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상 사전답사는 아니었습니다. 감시가 뜸한 사이에 제거하려고 든 것이죠. 정체를 알고 조용히 제거한 겁니다. 그래야 계속 트레저 헌터로 들어와서 일을 하려고 할 테니까요. 세계관을 공유하는 단편들은 꽤 쓴 편이고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
D-29

블레이드
리나홍
그렇군요. 헌터들이 들어가기 전 무인지상차량 체크 때 전파방해 장비 또는 부비트랩으로 건물 내부가 확인되지 않았고 그림의 위치 등 설정들을 봤을 때 가상의 의뢰인을 만들고 강현준이 직접 함정을 설치했다고 생각했어요.

블레이드
아! 제거하기 위한 작전은 맞습니다. 다만, 사전답사는 하지 못했고 거기에 그림이 있다 는 정도만 알고 있었던 거죠.
리나홍
저도 어디 좀 다녀오느라 앞에 두 소설 감상을 기한 내 못 적어서, 오늘 올리려고 합니다.
느티나무
“ 나는 김인우의 천재성에 지독한 질투를 느끼고 있었다. 글을 쓸 때 가장 큰 적은 나 자신이다. 새하얀 화면을 보면 가끔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적을 수 없다는 두려움이 샘솟으면 당장이라도 벌떡 일어나 도망치고 싶다. ”
『마티스×스릴러 - 앙리 마티스의 그림에서 발견한 가장 어둡고 강렬한 이야기』 p80, 정해연 외 지음
문장모음 보기
느티나무
“ 꿈속에서도 이 일이 떠올랐다. 동시에 영감이 찾아들었다. 처음 남정을 만났을 때부터의 일들이 머릿속에서 문장이 되어 떠다녔다. 당장 이 모든 이야기를 글로 끄집어내라고 뇌가 나를 닦달했다. <검은인간>을 쓸 때와 같은 강한 충동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이 글이 나를 파멸로 몰고 갈 것을 알면서도, 결국 이 글을 쓰고 있다. 이 글이 내 유서가 될 것을 알면서도 ••••. ”
『마티스×스릴러 - 앙리 마티스의 그림에서 발견한 가장 어둡고 강렬한 이야기』 p117, 정해연 외 지음
문장모음 보기
느티나무
“ 빠아앙- 기시감이 드는 소리가 났다. 오래전, 인우가 처음 자전거를 탈 때 몇 번이고 눌렀던 자전거 경적 소리였다. 제발 손을 놓지 말라고, 형이 놓으면 큰일 난다고 울먹이던 인우가 절박하게 내던 경적 소리. 그 소리가 남정 의 귀를 때렸다. 그것이 남정의 마지막이 되었다. 남정의 람보르기니는 반대편에서 오던 화물차와 충돌해 찌그러졌다. 그 모습은 동생 인우가 마지막으로 남긴 종잇조각과 닮은 꼴이었다•••••. ”
『마티스×스릴러 - 앙리 마티스의 그림에서 발견한 가장 어둡고 강렬한 이야기』 p121, 정해연 외 지음
문장모음 보기
Rhong
이야기를 읽기 전엔 "이본 랑베르양의 초상"에게서 무채색의 정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좀비 여인의 초상"을 읽고 나서 다시 본 그림에선 색이 보였고 선의 움직임까지 느껴졌습니다 스토리로 인해 그림이 역동감있게 살아난 거 같다고 할까요
좀비 와이어에 가로로 썰리는 오형선의 모습이 가로로 두동강 난 한반도의 모습 같아서 미래과학공상좀비 이야기가 지금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머니를 떠올리느라 눈시울이 뜨거워진 강현준이 뜨거운 한숨을 내뱉었다"란 구절에서 일제시대와 6.25 그리고 한반도가 나눠지는 모든 과정을 지켜봐야했을 사람(어머니)들의 자주적 통일조국을 위한 열정과 그와 반하는 현실에 대한 한숨도 같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모든 과정의 주요배경이었을 덕수궁 정동 근처가 소설의 배경이었기에 더 몰입되었던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매 장면을 디테일하게 영상처럼 묘사하면서도 물 흐르듯 서사하신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했습니다 제가 감각이 오버되어서 좀비나 스릴러 아예 못 보고 못 읽는 성향이 있습니다만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블레이드
고맙습니다. 사실 좀비는 거들 뿐이고, 모든 이야기의 서사는 비슷하게 흘러갈 수 밖에 없죠. 폐쇄구역 서울을 보시면 강현준이 왜 어머니를 떠올렸는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좀비의 탄생은 결국 분단으로부터 시작되었고, 그것이 수 많은 사람들을 비극으로 몰아넣은 것은 소설보다 더한 현실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리나홍
늦었지만 감상 올립니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네요.
제가 '유서' 속의 세 인물 중 [이카루스]와 가장 닮았다라고 생각한 사람은 조남정이에요~ 작가님과 다른 분들의 의견도 다 공감이 되는데 사실 이카루스는 제 욕망에 충실해서 가면 안되는 태양을 향해 끝없이 올라가다가 날개가 떨어져 추락하는 인물이라서요.
본인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동생을 가스라이팅하고 다른 이를 조종하는데 양심의 가책도 없어 보이는 그는 모든 게 이뤄진 순간에 죽어버렸어요. 등장인물 모두가 죽는 결말이 새로웠습니다.

