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고백하는 순간이 우리가 마주하는 마지막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왜 더 일찍 마음을 전하지 못했을까. 소중한 감정을 마치 하찮고 거북한 것인 양 감추기에 급급했다. 사랑이 비루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비천해서였을까. 그럼에도 나는 흐릿한 감동에 머리가 조금 어지러웠다. 내가 이런 소극적인 사랑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간절한 사랑을 간직해온 사람이 나 하나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덜 외로워진 기분이었다. ”
『정원에 대하여』 p.70-71, 백온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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