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5. 피아니스트의 뇌

D-29
책을 읽다보니... 어릴 때 충분히 연습해야 '피아니스트의 뇌'를 가질 수 있는 거군요.ㅜㅜ 그래도 성인 취미생에게 위안을 주는 문장들이 있네요. "성인이 되어도 뇌의 신경세포는 증가한다. 그러므로 피아노를 시작하는 시점이 아무리 늦더라도 연습시간만 확보하면 언제든지 능숙해질 기회가 있다." (p. 30) "좋은 귀를 기르는 데 중요한 조건 .... 그것은 바로 자신의 몸을 직접 움직이며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다." (p. 84)
저 유학 시절 만났던 동료는 20대 후반에 처음 피아노 치기 시작해서 늦깎이로 전공하고 30대에 유학까지 나왔던 사람이 있었어요. 물론 드문 케이스지만요. ㅎㅎ 성인이 되어서 처음 배우기 시작해서 피아니스트의 뇌를 가지는 것도 절대 불가능 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일거고요!
아...그렇군요. "피아노를 시작하는 시점이 아무리 늦더라도 연습시간만 충분히 확보하면 언제든지 능숙해질 기회가 있다."(30쪽) 신아님의 동료는 이에 해당되는 사례네요. 취미생들 중에도 하루 두세 시간씩 연습하는 사람들은 실력이 쑥쑥 나아지더라고요.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중요한 것 같고요. 저는 체력이 부족해 연습량 늘리는 게 쉽지 않네요. 매일 조금씩 꾸준히 연습하려고요.
"실험 결과 멜로디나 화음을 들려줄 때와 달리 음악가가 아닌 사람도 라듬에 반응했고, 몸을 움직이기 위해 활동하는 뇌 부위(전운동피질)의 신경세포도 리듬에 반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p.51) 왜 누구나 리듬에는 반응하는 걸까 의문이 들었는데, 나탈리 앤지어의 책에서 답이 될 만한 문장을 발견했어요. "진동과 장중한 리듬은 생명의 원천이자 생명의 원리이다. 모든 세포는 맥박 메커니즘을 통해 작동한다. (...) 우리의 몸이 본능적으로 음악에 반응을 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내장이 원래 타악기 연주자이며, 심장과 자궁은 우리의 몸 속에서 박자를 맞추는 데 가장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나탈리 앤지어, 《여자, 내밀한 몸의 정체》, 5장)
여자, 내밀한 몸의 정체<여자, 그 내밀한 지리학> 개정판. 여성 스스로도 알지 못하던 여성의 몸과 마음을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여성의 몸 각 부위에 찬사를 보내며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인간의 원형은 여성이고 남성이 파생된 형태라며, 남성 위주의 생물학 이론에 도전한다.
오 이 문장은, 왜 연주자들이 각각 자기만의 고유한 템포와 박자를 가지고 각각 서로 다른 모양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지에 대한 답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악의 근간이 되는 '맥박'이 사람마다 다 다르니, 똑같은 곡을 똑같이 연주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거의 없는거죠.
