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5. 피아니스트의 뇌

D-29
피각 이라는 녀석이 뇌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고 했죠. 정체가 궁금한데 이번 주에 그 내용이 나올 것 같네요.
저도 피각 관련된 내용이 흥미로웠습니다. 아마도 뒷 챕터의 국소 근긴장이상증 관련 내용이 나올때 설명이 부연될 것 같네요. pianist's cramp 라고도 부르는 질환이 국소 근긴장이상증인데, 참 신기한 병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피아니스트의 뇌는 일반 사람이 어려워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그다지 많은 신경세포를 일하게 하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이 가능한 뇌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p.18 보다 정확하게 연주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일수록 피각이 작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원래 왼손잡이었던 사람이 어릴 적에 오른손잡이로 교정하는 훈련을 받은 경우, 주로 쓰는 손이 아니었던 오른손을 더욱 능숙하게 쓸 수 있게 된 사람일수록 피각이 작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p.25 피아니스트와 초보자 모두 실수를 알아차린다. 그러나 연주하는 동안 실수를 재빨리 감지하는 뛰어난 뇌구조는 피아니스트만 갖고 있다. p.58 박자가 빠른 곡에서는 뜻하지 않은 음이 들려도 실수를 거의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박자가 느린 곡을 연주할 때에는 단 한음을 실수해도 기억이 쉽게 흐트러지는 듯하다. p.65 음을 들었을 때 활동하는 신경세포는 평소 자주 듣는 악기의 음색에 특히 잘 반응한다고 한다. p.74 음악가는 멜로디나 화음 같은 음악정보를 처리하는 뇌기능도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p.79 '좋은 음악을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것도 물론 빼놓을 수 없지만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유년기의 경험과 훈련이다. p.81 악기를 직접 연주하면서 자신이 연주하고 있는 음악을 듣는 편이 멜로디나 리듬을 처리하는 청각피질의 신경세포 활동을 한층 더 활발하게 만든다. p.84 음악가의 뇌간이 상대가 하는 말의 뉘앙스의 변화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p.90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피각이 챕터 소제목에는 없던데 내용에 있나 봅니다. 이 책 덕분에 피각이라는 걸 처음 알았는데 신기하더라고요. 피아니스트의 3대 질병도 궁금하고, 디스토피아로 잘못 읽은ㅎ 포컬 디스토니아라는 병도 궁금합니다. 이번 주도 파이팅 해서 읽어보아요^^
저도 피각 이라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처음 알게 되는 뇌 부위가 참 많습니다. ㅠㅠ 그리고 디스토니아 저만 잘못 읽은 것이 아니었다니요 ㅋㅋㅋㅋ
원래 우리 인간은 맞춤법에 딱딱 맞춰서 글을 읽지 않고 컨텍스트 즉 문맥으로 보기 때문에 디스 뭐시기로 대강 이해해버리는 거죠. ㅎㅎ
3장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음악을 처리하는 뇌 구조에 대한 챕터였어요. 어쩌면 뇌 속에서는 음악이라는 분야가 따로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리’라는 것이 결국 귀의 복잡한 청각구조를 통과한 후 뇌 속에서는 일종의 전기신호로만 존재할 뿐이기도 하고, 또 화음은 언어의 문법, 리듬은 몸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부위들과 같은 곳에서 처리된다는 부분이 정말 흥미로웠는데 뇌가 음악의 각 요소들을 더이상 음악이 아닌 다른 어떤 모양으로 인식하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는 포인트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크게 공감하지 못한 부분도 많았습니다. 연구결과와 실제 현실 사이에는 역시 차이가 있나봅니다. 예를 들면 피아니스트는 고음을 좋아한다던지, 외국어 습득이 빠르다던지, 시끄러운 잡음 속에서 필요한 소리를 쉽게 구분한다던지, 피아노와 성악 교육이 지능 발달과 연관이 있다던지, 등등의 내용은 제가 실제 겪었던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어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제가 속한 음악가 집단 속에서 보편적으로 말이지요. ㅠㅠ 오히려 음악가들은 좋은 귀를 가졌다고 너무 당연시 여겨지다보니, 저는 개인적으로 오해를 받아서 서러웠던 적도 있습니다. 어떤 소리가 났던 게 이슈였는데 “당신은 음악하는 사람이니 당연히 이 소리를 들었을 것 아니냐, 거짓말하지 마라” 라는 비난을 받았어요. 근데 저는 정말로 못들었거든요. (제가 그 소리를 들었어야 그 사람에게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 너무 억울했고, 그 사람은 제가 음악가라는 사실 하나만 가지고 너무 자신만만하게 우기기만 하는데, 저는 못 들었다는 것을 입증할 방법도 없고... 그냥 할 말이 없었습니다. ㅠㅠ 음악가들이 특정 능력에서 특출날 거라는 선입견 보다는, 음악가와 일반인을 굳이 나누지 않고 다 똑같은 인간들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이 책은 연구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실제로는 음악가들도 모두 다 똑같은 사람이라고 여겨주시면 좋겠습니다. ㅋㅋㅋ
네, 다 같은 인류로 생각토록 하겠습니다.
