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2. 재난, 그 이후

D-29
무시무시하네요. 딴 얘긴데, 이번 《더 배트맨》 영화의 후반부는 카트리나 당시 상황을 연상케 하도록 노리고 찍은 것이었군요.
97쪽, [주 방위군 병사는 뉴올리언스를 보호하던 제방이 터졌다고 그에게 알려주었다. “물이 5미터쯤 차오를 예정이니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얀코비치가 중얼거렸다. 곧이어 그는 이 병사의 말이 결코 농담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71쪽, [“우리에게는 죽을 의무가 있다.” 람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 온갖 기계와 인공심장과 기타 등등으로부터 벗어나, 다른 사회가 즉, 우리 아이들이 온당한 삶을 건설하도록 하자.”]
73쪽, [그리고 더 깊고 불편한 질문이 생겼다. 이제는 죽음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생명 유지 치료를 보류하고나 (더 노골적으로 말해서) 제거하는 것이 허용 가능한, 심지어 옳은 때는 과연 언제라고 봐야 할까?]
101쪽, [메모리얼 곳곳의 창문마다 사람들의 얼굴이 보였다. 몇몇 의사들이 나중에 한 말에 따르면, 허리케인으로 인해 생긴 쓰레기를 앞장세우고 병원 쪽으로 물이 밀려오던 그 광경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았다. 즉 1960년대의 SF 스릴러 영화에 나오는 괴물 아메바 덩어리라든지, 세실 B. 드밀의 《십계》에서 각 가정의 장남을 죽이기 위해 이집트의 거리를 배회하던 ‘죽음의 천사’의 안개 같은 모습과도 유사했다는 것이다. 라이프케어에 있던 환자의 딸인 엔절라 맥마너스는 당시 메모리얼의 흡연용 베란다에 있었는데, 땅을 뒤덮은 시커먼 물이 마치 구름의 그림자 같았다고 말했다.]
104~105쪽, [1990년에는 JCAHO의 두툼한 병원 인증 평가 기준 설명서에서 재난 대비 태세에 관한 분량이 겨우 한 페이지도 안 되었는데, 이것이야말로 매력 없는 분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재난 관리자란 그저 성실하기만 한 사람으로, 즉 주로 지하 사무실에서 비상계획을 고안한 다음, 굳이 남의 일을 방해하면서까지 화재 대피 훈련을 실시하는 괴짜 정도로 인식되고 있었다. 병원 고위층도 이들과는 거리를 두고 있었다.]
106쪽, [비상계획이 얼마나 현실적이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JCAHO도 전혀 할 말이 없었다. 성서 구절과 마찬가지로, 이 기준 역시 상당히 폭넓은 해석이 가능한 방식으로 작성되었다.]
비유가 재밌던데요. 이거 성서를 우회적으로 까는 것 같기도 하고.
우회적으로 까는 게 아니라 그냥 대놓고 까는 거 같은데요? ^^
124~125쪽, 아픈 아기들을 인큐베이터에 넣었는데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없어 꼭대기층의 헬리콥터 착륙장으로 끌고 들고 가야 했다는 이야기. 그런데 헬리콥터는 오지 않고. 아, 정말 심란합니다.
132쪽, [그는 조용한 가운데 맹세를 했다. 만약 이 아기만 산다면, 이후로는 그 어떤 일에 대해서도 불평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144쪽, [그리고 슈리브포트의 라이프케어 직원들은 울먹이는 녹스 앤드리스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로부터 알아낸 바에 따르면, 다른 병원들의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한 모양이라고 이들은 문자로 전했다. “완전 난장판이라 함. 병원마다 산소가 떨어졌다고 함. 18시간 넘게 수동 인공호흡기를 누르고, 환자들이 물에 빠졌다고 함.”]
145쪽, [환자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습니다. 라이프케어 본사하고는 직접 연락 가능하시죠? 감사합니다.]
메시지가 너무 건조하고 딴 나라 사정 말하듯이 이야기해서 충격적이에요. 어휴.
책 너무 재미있습니다. 너무 충격적이고. 점심 먹으면서 여태까지 읽은 내용들 아내에게 요약해주려다가 갑자기 울컥.
트레바리에서 책 얘기하다 울면 안 되는데. 나이 드니까 테스토스테론이 적어져서인지 눈물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저는 눈이 작기 때문에 눈 가늘게 뜨고 웃는 척 하면 됩니다.
146쪽, [메모리얼의 사고 대응 지휘관인 수전 멀더릭도 그날 가서야 비로소 이런 깨달음을 얻었다. 착륙하는 헬리콥터의 크기가 워낙 다양한 데다, 헬리콥터 착륙장까지 환자를 옮기는 데 시간이 워낙 오래 걸렸기 때문에, 그녀로선 한 가지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즉 환자 모두가 생존하지는 못하리라는 것이었다.]
149쪽, [한 기자는 사람들이 바리케이드를 넘어 홍수 속으로 뛰어들어 도망치는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슈포 돔의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으며, 그야말로 정신병원이나 다름없다고 합니다. 다시 전해드리자면, 돔에서 떠나는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이미 두어 건의 살인이 벌어졌고,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사람들이며, 강간이며, 별의별 일이 다 벌어진다는 겁니다.’]
161쪽, [바로 아래인 7층에서는 라이프케어의 노트북 컴퓨터에서도 메시지 연결이 끊어지고 말았다. 에밋 에버릿의 거대한 체구를 떠받치던 특수 매트리스도 납작해져버렸다. 환자들이 생명 유지 장치에 연결된 병실에서는 인공호흡기만이 규칙적인 쉭쉭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기계들 역시 거기 연결된 배터리 여유분이 다 소진되면 멈춰버릴 것이었다.]
176쪽, [포는 암 전문 외과 의사 중에서도 상태가 안 좋은 환자에게 마지막 치료를 실시하는, 즉 생존을 위한 모든 최후의 기회까지 모조리 제공하는 편에 속했다. 때로는 다른 의사들이 희망을 버렸을 때조차 혼자 싸우곤 했다. 이제 무기를 빼앗긴 상태가 되자, 의사로서 포의 자신감도 위축되었다. 멀더릭 역시 남은 환자들 중에서 가장 위중한 사람들과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메모리얼을 살아서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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