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채식 관련 책 12권 읽기 ⑦ 죽음의 밥상 (피터 싱어, 짐 메이슨)

D-29
이 점에 대해서는 우리와 스컬리, 뷰캐넌, 윌, 폴란, 피언리 휘팅스톨, 스크루톤, 교황 베네딕트 16세와 의견이 같다. 오늘날 선진국에서 대부분의 동물성 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거대한 동물 학대 시스템은 절대로 지지할 수가 없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우리는 보통 동물의 행동을 본떠 동물을 대하지는 않는다. 가령 고양이가 쥐를 찢어 죽이는 것을 들며 우리가 고양이를 찢어 죽이는 일이 정당하다고 하지는 않는다. 육식성 물고기는 다른 물고기를 죽일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 물고기는 본능에 따라 죽인다. 그러나 인간은 물고기나 다른 동물을 죽이거나 먹는 일에 대해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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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가 다른 물고기를 먹는 일에 대한 프랭클린의 변명처럼, 그것은 하나의 맥락만을 선택하고 다른 맥락은 무시하는 논법이다. 프랭클린은 참으로 예리한 관찰자여서, 자기 자신이 얼마나 선택적인 사고를 하는 존재인지 충분히 깨닫고 있었다. 그는 물고기를 먹는 일에 대한 자신의 변명을 그 물고기가 프라이팬에서 구워지며 ‘참으로 훌륭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머리에 떠올렸다고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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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어려운 질문은 우리가 베건 또는 채식주의자가 되어야만 하는가일 것이다.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부당한 고통을 없애는 문제와 먹기 위해 동물을 죽이는 것(고통 없이)이 옳은가의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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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종차별주의(speciesism)와 인종차별주의 또는 성차별주의를 같은 선상에 두는 데 대해, 흔히 나오는 반론은 백인이 다른 인종보다 우월하다거나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은 분명 잘못이지만 인간은 정말로 인간이 아닌 동물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이다. 인간은 이성을 가지고 있고, 자기 인식을 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도덕적 존재가 갖추어야만 하는 특성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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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종 가운데서 지능, 이성적 능력, 자기 인식 능력 등을 두고 그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쪽을 앞서는 쪽이 마음대로 착취할 수 없다고 하면, 어째서 다른 종을 착취하는 일을 같은 이유로 정당화할 수 있겠는가? 인간이 아닌 동물을 착취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견실한 도덕적 기반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 그것은 ‘종차별주의’, 힘 있는 쪽에게 편리하기 때문에 살아남게 되는 편견에 근거한다. 그리고 이 경우에 그러한 편견의 주체는 백인이나 남성이 아니라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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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동물권리론자가 주장하는 형평성이란 동물에게 (인간과) 똑같은 권리를 주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그들이 비슷하게 가지고 있는 이해관계를 공평하게 존중하자는 것이다. 어떤 동물이 고통을 느낄 수 있다면, 그 고통은 인간이 느끼는 고통과 다를 것이 없다. 서로 다른 정신 역량 때문에 고통을 느끼는 것이나 기억하는 것, 예상하는 것 등도 서로 다를지 모른다는 주장도 있다. 그 점을 인정하더라도, 또한 그러한 차이점이 사실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아기가 느끼는 고통은 악(惡)이다. 설령 그 아기가 가령 돼지보다 자기 인식 능력이 떨어지며 기억력이나 예상 능력 또한 나을 것이 없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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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인 잡식주의자는 채식 식단으로 전환함에 따라 농업용지에서 풀려난 땅이 야생 지역으로 되돌아가 생물의 규모와 다양성을 늘려준다고 볼 이유가 없다고 반론할 수도 있다. 그 땅은 주택용지나 공업용지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이는 일부 사실일 수도 있다. 특히 그 땅이 대도시나 산업 지역에 접해 있다면 그렇게 될 확률이 높으리라. 그러나 우리는 지금 고기를 위해 존재하는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더 이상 우리를 위해 고기를 생산하지 않는 땅은 수출용 고기 생산지로 계속 쓰일 수 있다. 그러면 그것은 브라질 등지에서의 삼림 파괴 과정을 억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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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 수확 과정은 작은 동물들의 서식처를 그대로 드러내며, 포식자들 앞에 무방비 상태로 만든다. 농약은 새들을 죽일 수 있다. 그리고 데이비스는 곡물 농사로 죽는 동물의 숫자와 초원에서 고기소를 기르고 도살할 때의 숫자를 계산하여, 같은 면적의 땅에 소를 기를 때보다 곡물을 기를 때 두 배의 동물이 죽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의 결론은 우리가 가급적 적은 동물을 죽이고자 한다면, 베건이 되기보다 소고기를 먹는 게 낫다는 것이다(소에게 전적으로 풀만 먹이고, 곡식으로 살을 찌우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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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인 잡식주의자들이 먹어도 되는 것과 먹으면 안 되는 것 사이에 그은 선은 모호하다. 