오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요. 연주자의 경험에서 나온 해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프로 피아니스트와 음악가가 아닌 사람의 뇌를 대상으로 유년기의 연습시간과 섬유를 둘러싸고 있는 수초의 발달 정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손가락을 독립적으로 움직이거나 양 손을 자유롭게 움직일 때 사용되는 섬유의 수초는 11세까지 연습한 시간에 비례해서 발달되어 있었다. 하지만 12세 이후의 연습시간과 수초의 발달 정도는 그다지 관계가 없었다.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역시 뭐든 어렸을 때 배워야 한다는 교훈... 저는 피아노는 배울 엄두도 못 내고 있고, 요새 수영을 배우고 있습니다.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도 얼마나 실력이 안 느는지... ㅠㅠ
분명 실력 늘고 계실 겁니다!! 저는 수영 배우긴 했었는데 잘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고 수영장을 가지를 않습니다... ㅠㅠ ㅋㅋㅋ 코로나 이전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아요. ㅋㅋㅋ
피아니스트의 뇌는 실수를 미리 탐지해서 의도치 않은 음을 내려고 하는 손가락에 급제동을 거는 명령을 보낸다. 그 결과 실수를 피하지는 못하더라도 잘못 누른 음의 음량을 약하게 만들어서 미스 터치가 음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지극히 정교한 작업을 자동적으로 하는 것이다.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이건 피아니스트 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때 뇌에서 일어나는 기작입니다. 피아니스트는 아마도 이 뇌 기작이 더 정교하고 반응속도가 빠르지 않을까요? 그렇게 기술을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아래전두이랑은 음높이를 처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왜 그 신경세포가 많으면 음높이를 올바르게 처리할 수 없을까? 현재까지의 유력한 설로는, ‘아래전두이랑이 지나치게 커지면 청각피질과 아래전두이랑을 연결하는 백질(섬유 부분)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뇌 속에서 음높이를 인식하기 위한 정보 교환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즉 ‘이 소리는 라 음이다’ 하고 정확하게 음높이를 인식하려면 특정한 뇌 부위에서 올바른 정보 처리가 이루어져야 하고 뇌 부위 간에도 올바른 정보 교환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입니다. 아래전두이랑의 부피가 크다는 건 뉴런의 핵이 위치한 회색질과 뉴런에서 뻗어나와서 다른 뇌영역과 연결을 하는 백질 부분도 함께 커졌다고 봐야 합니다. 뇌영상 관련 논문을 많이 읽어봤지만 특정 영역이 대조군에 비해서 커진 이유에 대한 해석으로는 처음 보는 이론입니다. 물론 제가 공부가 부족해서 일 수도 있습니다만 ^^;;;
오호 그렇군요?!? 저는 아예 무지해서 아무 생각없이 받아 들이고 넘어간 부분인데요. 짚고 넘어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콘서트나 콩쿠르에서 연주자는 대개 악보를 보면서 연주할 수 없다. 이때는 ‘암보’, 즉 악보에 쓰여 있는 방대한 정보를 외운 뒤 기억에 의존해서 연주하는 것이 통례이다. 따라서 연주자에게는 ‘악보의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몇 번 되지 않지만 오케스트라 공연을 가 보면 연주자들이 보면대에 악보를 올려 놓고 그 악보를 넘기면서 연주하더라고요. 그걸 볼 때 궁금했던게, 공연을 하시는 연주자들은 당연히 악보를 외워서 연주할 것 같았는데, 악보를 보면서 연주하는 걸 보고는 외웠지만 틀리지 않기 위해서 악보를 보는 것인지 궁금했었습니다.
악보를 외우느냐 보고 하느냐는 연주의 포맷에 따라 항상 달라져요. 혼자 연주하는 독주의 경우 무조건 암보가 원칙이지만, 여러명이 중주/합주하는 앙상블부터는 악보를 보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파트 뿐 아니라 다른 멤버들의 파트도 함께 봐 가면서 같이 맞춰가야 하기 때문이죠. 악보를 보고 연주하더라도 "외웠지만 틀리지 않기 위해서"인 경우는 없고, 그냥 그 포맷은 그게 원칙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차우차우님이 보신 연주의 포맷은 오케스트라 였으니, 악보를 보고 하는것이 원칙입니다. 오케스트라 음악 자체가 개인이 아닌 대형집단이 함께 연주해서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인 만큼, 개인이 자기 파트 악보만 딱 봤을 때는 사람이 외울 수 있는 어떤 "논리적인 것"이 쓰여있지 않아요. 예를 들면 어떤 악기는 30분동안 끊임없이 똑같은 음 '솔, 도'만 번갈아가며 연주하기도 하고, 어떤 악기는 30분동안 아무 소리 안내고 있다가 갑자기 '빵 빵빵' 몇번 하고 다시 몇십분 쉬어야 하기도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를 앓은 어떤 피아니스트는 친한 사람의 이름을 떠올릴 수 없었지만, 예전에 연습한 악곡은 잊지 않고 연주할 수 있었다.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올리버 색스의 '마음의 눈'에 나오는 피아니스트도 악보나 글씨를 읽지 못하게 되었음에도 피아노 연주는 계속 할 수 있고, 레슨도 가능했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물론 나중에는 피아노 연주도 못 하게 되지만요)
실제로 건강한 연주자들도 아주 오랜 시간동안 더이상 연주하지 않은 곡 (예를들면 고등학교때 입시곡이었는데 그 이후 한번도 안쳐본) 을 오랜만에 다시 꺼내서 굴려볼 때 "손이 기억한다" 라는 표현을 씁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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