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채식 관련 책 12권 읽기 ⑦ 죽음의 밥상 (피터 싱어, 짐 메이슨)

D-29
따님 디저트 초콜릿 보고 초콜릿 먹다가 이 영상 볼 용기가 안나 나중에 회사에서 일하기 괴로울 때 보려고요.
으악. 치킨 이제 못 먹겠어요. ㅠㅠ 전 중국 라쿤 농장 보지도 못하고 친구한테 얘기만 들었는데 못 입겠더라고요. 모자에 천연 모피 달린 거 못 입습니다. 한 개 있어요. 언니가 이웃간 불화로 나 입으라고 준 것.
맞아요. 털달린 옷 입지 못하겠더라구요.
엉엉 ㅜㅜ 예전에 양념치킨 광고에 그런 거 있었죠. "닭에다 무슨 짓을 한 거야~~" 이거 보고 그런 카피 쓰고 읽을 수 있나요? 이거 지금 ~~ ㅠㅠ
그런 광고 카피가 있었군요? 거기서 말한 닭에게 무슨 짓을 한거야는 정말 다른 의미일텐데요. ㅠㅠ
휴... 두 번째 영상 내용을 모르고 있던 건 아닌데... 참 충격적이네요. 특히 머리를 들어서 감전되지 않은 닭과, 중간 과정까지도 살아서 날개를 퍼덕이는 닭은... 그나마 여기는 규정 지키면서 '현대식'으로 운영하는 곳 같은데요. 제가 어릴 때 재래시장에서 닭 잡는 걸 보고 한동안 닭을 못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만. 미꾸라지 가는 걸 보고 추어탕 못 먹었던 기억은 납니다. 지금도 추어탕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가 계기가 됐던 건 분명합니다. 어릴 때는 추어탕 좋아했거든요. (그 나이 즈음 아버지랑 낚시 가서 산 물고기 회 뜨는 것도 봤는데 그건 별 충격이 없었나 보네요.)
큰 아이 태권도장에서 미꾸라지 놀이를 했어요. 한 7~8년 전에. 풀장을 펴고 미꾸라지 풀어서 잡기 놀이. 잡은 몇 마리를 큰 물통에 담아 집으로 보내주셨어요. 추어탕을 끓여 드시거나 놓아주셔도 됩니다 하시길래. 그래서 뒷산으로 갔어요. 큰 애 손 잡고 작은 애 업고 산에 올라..... 그래서 냇물이 있어서 놔줬는데, 남편이 그러더군요. 산에 사는 족제비나 큰 두꺼비 그런 애들 오늘 포식 했을 거라고. 그런데 그랬다면 차라리 안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랑 눈이 마주친 미꾸리들을 차마 뜨거운 물에 끓일 수가 없었고, 잘 먹지도 않는 걸 끓여 버려지게 되는 것 보다는 자연으로 돌려보내 수목장을 시키..... 차라리 나았을 거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그렇게 풀어준 미꾸라지들이 나중에 은혜를 갚겠다고 박씨 물고 찾아오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 저는 어릴 때 붉은귀거북을 키웠는데 병이 들어서 비실비실하더라고요. 사실은 햇빛을 많이 받게 해야 하는 건데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라 잘 몰랐어요. 한강에 데려가서 풀어줄까 생각했는데 그 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붉은귀거북을 한강에 풀어준 아이들이 많았고, 그게 토종 생태계 파괴 행위였다는 사실도 아주 나중에 알았습니다. 당시에는 아무도 몰랐지요. 그런가 하면 저는 여전히 '토종 생태계 파괴'라는 말이 정확히 무슨 의미일까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배스나 황소개구리는 외래종이라는 이유로 막 잡아 죽여도 되나. 어떤 행위의 영향이 너무 길고 복잡하게 이어져서 좋은 행동이 뭔지 나쁜 행동이 뭔지 잘 판단이 안 서요. 지금 채식 관련 책들을 읽는 것도 그런 판단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읽는 건데 다 읽고 나도 여전히 판단이 어려울 거 같아요.
문을 열었다. 물고기 모양 가면을 쓴 누군가가 앞에 서 있었다. "미클이라고 합니다. 일단 적으세요, 3,9,27,28,38,39."
수첩을 가져와 급히 번호를 받아 적고 있는데 음식 배달이 왔다. 식은땀이 흘렀다. 배민 라이더가 놓고 간 비닐봉투 속을 물고기 가면이 쳐다보지 않기를 빌었다. 비닐봉투 안, 영수증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추어탕 2 그릇. 단골로 주문해주시는 게 감사해서 미꾸라지 튀김도 한 접시 서비스해드려요.’
