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증정][발행편집인과 함께 읽기] <시간의 연대기-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함께 읽기

D-29
이처럼 일본의 식민지 건설은 그 나라의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까지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런데 서로 다른 표준시를 사용해야 마땅한 지역들에 무리하게 일본중앙표준시를 적용한 이유는 사실상 시간을 통일하여 전쟁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383, 이창익 지음
전시 상황 속에서 전 국민의 생각, 행동, 시간을 통일할 수 있는 장치로서, 그리고 방공, 치안, 긴급 정보 전달을 위해 라디오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경성중앙방송국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총 13개의 라디오방송국이 건설되었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412, 이창익 지음
라디오에 의해 비로소 전 국민의 행동에 동시성을 부여하는 일이 가능해졌고, 라디오 체조회는 같은 시간에 같은 행동을 하는 무수한 인간을 탄생시켰다. 의례 즉 리추얼의 가장 기초적인 특징은 같은 시간에 같은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서로 다른 인간이 ‘하나의 인간’으로 잠시 변신하는 것이다. 라디오는 일정한 공간 안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동시적인 리추얼을 가능하게 했다. 모든 정교가 그토록 염원하던 완전한 리추얼, 절대적인 리추얼이 탄생한 것이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440, 이창익 지음
이 그림 넘 재미있는 것 같아요 ㅋㅋ 갓쓰고 도포 두른 선비에게서 스웩이 느껴지는 발 걸음과 손짓을 볼 수 있는데요 거기다 옆에 시계가 똭~ 브렌드 이름은 또 식민지 시대 아니랄까봐 '콜로니얼 A'라니...;;; 요즘 넘 바빠서 잘 참여는 못하고 있지만 부지렁하게 읽어 나가고 있어요ㅎㅎㅎ 밑줄 쫙쫙 그어놓은 문장들도 조만간 올릴께요 :)
@조반니 이 광고 저도 꽤 세련됐다고 느꼈습니다. 당시 월섬이 유명한 시계 회사였다 합니다. 모델명이.콜로니얼인 건 정말 공교롭네요.. ㅠ
공간을 가득 메운 채 신체 밖을 떠돌던 시간이 이제는 철탑의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신체 안으로 침투하며 인간을 '시간화'하기 시작했다. (...)시작, 끝, 중지 등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하루에도 수차례 모든 사람의 일상을 도막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상과 비상의 경계선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P199-200
시간의 일치가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306, 이창익 지음
기준이 되는 친시계, 그리고 그에 맞춰지는 자시계가 부모(親)-자식(子)의 관계를 투영한다는 게 의미심장합니다. 주(정)-부도 아니고, 부모의 방침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게 자식의 도리라고 하는 거 같아서요.
또한 모든 인간은 금과 물품을 소유하는 것처럼 자신의 시간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만약 조선의 2천만 명이 하루에 30분씩 시간을 낭비하면 총계 1천만 시간, 즉 1천 년 이상의 시간을 연기처럼 날려버리는 셈이었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351, 이창익 지음
인생책 중 하나인 <모모>에서 나름 충격을 받은 부분이 바로 딱 이 논리로 회색남자가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는 장면이었는데 말이죠!
모모 - 출간 50주년 기념 개정판환상 문학의 거장 미하엘 엔데가 남긴 최고의 걸작인 『모모』는 꿈처럼 펼쳐지는 신비로운 동화의 형식을 빌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예리하게 비춰 보여 주어 『어린 왕자』의 뒤를 잇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수식도 따라붙는다. 동화적 향수를 자아내는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에는 시간과 삶,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가득 담겨 세대를 막론하고 어린이와 어른 들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준다.