글에서도 신아님의 억울함이 느껴집니다. 영문과 나오면 영어 잘하고 컴퓨터학과 나오면 컴퓨터 박사인 줄 아는 거랑 비슷하네요ㅎ
취미로 피아노를 치고 있어요. 어릴 적 조금 배웠고, 몇 해 전 다시 시작했어요.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해 고도의 테크닉 습득을 욕심내진 않지만, 좋은 귀를 갖고 싶고 원하는 소리를 내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하루 평균 15분 가량의 연습이 4년 동안 쌓이니, 느리지만 조금씩 나아진다는 걸 느껴요. 무엇보다 피아노 치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우와 매일 15분씩 4년동안이나 연습하셨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뭐니뭐니해도 꾸준함과 즐겁게 임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저도 취미로 피아노를 다시 치고 싶다는 생각은 많은데 이래저래 잘 안 되더라고요. 뭐든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은데 4년씩이나 하시다니, 초록님 멋지십니다!
저는 정말 조금 연습하는 거예요. 전공생처럼 매일 세 시간씩 연습하는 열정적인 취미생들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시간과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으니 그걸 따라할 수는 없죠. 각자 자신만의 삶의 조건이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야겠죠. 루틴으로 만드는 데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어요. 조금씩 꾸준히 연습하는 방식으로 정착하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었답니다.
책을 읽다보니... 어릴 때 충분히 연습해야 '피아니스트의 뇌'를 가질 수 있는 거군요.ㅜㅜ 그래도 성인 취미생에게 위안을 주는 문장들이 있네요. "성인이 되어도 뇌의 신경세포는 증가한다. 그러므로 피아노를 시작하는 시점이 아무리 늦더라도 연습시간만 확보하면 언제든지 능숙해질 기회가 있다." (p. 30) "좋은 귀를 기르는 데 중요한 조건 .... 그것은 바로 자신의 몸을 직접 움직이며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다." (p. 84)
저 유학 시절 만났던 동료는 20대 후반에 처음 피아노 치기 시작해서 늦깎이로 전공하고 30대에 유학까지 나왔던 사람이 있었어요. 물론 드문 케이스지만요. ㅎㅎ 성인이 되어서 처음 배우기 시작해서 피아니스트의 뇌를 가지는 것도 절대 불가능 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일거고요!
아...그렇군요. "피아노를 시작하는 시점이 아무리 늦더라도 연습시간만 충분히 확보하면 언제든지 능숙해질 기회가 있다."(30쪽) 신아님의 동료는 이에 해당되는 사례네요. 취미생들 중에도 하루 두세 시간씩 연습하는 사람들은 실력이 쑥쑥 나아지더라고요.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중요한 것 같고요. 저는 체력이 부족해 연습량 늘리는 게 쉽지 않네요. 매일 조금씩 꾸준히 연습하려고요.
"실험 결과 멜로디나 화음을 들려줄 때와 달리 음악가가 아닌 사람도 라듬에 반응했고, 몸을 움직이기 위해 활동하는 뇌 부위(전운동피질)의 신경세포도 리듬에 반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p.51) 왜 누구나 리듬에는 반응하는 걸까 의문이 들었는데, 나탈리 앤지어의 책에서 답이 될 만한 문장을 발견했어요. "진동과 장중한 리듬은 생명의 원천이자 생명의 원리이다. 모든 세포는 맥박 메커니즘을 통해 작동한다. (...) 우리의 몸이 본능적으로 음악에 반응을 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내장이 원래 타악기 연주자이며, 심장과 자궁은 우리의 몸 속에서 박자를 맞추는 데 가장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나탈리 앤지어, 《여자, 내밀한 몸의 정체》, 5장)
여자, 내밀한 몸의 정체<여자, 그 내밀한 지리학> 개정판. 여성 스스로도 알지 못하던 여성의 몸과 마음을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여성의 몸 각 부위에 찬사를 보내며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인간의 원형은 여성이고 남성이 파생된 형태라며, 남성 위주의 생물학 이론에 도전한다.
오 이 문장은, 왜 연주자들이 각각 자기만의 고유한 템포와 박자를 가지고 각각 서로 다른 모양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지에 대한 답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악의 근간이 되는 '맥박'이 사람마다 다 다르니, 똑같은 곡을 똑같이 연주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거의 없는거죠.
오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요. 연주자의 경험에서 나온 해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프로 피아니스트와 음악가가 아닌 사람의 뇌를 대상으로 유년기의 연습시간과 섬유를 둘러싸고 있는 수초의 발달 정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손가락을 독립적으로 움직이거나 양 손을 자유롭게 움직일 때 사용되는 섬유의 수초는 11세까지 연습한 시간에 비례해서 발달되어 있었다. 하지만 12세 이후의 연습시간과 수초의 발달 정도는 그다지 관계가 없었다.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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