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챌린지] 2. 재난, 그 이후

D-29
181쪽, [어떤 사람은 매우 정중한 태도로 아가와 요청했다. “저기 계신 어머니 갖다 드리게 물 한 병만 주세요.” 하지만 샌드라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사람들이 폭주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자기네가 사용할 식량과 식수조차 물품 전용 트레일러에 몰래 숨겨둔 상황이었다. “제가 당신께 물을 한 병 드리면, 결국 여기 있는 모두에게 물을 한 병씩 줘야 할 거예요. 그러다보면 여기 있는 모두를 돌보는 데 사용할 물조차 없게 되겠죠.”]
193쪽, [하지만 의료 분야에서 ‘최대 이익’이란 도대체 무슨 뜻인가? 생명을 건진 사람의 숫자인가? 생명을 건진 사람의 여생의 합계인가? 생명을 건진 사람의 여생의 합계 중에서도 ‘질적’으로 최상인 경우인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
194쪽, C. S. 루이스의 말 멋지네요. 하지만 반박 가능할 거 같기도 하고... [이 세상에는 고통의 합계라는 것이 없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그런 것을 겪지 않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겪을 수 있는 고통의 최대치에 우리가 도달했을 때, 우리는 의심의 여지없이 매우 끔찍한 뭔가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우주 안에 존재 가능한 모든 고통에 도달한 셈이 된다. 우리와 마찬가지인 수백만 명의 고통을 더해봤자, 우리의 고토잉 더 늘어나지는 않는다.]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는 별로 취향에 맞지 않았지만 『우리가 얼굴을 가질 때까지』는 정말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영어 원서로도 한번 더 읽었고, 집에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천국과 지옥의 이혼도 재밌었어요. 제 지금의 지옥관이랑 아주 유사해서 ㅋㅋ
엇. 저는 이번에 처음 제목을 들은 소설이에요! 책 소개를 보니 흥미로운데요. 우화 같은 소설인가요?
네 우화 느낌이네요. 책도 얇아요. ㅎㅎ.
189~190쪽, [부상자 선별과 의료적 배급은 한 사회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인간의 생명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보여주는 척도가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은 가뜩이나 부족한 페니실린을 조종사와 폭격기 승무원에게만 사용하도록 제한했다. 미국에서는 생명을 구제하는 신장 투석이 널리 이용되기 전까지만 해도, 일부 병원 위원회에서는 공동체의 ‘최고선’을 도모한다는 명분하에 환자의 나이, 성별, 결혼 여부, 교육, 직업, ‘장래 가능성’ 등에 의거해 진료 결정을 내렸다.]
192쪽, [어떤 환자가 살아남을 것인지 미리 예견하는 것은 정확할 수가 없으며, 종종 편견에 의해 좌우되었다. 부상자 선별에 대한 소규모 연구에 따르면, 숙련된 구조대원들에게 똑같은 환자를 제시하며 분류하게 했더니, 저마다 매우 다른 목록을 작성해냈다.]
204쪽, [나중에는 해안경비대에서 무전기를 도로 가져가는 대신, 위성전화 두 대를 사용하라고 메모리얼에 주고 갔지만, 어느누구도 그걸 제대로 작동할 수 없었다. 결국 바깥 세계와의 믿을 만한 통신 수단이 없어진 셈이었다.] 엉망진창...
208쪽, [재난에서 비롯된 스트레스 때문에 사람들의 시야도 좁아져서, 마치 이들은 다른 사람의 경험은 믿지 않고 오로지 자기 경험만 믿는 듯했다. 거듭해서 윈은 다른 사람들도 메모리얼 내부에서 벌어진 상황의 중대성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는 징후를 목격했다. 이날 아침 일찍, 여성 외래 환자 한 명이 어찌어찌 홍수를 건너 병원으로 와서 화학 치료 예약이 되어 있다고 말했다. 병원 주위의 경사진 땅 위로는 이미 2미터 가까이 물이 차올라 있었다.]
212쪽, [캐런 윈은 이미 병원에 모인 사람들만 해도 자기네 능력 한도를 넘어선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지금까지 문 앞에서 돌려보낸 사람들 거의 모두가 흑인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거절 행위에 어떤 인종 차별주의 낌새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반면, 킹은 무엇보다 거절당한 사람 대부분이 자기와 똑같이 검은 피부를 가졌다는 사실에 기분이 상한 상태였다.]
214쪽, 개들을 안락사시킨 뒤 벌어진 상황. [롤피가 죽고 나서 울고 있던 쿡의 아내와 딸을 본 호러스 볼츠는 무슨 일인지 물어보았다. 유잉 쿡은 특유의 퉁명스러운 말투로 방금 있었던 일을 설명했으며, 자신의 슬픔을 감추기 위해서 일부러 웃음까지 터뜨렸는데, 볼츠의 눈에는 그야말로 악마 같은 웃음이 아닐 수 없었다.]
제가 저렇게 위악을 떠는 습관이 있거든요. 너무 슬퍼서 상황을 감당할 수가 없을 때. 위악이라도 떨지 않으면 무너질 거 같아서 그러는데, 오해를 많이 받겠지요.
218쪽, [똑같이 파란색 문양의 환자복을 입고 있다보니, 쿡이 보기에는 이들이 마치 교회 성가대원 같았다. 도움의 손길은 너무 느리게 오고 있었다. 떠나야 할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결국 성공하지 못할 것만 같았다. 이것이야말로 절망적인 상황이었고, 쿡의 눈에는 두 가지 선택의 여지밖에 없었다. 즉 이들의 죽음을 재촉하느냐, 이들을 버려두고 떠나느냐였다. 이것이 핵심 문제였다. 하지만 환자를 그냥 놓아두고 떠날 수야 없었다. 인도적인 선택은 오히려 환자의 눈을 감기는 것인 듯했다.]
224쪽, [병원 내 화장실은 더럽기 짝이 없었다. 이미 막힌 변기를 사람들이 계속 사용하다보니, 오물이 바닥으로 흘러 넘쳤다. 청소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자원봉사자들의 열의조차 화장실 문 앞에서는 주춤거리고 물러서는 듯했다.] 오 노...
225~226쪽, [한 남자 환자는 밤이 되었는데도 휠체어에 계속 앉아 있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내일 아침에 맨 먼저 떠날 수 있도록 대열의 맨 앞에 있고 싶었는데, 휠체어에 앉아 있으면 언제라도 움직일 채비가 되어 있으니 좀 더 유리하리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242쪽, [“그들에게는 식량이 없고, 버젓한 환경, 즉 쉼터가 없기 때문에, 급기야 원초적인 약육강식의 인간 본능이 기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259쪽, [멀더릭은 나이 많은 그 여자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환자의 등에 깐 패드를 벗겨내고, 오물을 닦기 시작했다. 여자는 울었다. 기저귀와 깨끗한 침구가 부족한 상황에 더위까지 겹치면서, 환자들을 건조하고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간호사들의 노력은 허사가 되고 말았다. 환자의 피부가 쓸려 있었다. 멀더릭은 환자의 엉덩이에서도 빨간 종기를 새로 발견했다. 간이침대 위에서 땀을 흘리며 계속 누워 있다보니, 피부가 결국 터져버린 것 같았다. 멀더릭이 아무리 살살 만져도 환자는 아프다고 소리를 질렀다.]
264쪽, [코커럼은 자기들이 이 사람들에게 하고 있는 일이 사실상 고문이나 다름없는 고통의 과정을 겪게 하는 것이므로, 거의 범죄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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