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소설] 2월 『폴란드인』 함께 읽어요

D-29
쇼팽과 조르주 상드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기저에 깔려 있다고 해서 먼저 두 사람에 대해 찾아봤어요~ 비톨트와 베아트리스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무척 궁금하네요~ 비톨트의 웨이브진 흰 머리도 상상하게 되고요~ 책을 읽는 내내 쇼팽의 음악과 함께 하게 될 것은 물론이겠죠? 1장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베아트리스와 비톨트의 대화, 베아트리스가 식사 자리에서 비톨트에게 질문을 한 뒤 자신의 속마음을 볼드체로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비톨트가 말했듯 정말 '심오한 질문'들이라 저 역시 다음 번호로 넘어가지 못하고 계속 머물러 있게 되더라고요.
비톨트의 흰 웨이브진 머리가 왠지 피아니스트와 잘 어울리는 느낌이에요
그것을 이해하려면 당신은 침묵하고 들어야 해요. 음악이 말을 하게 하세요. 그러면 이해하실 겁니다.
폴란드인 40쪽,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저는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었지요. 버스에서 티켓에 구멍을 뚫는 사람처럼 말이죠. 그는 사람이고 티켓에 구멍을 뚫지만, 그렇다고 그가 티켓맨은 아니잖아요.
폴란드인 p. 36,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저도 이 구절 밑줄 쳤는데 아린님께서 수집하셨군요. 그 밑에 줄 계속 읽어나 가면서 잠시 어렸을 때 피아노 배웠던 시절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전 아주 싫어했거든요. 피아니스트란 말만 들어도 어쩔 줄 몰라했던. 그러던 어느 날 조율사와 와서 피아노를 조율하면서 피아노를 치는데 정말 잘 치는 거예요. 저의 피아노 선생님은 저의 진도대로만 가르치셔서 정작 선생님은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춘 분인지 전혀 몰랐는데. 가르침의 헛점을 드러냈다고나 할까? 잘 치는 누군가가 모델이 되어주고 자극을 줘야하는데 딥따 가르치기나 하고. 저의 피아노 공부는 완전 실패였죠. ㅋ
남자들이 추파를 던지면 그녀는 피한다. 그들을 환영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직 그쪽으로 발을 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만이 뗄 수 있는 걸음, 노에서 예스로 가는 걸음.
폴란드인 p.25,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번호로 구분되는 단상들이 낯설고 독특했어요. 베아트리스는 어떤 사람일까,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여자가 먼저 그를 곤란하게 만들고, 이어서 곧 남자가 그렇게 한다.
폴란드인 13,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그러나 영혼이나 감정의 문제에 관한 한, 그는 당황스러울 만큼 불투명하다. 그가 혼신의 힘을 다해 피아노를 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를 지배하는 영혼은 그의 것이 아니라 쇼팽의 것이다.
폴란드인 15,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음악이 사랑이나 자선이나 아름다움처럼 그 자체로 좋기도 하고 사람들을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믿음 때문이기도 하다.
폴란드인 16,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그는 전처들이 이를 갈며 그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지저분한 이혼 경력이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폴란드인 30,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비톨트가 어떻게 생겼길래 이런 묘사를 쓸가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납득 되고, 살다보면 이런 유사한 느낌을 주는 사람을 만날 법해서 책읽다가 풉하고 웃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지적이고 정숙한 여인 베아트리스는 친구이자 동료인 마가리타가 병에 걸려 뜻하지 않게 콘서트 서클에서 초대한 피아니스트 비톨트 발치키예비치의 환영에 대한 전반적인 임무를 떠안게 됩니다. 베아트리스에게 비톨트 발치키예비치의 첫인상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더하여 그의 연주는 베아트리스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데요, 심지어 목소리조차 실망스러워합니다. 그런데 베아트리스는 정작 비톨트가 연주를 마치고 떠나고 난 후에 호감을 갖습니다. 이들의 관계가 이후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비톨트는 자신을 피아니스트라고 하는데 주저하면서 그저 직업인 정도로 인식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읽혔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1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왜 쇼팽이 중요하냐는 베아트리스의 질문에 비톨트는, 쇼팽은 청자에게 그들 자신(욕망)에 관해서 얘기해주기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는 만약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침묵하고 음악을 들어보라고 조언하는데요, 저는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비톨트가 한 말의 의미가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아마 더 읽어봐야겠죠?
https://youtu.be/cs1umeCa2s8?si=Nkju8NvYQYhG3B_W 1장에서 비톨트가 연주한 루토스와브스키의 곡인데요, 무도곡은 아니지만 어떤 음악인지 느낌은 알 수 있어서 올려봅니다.
그녀는 순회 연주자의 삶이 어떤 삶일지 궁금하다! 공항들과 호텔들, 모두가 다르지만 모두가 똑같다. 심심해하는 남편들과 함께 와서 호들갑을 떠는 중년 여자들. 영혼 속에 어떤 불꽃이 있든, 꺼버릴 정도로.
폴란드인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그녀의 쇼팽은 그녀를 고딕 지구와 바르셀로나를 벗어나, 긴 여름날이 저물어가고 산들바람이 커튼을 움직이고 장미꽃 향이 안으로 들어오는 머나먼 폴란드 평원의 멋진 시골 고택의 거실로 옮겨놓는 힘을 갖고 있다. 그렇게 옮겨지고, 그러한 옮겨짐에 황홀해하는 것. 그것은 음악이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주는지에 대한 케케묵은 생각일 것 같다.
폴란드인 29,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막스 폰 시도우 배우를 찾아 보았습니다 ㅎ
굉장한 배우죠.
(...) 음악이 사랑이나 자선이나 아름다움처럼 그 자체로 좋기도 하고 사람들을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믿음 때문이기도 하다. 그녀는 그것이 순진한 생각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여전히 그 생각을 고수한다. 그녀는 지적인 사람이지만 생각이 많지는 않다. 그녀는 생각이 너무 많으면 의지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폴란드인 16-17쪽,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우리에게 우리 자신에 관해서 얘기해주기 때문이죠. 우리의 욕망에 관해서요. 그것이 때로는 우리에게 분명하지 않거든요. 제 생각에는 그래요. 그것은 때로 우리가 가질 수 없는 욕망이죠. 우리를 넘어선 것이랄까요.
폴란드인 39-40쪽,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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