@청명하다 이 책 소개 기사 중에도 연관해서《모모》언급한 기자님이 계셨는데, 역시 시간에 대한 통찰을 담은 좋은 책인 걸 재확인하네요.^^
조선시대에는 해마다 역서를 제작하여 반포함으로써 왕이 백성에게 다음 해의 시간, 즉 미래를 미리 선물했다. 그런데 조선시대 역서를 들여다보는 순간 우리는 두 가지 의문에 사로잡힐 것이다. 첫째, 조선시대의 역서는 현재 우리의 달력보다 훨씬 복잡했다. 우리의 상식적인 직관과 달리 역서는 복잡한 것에서 단순한 것으로 퇴행한 것처럼 보인다. (…) 둘째, 우리는 조선시대의 시헌력에서 어떤 내용이 사라지면서 역서가 단순한 것으로 변화했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시헌력에서 무엇이 왜 사라졌는가?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494, 이창익 지음
시헌력은 천문학적 시간의 길흉을 예측하는 점성학적 역주의 체계였다. 역주는 길흉을 도출하기 위한 시간 해석의 체계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시헌력에서 시간의 의미는 ‘길흉’이었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494, 이창익 지음
그런데 태양력으로 개력한 후, 특히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역주는 ‘미신의 온상’으로 지목되었다. (…) 따라서 우리가 재구성하는 달력의 연대기는 역서에서 역주와 음력을 제거하는 아주 느린 과정을 담고 있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494-495, 이창익 지음
시헌력에 대한 내용은 무척 인상 깊습니다. 길흉을 예측하고 시간 속에서 무질서하게 행동하지 않도록 하는 이 꽉찬 시간의 세계. 이렇게 복잡하고 빈틈없이 들어찬 시헌력의 세상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정말 근대인들에 비해 불안이 덜 했을까요?? 엄청 궁금해집니다. 이 부분을 읽다보니 또 저의 어설픈 뇌과학적/심리학적 설명 본능이 꿈틀거려요. @_@ 인간이라는 동물의 뇌는 불확실성을 싫어하기에 이러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였으며, 이러한 적응적 진화의 결과 우리의 뇌는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요. 매순간 의식적 판단과 선택을 내리는 대신 반자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좋아하는 인간의 뇌에게 시헌력은 정말로 훌륭한 도구였네요. 어떤 행위를 하면 좋을지 이렇게 치밀하게 판단의 근거를 제공해주니 말이에요.
@우주먼지밍 조선시대 음력 부분 읽을 때 인상적이었던 건 점성학적 체계가 무질서한 게 아니라 오히려 질서를 구축하는 체계라는 거였습니다. 흔히 점술이라고 하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측면에서는 굉장히 합리적인 사고 체계인 거 같습니다. 뇌과학이 조선시대와 연결된다니 흥미진진하네요.^^
3장을 읽고 4장을 읽고 있습니다. 책이 거의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제가 인상깊었던 점은 시계의 보급과 더불어 곳곳에 새로 지어진 근대 건축물의 등장에 따른 공간의 변화입니다. 조선총독부부터 경성부청, 조선은행과 미츠코시 백화점, 조지아 히라타 백화점 등이 등장하며 경성에도 본격적인 공간변화가 일어납니다. 시계의 등장으로 근대적인 시간안에서 일상이 구속되는 동시에 공간도 역시 시간의 변화와 함께 엮여들어가게 됩니다. 시간의 연대기인 동시에 공간변화의 연대기이기도 합니다. 저자께서 팩트위주의 묘사에 치중하실것이라고 서문에서 밝혔는데, 정말 각 근대건축물의 변천약사가 무미건조하게 연도별로 설명됩니다. 역사를 정리하는데 효율적이긴 하지만 좀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좀더 저자의 관점이 분명하게 드러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Dennis 시간의 근대화가 공간의 근대화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었다는 점에서 공간의 역사도 상세히 서술하신 거 같습니다. 되도록 해석을 지양하고 정확한 기록에 치중해서 호흡이 좀 느린 감도 있는데, 역사 현장을 세밀화로 본다는 기분으로 양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종래의 공중선 출력을 1킬로와트에서 10킬로와트로 바꾸고, 일본어와 조선어로 이중방송을 하는 것이 변화의 주요 골자였다.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p.394, 이창익 지음
이 부분에 들어가기 전까지 라디오를 듣는 게 (조선어가 섞였다고 해도)일본어 방송을 듣는다와 같은 말인지 생각하지 못했어요. 일제강점기인데 말이에요. 또 그걸 2천 명 정도의 조선인이 듣고 있었다는 부분도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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