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2. 재난, 그 이후

D-29
482쪽, [재난 당시 도시에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군대가 동원된 바 있으며, 블랑코 주지사는 군인들의 소총이 “장전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즉 군대는 기꺼이 총을 쏘고 사람을 죽일 채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었으며, 주지사는 “나 역시 그들이 그럴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다보니, 모랄레스는 마치 전쟁 지역에 민간 법률을 적용하라는 모순적인 요청을 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린 다음날, 본격적인 장마를 앞두고 읽기에 매우 힘든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점점 읽기가 힘들어지고 있네요. 사건 자체만 해도 그런데 그 이후의 과정들은... 어후... 이국종 교수님 생각도 나고...
정말, 이국종 교수님 생각도 나네요. 그런데 이 책 결말도 뭐 그리 속시원하지는 않겠지요? ㅠ.ㅠ
504~505쪽, 메모리얼 병원과 비슷한 처지였지만 사망한 환자는 3명뿐이었던 공립 채리티 병원 이야기. 극한 상황 속에서 메모리얼 병원과 어떻게 다르게 대처했는지 차이점이 나옵니다. 저자는 ‘가능성을 놓고 환자를 분류하지 않았다, 가장 위중한 환자를 맨 처음 내보냈다’는 사항에 방점을 찍네요.
저는 이곳이 근무 교대나 취침 시간표를 지켰고, 4시간에 한 번씩 회의를 열고 장기자랑을 하는 등 ‘컨트럴 타워’가 있었다는 점이 더 중요하지 않았나 봅니다. 기강이 있는 조직이었고, 응급실 담당 의사 중에 참전 용사가 몇 사람 있었다는 점에도 눈길이 갑니다.
그러게요. 저도 이 부분을 꽤 흥미롭게 읽었어요.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대처하는 것이 익숙한 베테랑들이 침착하게 행동한 것 같더라구요. 자동차 연료를 빼서 발전기도 가동시키고, 정기적인 회의를 거치고, 기강잡힌 규율을 지키는 것 등등. 말씀하신 대로 '컨트롤 타워'의 존재가 큰 역할 을 한 것 같아요. 메모리얼에서는 수전만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는 것 같으면서 각 부서간 (입은 물론이거니와) 손발은 안맞고, 게다가 헬리패드로 환자를 이동시키는 작전은 엉망진창이었죠.
컨트럴 타워가 잘 작동하려면 기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해보고, 이것이 우익 논리로 빠지는 함정 아닐까, 고민도 해보게 되더라고요.
524쪽, [최후 변론에서 TV 속의 변호사 앨런 쇼어는 카트리나 직후의 뉴올리언스야말로 그 순간만큼은 미국의 일부가 결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곳에서는 전혀 다른 규범이 적용되었다는 것이었다. “그 무시무시한 한 주 동안, 어디에서도 미합중국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오로지 그 의사만이, 환자들이 편안하게 떠나도록 도와줌으로써, 자신의 ‘타고난 인간성’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무척 앨런 쇼어스러운 변론 같습니다. 혹시 《보스턴 리걸》 보신 분 계십니까? 저는 한 시즌인가 보고 말았는데, 재미있게 보기는 했는데 왜 그 다음 시즌을 안 봤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
몇몇 장면을 클립으로 봤던 것 같아요. 주인공이 배심원들이랑 판사를 상대로 변론을 맛깔나게 하더라고요. 그런 장면들이 그 드라마의 백미인 것 같습니다만.
처음에는 주인공 앨런 쇼어가 되게 매력적이었는데 몇 회 보다 보니 좀 재수가 없어서 그만 보게 되었던 거 같아요. 말을 너무 잘해요. ^^
애플 TV플러스에서 『재난, 그 이후』를 드라마로 만드는데 그 예고편이 며칠 전에 올라왔네요. 베라 파미가 배우가 애너 포 박사 역을 맡았는데, 실제 인물과 닮기도 했고, 지적이면서도 타인에 대한 연민이 느껴지는 마스크라 무척 적절한 캐스팅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xKAyoQQE5c
와우 이거 우연치고는 너무 절묘한 타이밍인데요? 처음 나오는 흑인 의사는 킹인가 싶기도 하고요.. 일단 드라마 나오면 시청해야겠어요.
532쪽, [질병을 앓거나 부상당한 일부 환자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선택지 자체가 아예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들은 직접 말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자기 소원을 알릴 수도 없었다.] 이런 생각은 못해봤네요.
저희 부모님이 키우시는,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개가 많이 고통스러워하고 회복 가능성이 없을 때 저는 슬퍼하면서도 망설이지 않고 안락사를 택할 생각입니다. 사람에 대해서도 그럴 것이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 안 그러냐. 그건 이유를 모르겠어요. ‘사람이니까’라는 말 외에 아직 딱히 논리가 없네요.
저는 제가 그런 상황이 오면 보내달라고, 나는 연명치료를 거부하겠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어쩌다가 그런 이야기로 화제가 넘어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머니가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어떻게든 연명시킬거라고 하신게 생각나네요. 죽고 싶어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살아야 하는게 조금 무서웠는데요(?) 또 바로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 괜히 섭섭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막상 쓰고 나니까 논리적 일관성이 없네요. 인간이 그렇습니다. 결론이 이상합니다만.
'인간이 그렇습니다' 곱하기 2입니다. 저는 아내랑 둘 다 연명의료의향서를 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그 의향서에 적은 상황에 빠지면 의사 선생님에게 무릎 꿇고 최선을 다해서 살려 달라고 빌고, 기적을 바라며 기도할 거 같아요. 그런데 제가 그 상황에 빠지면 빨리 떠나고 싶네요.
122쪽부터 계속, 이전까지도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장면이 나왔지만 이국종 교수님 이야기가 나와서일까, 헬기를 이용한 대피 과정이 눈에 들어오네요. 안락사가 등장한다는 걸 알고 읽으니, 그 전까지의 모든 노력이 더 부각되는 듯 하네요.
128~129쪽, 이보다 좀 더 일찍 있었던 회의에서 메모리얼의 의사들은 가장 많이 아픈 환자들이라든지, 기계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는 환자들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규약에 예외를 설정했다. 이들은 DNR을 요청한 환자 모두를 대피 우선순위에서 맨 나중에 두기로 결정했다. ~ DNR 요청은 심박이나 호흡이 멈춘 환자를 소생시키지 말란 의미였다. DNR요청은 사망 선택 유언과는 달랐는데, 루이지애나 주 법률에 따르면 "말기 및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있는 환자는 "생명 유지 절차"를 보류하거나 제거하라고 사전 요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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