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5. 피아니스트의 뇌

D-29
아래전두이랑은 음높이를 처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왜 그 신경세포가 많으면 음높이를 올바르게 처리할 수 없을까? 현재까지의 유력한 설로는, ‘아래전두이랑이 지나치게 커지면 청각피질과 아래전두이랑을 연결하는 백질(섬유 부분)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뇌 속에서 음높이를 인식하기 위한 정보 교환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즉 ‘이 소리는 라 음이다’ 하고 정확하게 음높이를 인식하려면 특정한 뇌 부위에서 올바른 정보 처리가 이루어져야 하고 뇌 부위 간에도 올바른 정보 교환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입니다. 아래전두이랑의 부피가 크다는 건 뉴런의 핵이 위치한 회색질과 뉴런에서 뻗어나와서 다른 뇌영역과 연결을 하는 백질 부분도 함께 커졌다고 봐야 합니다. 뇌영상 관련 논문을 많이 읽어봤지만 특정 영역이 대조군에 비해서 커진 이유에 대한 해석으로는 처음 보는 이론입니다. 물론 제가 공부가 부족해서 일 수도 있습니다만 ^^;;;
오호 그렇군요?!? 저는 아예 무지해서 아무 생각없이 받아 들이고 넘어간 부분인데요. 짚고 넘어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콘서트나 콩쿠르에서 연주자는 대개 악보를 보면서 연주할 수 없다. 이때는 ‘암보’, 즉 악보에 쓰여 있는 방대한 정보를 외운 뒤 기억에 의존해서 연주하는 것이 통례이다. 따라서 연주자에게는 ‘악보의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몇 번 되지 않지만 오케스트라 공연을 가 보면 연주자들이 보면대에 악보를 올려 놓고 그 악보를 넘기면서 연주하더라고요. 그걸 볼 때 궁금했던게, 공연을 하시는 연주자들은 당연히 악보를 외워서 연주할 것 같았는데, 악보를 보면서 연주하는 걸 보고는 외웠지만 틀리지 않기 위해서 악보를 보는 것인지 궁금했었습니다.
악보를 외우느냐 보고 하느냐는 연주의 포맷에 따라 항상 달라져요. 혼자 연주하는 독주의 경우 무조건 암보가 원칙이지만, 여러명이 중주/합주하는 앙상블부터는 악보를 보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파트 뿐 아니라 다른 멤버들의 파트도 함께 봐 가면서 같이 맞춰가야 하기 때문이죠. 악보를 보고 연주하더라도 "외웠지만 틀리지 않기 위해서"인 경우는 없고, 그냥 그 포맷은 그게 원칙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차우차우님이 보신 연주의 포맷은 오케스트라 였으니, 악보를 보고 하는것이 원칙입니다. 오케스트라 음악 자체가 개인이 아닌 대형집단이 함께 연주해서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인 만큼, 개인이 자기 파트 악보만 딱 봤을 때는 사람이 외울 수 있는 어떤 "논리적인 것"이 쓰여있지 않아요. 예를 들면 어떤 악기는 30분동안 끊임없이 똑같은 음 '솔, 도'만 번갈아가며 연주하기도 하고, 어떤 악기는 30분동안 아무 소리 안내고 있다가 갑자기 '빵 빵빵' 몇번 하고 다시 몇십분 쉬어야 하기도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를 앓은 어떤 피아니스트는 친한 사람의 이름을 떠올릴 수 없었지만, 예전에 연습한 악곡은 잊지 않고 연주할 수 있었다.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올리버 색스의 '마음의 눈'에 나오는 피아니스트도 악보나 글씨를 읽지 못하게 되었음에도 피아노 연주는 계속 할 수 있고, 레슨도 가능했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물론 나중에는 피아노 연주도 못 하게 되지만요)
실제로 건강한 연주자들도 아주 오랜 시간동안 더이상 연주하지 않은 곡 (예를들면 고등학교때 입시곡이었는데 그 이후 한번도 안쳐본) 을 오랜만에 다시 꺼내서 굴려볼 때 "손이 기억한다" 라는 표현을 씁니다. ㅎㅎㅎ
이것과 관련해서, 소설가처럼 글쓰기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에게 자주 발생하는 ‘서경’은 손이 굳어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질병인데, 이것도 포컬 디스토니아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골프에서는 퍼팅할 때만 몸이 굳어버리는 ‘입스(yips)’라는 질환이 있는데 이것도 포컬 디스토니아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서경, 입스 모두 국소근긴장이상(focal dystonia)의 한 예입니다. 피아니스트에게 국소근긴장이상이 나타나면 pianist's cramp 또는 musician's cramp 라고 하고, 작가에게 나타나면 writer's cramp (서경) 이라고 하고, 골퍼나 야구선수들에게 나타나면 입스라고 합니다. 서경은 한자어로 쓰고, 입스, 포칼 디스토니아는 영어를 그대로 쓰고... 아마도 작가가 카타카나로 써서 그대로 옮기지 않았을까 이해가 가지만, 포칼 디스토니아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번역입니다. 아마도 일본에서는 그냥 카타카나로 저렇게 쓴 용어를 쓰는 모양이지요? 테레비 처럼?
