 할 과학의 발전들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과 야심에 일어난 변화들, 그중 무엇보다 장기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서 문제적 기술들을 개발하거나 장려하는-그리고 열렬히 포용하는-일일 것이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윌슨은 차분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편안해하는 사람이었다. 만약 그가 21세기 초에 남극점 기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둘러앉아 그들의 대화를 듣고, 저녁에는 우리처럼 BBC 국제 뉴스를 들을 수 있었다면, 나는 그가 자신이 과학적으로 모르는 게 많다고 느끼기보다는-과학은 금방 따라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자신의 도덕적 의식이 이 시대에는 케케묵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느꼈을 것 같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남극을 의인화해서 말해보자면, 남극은 누가 어디에 도착했든 또는 무슨 일이 있었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승자'와 '패자'를 구분한 것은 사람들이었고, 그런 구분을 하지 않는 이들이 있었다면 그 역시 사람들이었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호라이즌이 마무리되어 가네요. 전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댓글만으로도 한 권이 채워질 것 같은 모임입니다ㅎㅎ 3월은 미비했던 책, 일 마무리하며 보내려고요. 벽돌책은 4월에 찾아뵙겠습니다.
저도 진행중이에요. 호주여행이 반쯤 남아있지만, 이번주와 다음주는 밥먹을 시간도 없이 바쁠 예정이라 그 담주에나 마무리할 거 같지만, 천천히 제속도로 여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오뉴님의 완독도 응원할게요. ^^
인류의 운명을 정부와 세계적 기업들의 의제를 중심으로 계획하는 논의를 들을 때, 너무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그 자리에 ‘가장 훌륭한 정신’을 지닌 사람들이 참석하는 일이 드물다는 사실에 나는 자주 두려움을 느낀다. 마음이 높은 수준의 지향성에서 작동할 때 분별력과 감정이입 능력이 가장 크다는 마음 이론 심리학의 이론이 옳다면, 그리고 지구 기후 혼란, 해양 산성화 등 지구 환경문제는 높은 수준의 세계적 협력 없이는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게 현명하다면, 극단적 국수주의자들과 외국인 배척주의자들이 권력과 권위를 쥔 위치에 있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FiveJ @오구오구 두 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2월 『호라이즌』과 함께 풍성한 한 달로 기억하신다면 기분이 좋겠습니다. 다른 분도 아직 사흘의 시간 여유가 있으니 각자 호흡대로 천천히 읽으시길 바랍니다. 오늘 2월 26일 수요일은 '그레이브스누나탁스에서 포트패민 도로까지' 세 번째 부분을 읽습니다. 오늘 읽을 분량에서는 아문센과 스콧이 주인공이죠. 둘의 이야기는 앞에서 소개한 『얼음의 제국: 그들은 왜 남극으로 갔나(An Empire of Ice)』(2011)에서 자세한 맥락을 확인할 수 있으니 좀 더 관심이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번에도 어김없이 3월 1일이 찾아왔습니다. 여러분에게 3월 1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부끄럽지만, 저는 3월 1일의 의미를 교과서에 박제된 내용 이상으로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어요. 그저 매년 찾아오는, 봄을 맞이하는 휴일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유관순’ 같은 이름을 떠올렸을 뿐이고요. 그러다, 책 한 권을 읽고서 3월 1일을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권보드래의 『3월 1일의 밤』(돌베개)을 읽고 나서입니다. 사실, 전부터 궁금하긴 했습니다. ‘방송도 인터넷도 소셜 미디어도 없던 그 시절에 들불처럼 번져나간 만세 운동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때 전국 방방곡곡에서 여럿이 때로는 홀로 만세를 부르던 사람들의 욕망은 무엇이었을까?’ 그 수많은 사람의 바람이 당연히 똑같을 리가 없었겠죠. (신분제는 없어졌지만) 양반의 만세와 백정의 만세가 달랐을 테고, 노동자의 만세와 자본가의 만세가 달랐을 겁니다. 남성과 여성의 만세는 물론이고, 한반도에 거주하는 이들과 이미 세계 곳곳으로 흩어져 3월 1일의 만세 운동 소식을 들은 이들의 반응도 달랐겠죠. 이런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 궁금한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1910년 강제 병합 이후에 기이하게 조용했던 한반도의 침묵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런 침묵을 깨고 갑작스럽게 3월 1일의 에너지를 분출하게 했던 동력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이런 질문에 답하려면 제1차 세계 대전과 혁명, 그리고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에 한 세기 이상 고양된 유토피아를 향한 열정까지 살펴야죠. 