조영주
이 이야길 보니 갑자기 박소해 작가님 하셨던 말씀 떠오르네요.
일전 수북강녕에서 "히트작은 결말로 갈수록 우상향" 이라며 이야기 주시더라고요. (유서는 반대죠) 저랑 주원규 작가님은 당시 잠시 바보 상태였어서 "아 반대면 좌하향인가요?" 했다가 "그럼 똑같은 말이죠..." 해서 "아아아 우하향이죠 우하향" 했었는데, 이런 우하향 이야기도 쓰고 싶었습니다. (히트 치면 더 좋고요^^)
리나홍
소설을 보기 전 [이본 랑베르 양의 초상]은 어두운 느낌 때문에 꺼림칙한 그림일 뿐이었는데요, 읽고 난 후엔 하얀 한복을 정갈하게 입은 다소곳한 여인을 아우라 같은 흰 선으로 부각한 초현실적인 증명그림으로 보이네요.

블레이드
원래 처음 선택한 그림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런데 무심코 찾아봤는데 너무 확 와닿았어요.

Alice2023
순서대로 읽는 줄 알았다가 이제야 유서를 읽었어요 너무 재미있네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연결시키시는지 ㅎㅎ
제가 본 그림 속 인물은 김인우에 가까운 거 같아요 결국 형에게 가장 많은 피해를 입고 이용당하다 가슴속 상처를 안고 쓰러지는 모습이 연상되네요
아제 마티스의 이카루스를 볼 때마다 이 소설 생각이 날 거 같애요

조영주
감사합니다. ^^ 관련된 답변은 앞쪽에 스크롤을 좍좍 올려보시면 스포일러 글로 해놓은 것들과 초고에서 적었던 내용 등이 있습니다.참조해 주세요.

Alice2023
우리 일은 의문을 가지면 안 돼.
그러면 긴장감이 풀어지게 되니
『마티스×스릴러 - 앙리 마티스의 그림에서 발견한 가장 어둡고 강렬한 이야기』 정해연 외 지음
문장모음 보기
밥심
옷 전문가인 아내에게 이 그림을 보여주고 무슨 옷 같냐고 물었더니 동양 옷 분위기네 하길래 1914년 앙리 마티스가 그린 그림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더니 프랑스의 의상 디자이너인 폴 푸아레가 당시에 동양풍의 옷을 유행시켰는데 그 영향일 수 있겠다고 하네요. 19세기말 자포니즘(일본 문화가 서양에 준 영향)의 연장선일수도 있구요. 많은 분들이 한복같이 느끼는데는 나름 배경이 있는 듯 합니다.

블레이드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역시 사람은 계속 배워야하는 거 같아요.

조반니
벨 에포크 시대에 프랑스에서 ‘자포니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해요~
<Divan Japonais >라는 ‘툴루즈-로트렉’의 작품도 <일본식 의자>라는 뜻으로, 일본 스타일로 꾸민 나이트클럽 홍보 포스터라고해요~
당대 유명한 화가들은 일본 그림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하던데, 1914년 작이라면 마티스도 최신 유행에 조금은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요?

블레이드
도자기 포장지로 쓴 종이에 그려진 우키요에 덕분에 일본식 화풍이 유행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