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다] 《정원에 대하여(달달북다08)》 함께 읽어요! (+책 나눔 이벤트)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되겠거니 싶었다. 그러니까 정원이 좋아하는 건 뭔지, 싫어하는 건 뭔지, 무서워하는 건 뭔지.

정원의 얼굴에서 느꼈던 미묘한 위화감은 눈썹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었다. 이마와 눈썹 뼈가 드러나면 무언가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대부분 미지근하고 변칙적으로 퉁명스러워지는 정원의 반응에 혼자 애타고 혼자 설레며 봄과 여름을 통과했다.

자신의 선택을 매 순간 후회하는 엄마를 보는 것이 실망스러웠고, 호시탐탐 그들을 내쫓을 빌미를 만들기 위해 날을 세우는 엄마의 눈에 혹시라도 정원이 걸려들까 조마조마했다.

새로운 집에는 분명히 창문이 있을 것이기에. 그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기에.

정원이 떠난 후에 나는 비로소 정원을 가꿀 수 있게 되었다. 가련하지 않은 정원, 취약하지 않은 정원, 향기로운 정원, 울창한 정원에 대하여.

매번 삶을 한 템포씩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