읽다 보면, 3월 1일은 프랑스 혁명 이후에 전 세계적으로 유토피아를 향한 열정이 정점에 오른 시기였다는 저자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고, 그런 열정에 기꺼이 이바지하려고 했던 당대 한반도 지식인의 호기에 놀라고, 그들이 점점 현실에 순응해가는 후일담에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저자 권보드래는 국문학자라는 정체성을 넘어서 사실과 해석, 역사와 허구를 가로지르면서 3월 1일을 놓고서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열정적으로 풀어놓고 있습니다. 2019년 3월 1일 100주년에 맞춰서 나온 이 책이 기이하게도 주목받지 못한 것이야말로, 저는 지금 우리의 한심한 꼴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2025년 3월에 함께 읽을 벽돌 책으로 『3월 1일의 밤』을 제안합니다. 전체 647쪽. 내용의 밀도까지 염두에 두면 단숨에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분량이라서 벽돌 책 함께 읽기 목록에 넣었습니다. 읽다 보면, 전에 함께 읽었던 벽돌 책에서 마주쳤던 사람들이 수시로 등장하고, 또 1월과 2월에 읽었던 책(『행동』과 『호라이즌』)과도 묘하게 겹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답니다. 3월에는 106년 전의 한반도와 세계로 여행을 떠나봅니다. 흥미롭게도 한 인터넷 서점의 후기를 보면 “장엄하고 아름답다”와 “3.1 운동의 정신을 훼손시킨 책”이라는 상반된 반응이 있어요. 저는 이런 상반된 반응이 좋았습니다. 또 후자의 댓글을 단 분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 책이 더욱더 매력적으로 보였답니다. 『3월 1일의 밤』 벽돌 책 함께 읽기 모임은 온라인 독서 플랫폼 ‘그믐’에서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됩니다. 우리 3월에도 벽돌 책 함께 읽어요!
https://www.gmeum.com/gather/detail/2370 예고한 대로 3월에는 『3월 1일의 밤』 함께 읽습니다. 전자책이 없어서 너무 아쉽군요;
펭귄에 대한 부분에서 March of the Penguins (원제: La marche de l'empereur) (미국에서는 모건 프리먼이 내레이션을 맡았죠.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는 원래 성우가 더 잘 했습니다.)이 생각나는데요. 제가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자막 없이 불어로 본 영화인데 사람 하나도 안 나오는 영화로 정말 아름답고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였어요. Emilie Simon의 몽환적인 음악과 함께 신비로운 남극의 풍경 그리고 악천후 속에서 살아남는 펭귄들의 고군분투를 담은 영화인데 기회 되시면 큰 화면으로 꼭 보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ZvGqhI5xxk8?si=ms3vBpyqycmZCox6 https://youtu.be/oTGElp06dcY?si=uhjo3tY08d-NSPdE 황제 펭귄을 프랑스어로는 empereur라고 해서 다음과 같은 패러디 광고도 나왔어요. https://youtu.be/SEVbSSMvnH4?si=erWWNQONR-0VrbWj
다른 어떤 장소보다 죽음이 가까이 도사리고 있는 듯한 남극에서는 누구나 이 펭귄들처럼 명백히 살아 있는 존재들에게 강렬히 끌릴 수밖에 없다. 이 자유로운 동물들에게 느끼는 친밀감, 그들과 공통의 운명을 함께 한다는 느낌은 다른 어느 곳보다 이곳에서 더 깊이, 그리고 훨씬 더 빨리 다가오는 것 같았다.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맨 처음 나온 환일 (영어로는 sun dog)도 신비롭지만 오로라처럼 신비로운 극지방의 '마치 전복 껍데기를 안이 보이도록 하늘에 걸어둔 것'같은 구름들을 polar stratospheric clouds라고 하는 데 정말 아름답습니다.
오우...''마치 전복 껍데기를 안이 보이도록 하늘에 걸어둔 것' . 제가 읽으며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오색찬란하고 신비롭네요~
와... 정말 아름답습니다. 오로라만 있는 게 아니었군요. 극지방 별로 여행하고 싶지 않은데 저 광경 보러 한번 가야 하나 싶네요. 저는 모든 어린이들이 바다는 한번 직접 눈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맥락으로 사람이 죽기 전에 오로라도 한번 봐줘야 하는 걸까요.
와~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복 껍데기에서 빵 터졌어요! 오늘은 덜 추워서 그런지 운석이 침식되었다가 빙하위로 올라오는 과정이라든가 작가님이 묘사한 시간과 공간이 멈춰 버린 남극에 대한 묘사 땜에 칼바람 맞고 싶어졌어요. 미세먼지도 없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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