우리는 항상 더 편한 길로 가려는 유혹을 받기 때문에, 동물성 음식을 먹는 일 모두에 대해 명확한 선을 긋는 편이 아마도 윤리적인 식생활을 하고, 또 그것을 지속하는 최선의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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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양심적 잡식주의자들이 고기를 먹을 때, 그들의 먹을거리 선택은 그보다 덜 표가 난다. 접시 위에는 행복하게 살다 간 돼지고기로 만든 햄이 있을지 몰라도, 그것은 공장식 농장에서 나온 햄과 겉보기에 차이가 없다. 따라서 양심적 잡식주의자의 식습관은 통상적인 생각, 동물이란 우리가 이용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굳혀줄 뿐, 다른 사람들이 그 생각을 재고해보도록 이끌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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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방출하는 온실가스가 이미 지구의 기후를 상당히 바꾸어버렸으므로, 엄격히 말해서 이 세계에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식의 개입이 동물과 우리 사이에 어떤 계약을 만든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리고 우리가 숲을 베어 없애고 그 땅에 소를 위한 목초지를 만드는 일을 자제한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가 야생동물을 잡아서 먹을 수 있을 만큼 그들에게 은혜를 베풀었음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마치 더 힘이 센 나라가 약한 나라에게 이처럼 말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너희 모두를 없애버리고 너희 땅을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러지 않기로 했으므로, 너희는 우리의 은혜를 감사하는 뜻에서 우리를 위해 플랜테이션에서 일하도록 해라.”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홀로 애를 키우는 엄마가 돈을 아끼고 아껴서 자신과 아이가 먹을 삶은 강낭콩 한 캔이랑 흰빵을 조금 사게 되었다고 해봅시다. 그녀가 쓰레기통을 뒤질 마음만 있다면, 더 많은 음식을 공짜로 얻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녀는 문화적 수치심을 극복하지 못합니다. 우리의 경우, 쓰레기를 뒤지는 일은 문화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에 관련한 기술도 있고, 신념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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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뒤지기의 더 좋은 점은 소비의 전체 과정에 돈을 들고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죠. 심지어 유기농 식품조차도 소비 경제의 일부입니다. 쓰레기 뒤지기는 진실로 소비자의 사슬을 끊는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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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생각에는 유기농은 진짜 대안이 아니었다. 셰인은 어떤 식의 지역사회 후원식 농업과 유기농 협동업체들은 진짜 대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자기 생각으로는 “지역 여피족 전용 유기농 가게”는 전혀 아니라고 했다. 쓰레기 뒤지기는 좀 더 급진적이다. “그것은 후퇴 행동이죠. 산업적인 식품 생산과 마케팅의 전 과정에서 후퇴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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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떠나서, 이런 방식의 먹을거리 확보는 재미가 넘쳐 보였다. “시스템에 맞서 매일 승리를 거두는 거죠. 사람들은 매일 집에 돌아와서 ‘오늘도 승리했다’고 말하겠죠. 작은 승리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우리야말로 매일 대승을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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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도넛 가게, 델리, 샐러드바 등은 흔히 자신들은 갓 구운 빵이나 그날 만든 식품만 판매한다고 선전한다. 그리고 계속 샐러드바를 가득 채워둔다. 그래야 손님들이 자신은 앞 손님들이 남긴 것을 먹고 있다는 인상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방침들 때문에 하루의 영업이 끝나면 전혀 문제가 없는 식품들이 버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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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형태의 음식이라도 돈 주고 사기를 거부한다는 점에서, 프리건들은 베건보다 급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더 유연한 점도 있는데, 그들은 쓰레기라고 하면 동물성 음식을 먹는 것도 윤리적으로 꺼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동물을 착취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돈을 보태고 싶지 않을 뿐이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프리건주의는 공짜 음식만이 아니다. 그 배경에는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한 가치관이 있다. 소비 사회에서 설정된 우선순위를 거부하고, 그런 우선순위에 따라 이루어지는 라이프스타일도 거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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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건들은 행복이란 뭔가를 소유하는 데서가 아니라 뭔가를 하는 데서 온다고 여긴다. 그들이 뭔가 일을 한다면, 그것은 그 일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소비하는 모든 것에 돈을 내는 사람들보다 프리건들은 훨씬 많은 자기 시간을 가지며, 그 시간은 팀의 말처럼 즐기는 데, 또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믿는 일을 하는 데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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