아직 이부분을 읽기 전이지만, 아주 좋은 정리 감사해요. ㅎㅎ 작가에게도 손이 굳는 질병이 생길 수 있군요. 번역은 저도 '테레비'와 비슷할 거라고 추측이 되네요.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하니 원문을 찾아 볼 수도 없고 말이죠 ㅎㅎㅎ
4장을 읽었는데요, 암보의 메커니즘 부분이 정말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엔 시각, 청각, 분석능력, 운동능력을 모두 사용해서 악보를 외운다는 건데요, 개인적으로 덧붙이자면 이게 전부 동시에 함께 사용된다기 보다는 그때그때 어떤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알고 적재적소에 바꿔가며 사용하는 것도 피아니스트의 능력인 것 같습니다. 특히 화성적으로 분석해서 그 부분의 문법을 암기하는 메커니즘은, 이제 화성적 문법이 거의 없다고도 볼 수 있는 현대음악 연주 시 더이상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도 약 1940-50년 이후에 작곡된 현대곡은 암보할 필요가 없고 무대 위에서도 악보를 보고 연주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림 2에서 저같은 경우는 두번째 운지법이 그냥 틀리게 써있다고 생각했지 더 어렵다고는 생각 못했네요. ㅎㅎ 예를 들어 파란색으로 ‘빨강’ 이라고 써 있는 걸 보고 그냥 글과 색이 서로 안맞고 한쪽이 틀렸다고 생각한거죠. ㅠㅠ
전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두번째 운지법이 어렵다는 생각이 바로 들더군요. 학교 음악 시간에 악보를 배웠고 독수리타법으로라도 피아노를 간단히 칠 수 있어서 그런가봅니다. ㅎㅎ
맞아요 악보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렇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위마루소엽 부분은 제법 흥미로웠는데요. 악보를 읽는 것이 “눈으로 들어온 정보 중에서도 특히 공간에 관한 정보를 움직임으로 변환할 때 활동하는 부위”의 활성화로 가능해 지는 것이라니, 그동안 그저 한글이나 알파벳을 처음 배우듯이 악보를 배우고 공부해서 읽어야 한다고 여겼던 저로서는 악보읽기 교육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어이없게도 피아니스트가 아닌 제가 피아니스트의 3대 질병 증상을 조금씩은 다 겪어봤네요. 건초염은 테니스와 골프 치다가, 수근관증후군은 컴퓨터로 일 많이 하다가, 마지막으로 포컬 디스토니아는 역시 골프 치다가 말이죠. 포컬 디스토니아는 스트레스와 관련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됩니다. 정신적 압박을 심하게 받다보면 골프에서 드라이버를 칠때나 퍼팅할 때 입스가 오곤 하죠. 사실 아마추어는 프로와는 달리 스트레스도 적고 연습도 덜 하므로 진정한 입스가 온다기보다는 잘 안 될때 “나 입스 왔나봐.” 하고 엄살부리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ㅎㅎ 아무튼 피아노 연주를 포함해서 몸을 많이 쓰는 행위를 안 좋은 자세로 지나치게 많이 연습하면 3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급상승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좋은 선생님에게 바른 자세를 배워야하나봐요.
사실 저는 피아노로는 그냥 누구나 직업병으로 달고 사는 어깨뭉침, 아주 가끔 무리했을 때 손목아픔 외에는 특별한 질병 증상이 없이 살았었는데.. 결혼 후 집안일 부엌일 많이 하면서 수근관증후군이 온 케이스입니다... ㅠㅠㅠㅠ 칼질에도 에너지 절약 기술이 적용되야지 않을까 싶어요. 허허허...
6장 피아니스트의 에너지 절약 기술을 무척 재밌게 읽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절약 기술이라는 것이 테니스나 골프같은 운동에 적용되는 기술과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탈력’ 즉 ‘힘빼고 쳐라’는 대부분의 운동에서 금과옥조로 여기는 기술이죠. 피아노도 마찬가지였군요. 중력을 이용하든가 모멘트를 줄여서 근육의 피로를 되도록이면 줄이는 방법들도 같구요. 피아니스트들도 체력 운동을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책에서 예를 든 리스트의 파가니니 연습곡 제6번 연주 동영상을 찾아봤는데 정말 빠르게 쳐야하더군요. @@ 리스트는 왜 그렇게 피아니스트들을 괴롭히는 빠른 곡들을 많이 작곡했을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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