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소설] 2월 『폴란드인』 함께 읽어요

D-29
비톨트가 어떻게 생겼길래 이런 묘사를 쓸가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납득 되고, 살다보면 이런 유사한 느낌을 주는 사람을 만날 법해서 책읽다가 풉하고 웃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지적이고 정숙한 여인 베아트리스는 친구이자 동료인 마가리타가 병에 걸려 뜻하지 않게 콘서트 서클에서 초대한 피아니스트 비톨트 발치키예비치의 환영에 대한 전반적인 임무를 떠안게 됩니다. 베아트리스에게 비톨트 발치키예비치의 첫인상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더하여 그의 연주는 베아트리스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데요, 심지어 목소리조차 실망스러워합니다. 그런데 베아트리스는 정작 비톨트가 연주를 마치고 떠나고 난 후에 호감을 갖습니다. 이들의 관계가 이후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비톨트는 자신을 피아니스트라고 하는데 주저하면서 그저 직업인 정도로 인식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읽혔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1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왜 쇼팽이 중요하냐는 베아트리스의 질문에 비톨트는, 쇼팽은 청자에게 그들 자신(욕망)에 관해서 얘기해주기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는 만약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침묵하고 음악을 들어보라고 조언하는데요, 저는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비톨트가 한 말의 의미가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아마 더 읽어봐야겠죠?
https://youtu.be/cs1umeCa2s8?si=Nkju8NvYQYhG3B_W 1장에서 비톨트가 연주한 루토스와브스키의 곡인데요, 무도곡은 아니지만 어떤 음악인지 느낌은 알 수 있어서 올려봅니다.
그녀는 순회 연주자의 삶이 어떤 삶일지 궁금하다! 공항들과 호텔들, 모두가 다르지만 모두가 똑같다. 심심해하는 남편들과 함께 와서 호들갑을 떠는 중년 여자들. 영혼 속에 어떤 불꽃이 있든, 꺼버릴 정도로.
폴란드인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그녀의 쇼팽은 그녀를 고딕 지구와 바르셀로나를 벗어나, 긴 여름날이 저물어가고 산들바람이 커튼을 움직이고 장미꽃 향이 안으로 들어오는 머나먼 폴란드 평원의 멋진 시골 고택의 거실로 옮겨놓는 힘을 갖고 있다. 그렇게 옮겨지고, 그러한 옮겨짐에 황홀해하는 것. 그것은 음악이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주는지에 대한 케케묵은 생각일 것 같다.
폴란드인 29,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막스 폰 시도우 배우를 찾아 보았습니다 ㅎ
굉장한 배우죠.
(...) 음악이 사랑이나 자선이나 아름다움처럼 그 자체로 좋기도 하고 사람들을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믿음 때문이기도 하다. 그녀는 그것이 순진한 생각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여전히 그 생각을 고수한다. 그녀는 지적인 사람이지만 생각이 많지는 않다. 그녀는 생각이 너무 많으면 의지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폴란드인 16-17쪽,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우리에게 우리 자신에 관해서 얘기해주기 때문이죠. 우리의 욕망에 관해서요. 그것이 때로는 우리에게 분명하지 않거든요. 제 생각에는 그래요. 그것은 때로 우리가 가질 수 없는 욕망이죠. 우리를 넘어선 것이랄까요.
폴란드인 39-40쪽,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그것을 이해하려면 당신은 침묵하고 들어야 해요. 음악이 말을 하게 하세요. 그러면 이해하실 겁니다.
폴란드인 40쪽,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바르셀로나에서의 저녁 연주회. 쇼팽 전문 연주자 피아니스트 남자와 연주회를 관리하는 이사회 임원인여자의 만남. 남자가 여자에게 반한 순간이 언제였을까? 바로 이 질문 때문이었을까? "잠시 쇼팽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당신 생각에는 쇼팽이 인기가 있는 이유가 뭔가요? 그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폴란드인이 그녀를 서늘하게 쳐다본다. "그가 왜 중요하냐고요? 우리에게 우리 자신에 관해서 얘기 해주기 때문이죠. 우리의 욕망에 관해서요." p40
화제로 지정된 대화
2장 (47~80쪽)
비톨트는 베아트리스가 자기 마음에 평화를 준다며 자신의 운명이라고 하네요. 베아트리스는 비톨트를 거부하면서도 그에게 강하게 끌리는 것을 막을 수 없는 듯하고요.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79쪽. 대체 무슨 일이 생긴걸까?), 빨리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 싶네요. 그리고 31번 글에서 책의 제목인 ‘pole’이 본문에 언급되는데 각주를 읽어봐도 쉽사리 와닿지 않네요.. 책을 읽어나갈수록 알게되는 것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면서 여러번 읽어봅니다.
저는 폴란드인을 ‘pole’이라고도 말한다는 걸 이 책을 읽고 알았는데요. 비톨트를 진극에 대비해 가짜 극인 자기장이 가리키는 자극으로 표현한 게 자석과 같은 끌림을 느끼는 상태를 나타낸게 아닐까 싶었네요. 폴란드인=자극=Pole 이런 유머 섞인 표현들이 재밌었어요.
아핫. 그렇군요~ 쉽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해요~ 책을 읽을수록 베아트리스는 폴에게 더더욱 강하게 끌리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말(생각)과 행동이 참 다른 베아트리스입니다. 진실은 아무래도 후자로 보이지만요.
그들은 걸음을 옮긴다. 강물이 부드럽게 흐르고, 산들바람이 불고, 그들 앞에 오솔길이 펼쳐져 있다. 우연이지만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닌 사소한 것들. 조금씩 그녀의 기분이 가벼워진다.
폴란드인 57쪽,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정말로 그녀는 헤로나에서 뭘 하고 있었을까? 이름의 철자도 제대로 쓸 수 없는 남자의 부름에 응하다니, 벌써 그것은 일탈처럼 보인다.
폴란드인 p. 63,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그녀는 폴란드인과 함께 브라질에서 일일을 보내는 것이 어떠할지 너무나 잘 상상할 수 있다. 특히 그녀는 그들이 함께 자는 것이 어떠할지 상상할 수 있다. 그녀는 절정에 이르는 척해야 할 것이고, 그는 그녀를 믿는 척해야 할 것이다.
폴란드인 p. 80,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비톨트 씨, 나는 당신의 삶의 수수께끼에 대한 답이 아니에요, 당신의 수수께끼도 다른 사람의 수수께끼도 아니라고요! 그녀는 바로 이렇게 그에게 얘기했어야 한다. 나는 그냥 나예요!
폴란드인 p.69,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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