한동안 고민했다. 그것도 다 기우였다. 생활고는 고민하는 뇌를 앞서 움직여 벌써 서울역 농협으로 향하고 있었다. 지난 주 싸인펜을 든 손을 떨며 마킹한 한 장의 종이. 그걸 혹시 잃어버리기라도 할까 꼭 쥔 손에 식은 땀이 흘렀다. 생소한 숫자가 무섭기까지 했다. 현실감이 전혀 들지 않았는데 발은 날듯이 뛰고 있었다. 처음보는 농협 직원이 몇 가지 은행 상품을 안내했다. 대답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통장에는 처음보는 긴 숫자가 찍혔다. 평생 보지 못했던 큰 숫자였다. 그게 내 통장에 있다는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손가락을 꼭꼭 눌러가며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한 것들을 선결제했다. 독촉전화 탓에 전화 공포에서도 해방이 될 것이고 밤에도 잠을 푹 잘 생각을 하니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700이라고 썼다가 900으로 고쳐 입금했다. 문자를 넣었다. "엄마 취업한데서 가불을 받기로 했어. 이걸로 급한 거 막아. 나 출장 가게 됐어 갑자기. 연락 안 될 거야." 라고 써 넣었다. 아마 전화가 다시 오겠지만, 그리고 엄마 병원에도 데려가야 하겠지만 우선은 이걸로 막아보자 했다. 서둘러 몸을 피하지 않으면 엄마랑 사는 남자가 찾아오겠지. 그것도 막아야 하니까. 이상한 일이다. 꼭 막아야 할 곳을 막고 생활비 말고 예금에 가입해 놓은 그 날 그 '미클' 얼굴이 자꾸 나타났다. 꿈은 이상했다. 사람들이 커다란 솥 펄펄 끓는 물에 허우적대며 죽어가고 거기 크고 흰 두부가 있었다. 더 잔혹하게 익어가며 죽을 걸 알면서 사람들은 거길 파고들어갔다. 나 역시 거기서 허우적대며 비명을 지르다 미클 얼굴이 보이면서 깼다. 예금 통장을 다시 봤다. 거기서 나오는 월 이자만으로 집세와 생활비를 해도 충분한 금액이었다. 나는,
근데 이거 저만 이해 못하는 건가요? ㅎㅎㅎ 두 분이서 연결해서 글 쓰기 하시는 건가요? 아님 제 이해력 문제인지~~ @장맥주
ㅋㅋㅋ 릴레이 소설이 되어가고 있어요. 그런데 안 떠올라요. 헉! 꿈이었구나! 이렇게 결말 날까 두려워요.
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때 막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태권도 도장의 관장이었다. 그가 말했다. "선생님, 혹시 최근에 미클이라는 사람을 만나지 않았습니까? 물고기 가면을 쓰고 다니는..." 태권도장 관장은,
태권도장 관장의 전화는 갑자기 끊겼다. 왜, 왜 이러지? 응? 전화가 이상했다. 또 다시 떠오르는 얼굴 미클의 얼굴과 함께 고통으로 일그러진 사람들 얼굴이 보였다. 이건 환상이야. 이건 현실이 아니야. 분명히 알고 있는데도 심장은 마구 떨렸다. 기괴한 환상은 전화벨 소리와 함께 깨졌다. "네? 입금하라고요? 그럴리가요. 전 다른 데에서 계약을.... 아니, 뭐라고요? 사기요?"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애들과 살려고 급하게 옮긴 전세집 . 거기 계약금까지 입금했는데 사기라니, 믿을 수가 없었다. 태권도 관장은 나지막히 말했다. "말한대로 했어. 용씨 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그걸 냇가에 놔 주도록 했다고. 응? 그럼 그럼. 벌써 그게 몇 년 전인데. 아 아주 잘 해. 요즘 애들이 어떤 애들인데. 가면 쓰고 다니는 코치님 특이하다고 사진찍어서 지들 SNS에 올리더라고. 애들도 늘었어. 다 맘에 드는데 그게 좀 그게 어디서 뭐 하고 다니는지는 모르겠단 말이야."
“……다 맘에 드는데 그게 좀 그게 어디서 뭐 하고 다니는지는 모르겠단 말이야.” 여기까지 쓴 뒤 김 작가는 한숨을 쉬며 마침표 버튼을 눌렀다.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모든 게 꿈이었다’와 맞먹는 ‘이건 모두 누군가의 소설이었다’로 제가 마무리짓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미클 씨 안녕~ 즐거웠어요~~~.
이게 글로 읽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다가오지 않나요? 저는 추어탕을 먹어본 적은 없고, 어릴때 외갓댁의 과수원과 농장에 갔다가 우연히 돼지랑 닭이 도살되는 것을 보고 중학생이 될 때까지 고기를 먹지 못했어요. 그 후에 조금씩 다시 육고기를 먹기 시작했지만, 그 때의 기억이 오래 가긴 하더라구요
네, 글과는 다른 힘이 있습니다. 특히 중간에 그 머리 잘리고 깃털 뽑힌 닭이 날개를 펼쳤다 접는 장면은 정말...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늘 글자가 영상보다 힘이 있다고 말씀하시지만 글자와 영상이 각기 다른 힘이 있다는 게 옳은 말인 듯해요. 영상 다시 한번 감사해요.
전 시골에서 돼지 도살되는거 보고 그 돼지고기 가져오는 거 잘 먹었어요.....저에게 공감능력이 없는건지... 기억에서 잊혀지진 않는데 잘 먹는걸 보면 식욕이 우선인 사람인걸로
참, 영상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끔찍한 영상이지만 그래도 보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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