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꿈꾸는 도서관>

D-29
히구치 이치요와 우에노 도서관의 인연은 참 신기하죠.
—신경 안 쓰였어? —뭐가? —노숙자잖아. —그야, 우에노니까. —? —우에노는 옛날부터 그런 곳. —그런 곳이라니? —다양한 사람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넓은 곳. 우에노는 마음이 넓다. 다양한 사람을 받아들인다. 이 말도 그녀에게서 몇 번이나 들었다. 도서관에 돈이 없다는 이야기만큼이나.
꿈꾸는 도서관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도쿄에서 공부하던 무렵, 그러니까 2002월드컵 시기에도 우에노공원 정문 근처에 파란색 비닐 시트로 덮인 노숙자 집이 있었어요. 벚꽃 구경하러 처음 갔을 때 사실 좀 놀랬죠. 잘 사는 나라라고 하더니 홈리스라니! 나중에 우에노란 곳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알게 되면서 이해가 갔지만, 한동안 참 이상하다 생각했지요. 높은 분들이 올 적마다 그 집을 들고 이동한다는 대목에서 88올림픽을 앞두고 삶의 터전을 빼앗긴 이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우에노는 패전 이후 도쿄의 대표적인 암시장(闇市 야미이치)이다. 점령군인 미군을 상대로 성 노동을 하던 팡팡(パンパン 양공주), 전쟁고아, 깡패들이 살아가던 생활터이고 한반도로 돌아가지 못한 조선인들의 생존을 건 노동 현장이기도 했다. 이 소설의 일관된 주제는 기아코의 오빠들 찾기다. 둘째 오빠는 남창이었다. 양공주의 역사는 많이 발굴되었지만 이성애 중심으로 사고하는 현대사에서 남창의 역사는 아직도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다. 이렇게 ‘보통’의 ‘평범한’ 일본인들에게 차별받는 존재들이 생존하던 우에노라는 공간은 신생 정부 권력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는 곳이었고 그들만의 룰이 있었다.
꿈꾸는 도서관 니혼대 고영란 쌤이 쓰신 해설 중에서,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헉, 일본도요?
지금도 많을걸요. 몇 년 전 열린 도쿄올림픽 때도 '눈에 보이지 않게 숨어 있으라'고 해서 좀 소란이 있었죠.
처음 들어보지만,, 무슨 드라마일지 느낌이 딱 오는데요ㅋㅋㅋ
여기는 우에노야. 언제나 집 없는 사람, 친척 없는 사람을 받아들였어. 마음이 넓은 곳이야. 우에노는 그런 곳이라고.
꿈꾸는 도서관 P59,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살짝 늦은 감이 있지만, 오늘부터 가열차게 읽고 있어요ㅋㅋ 직전에 읽은 책이 무거웠던지라~ 술술 읽혀서 햄볶해요ㅋㅋㅋ 제가 자주 가는 <종로 도서관>도 우리나라 최초 도서관이고 -원래 위치에서 옮겼지만- 역사가 100년이 훌쩍 넘겨 여러모로 유사한 점이 보여 더 감정이입하면서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술술 읽히신다니 다행... 읽고 이런저런 수다 떨어 보아요.
그래서 말씀인데 토베루님은 일본문학을 전공하시고 번역하시게된 어떤 개기가 있으셨나요? 또 가장 좋아하시는 일본 작가나 작품은...? 아, 그리고 토베루란 이름의 뜻은 뭔가요? 어느 소설 주인공 이름 같기도한데. 물론 일본소설. ㅋ
늘 말했어. 만약 우에노 도서관에 마음이 있었다면 도서관은 히구치 이치요를 사랑했을 거라고.” “반대가 아니라?” “반대?” “히구치 이치요가 도서관을 사랑했다는.” “아니. 도서관이 히구치 이치요를 사랑했을 거라고. 나카라이 도스이란 남자를 엄청 질투했을 게 틀림없다고.
꿈꾸는 도서관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나쓰코, 스무 살. 나쓰코는 또 온다. 며칠 후 다시 찾아온다. 하루도 빠짐없이 오기도 한다. 오면 책 서너 권을 빌려 책장에 얼굴을 비비듯 고개를 푹 숙여 근시인 눈으로 읽는다. 책에 시선을 주면 여간해서는 그녀의 얼굴을 구경할 수 없다. 머리를 땋아 위로 올린 뒤통수만 책상에 얹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던지. 도서관은 제 품에서 집어삼키듯 책을 독파해가는 이 희대의 햇병아리 작가가 귀엽디귀여워서 어쩔 줄 몰랐을 게다.
꿈꾸는 도서관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일본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인 히구치 이치요가 도서관을 드나들던 모습을 묘사한 대목이에요. 번역하면서 이미지가 그려졌는데, 인터넷 서치를 하다가 한 장의 사진을 발견하곤 이렇지 않았을까 상상했더랬죠.
이렇게 앉아서 책을 읽고, 편지를 쓰지 않았을까 싶네요.
심한 근시임에도 결코 안경을 쓰지 않으려는 완고한 성격이던 그녀의 눈에는 건물 전체가 희미하게 보였겠지만, 만약 도서관에 눈이 있다면 항상 두 눈은 그녀를 향한 채였을 게 틀림없다
꿈꾸는 도서관 P105,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토베루 님이 공유 해주신 사진을 보고 있으니 이치요가 얼굴을 책에 묻고 뒷통수만 빼꼼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데요?ㅎㅎ 어제 본가에 내려오는 차 안에서 쭉 다 읽었어요~ 중간에 추리적인 요소도 궁금증을 유발해서 재미있었고요, 도서관과 기와코의 서사가 서서히 가까워지면서 궁금했던 부분들이 서서히 풀어지는 부분도 흥미로웠어요 :D
엽서 속 수수께끼가 풀리면서 기와코의 과거가 드러나는 과정이 흥미롭죠. 언젠가 도서관에서 만나자, 기와코에게 도서관은 어떤 곳이이었을까요?
언제가 도서관에서 만나기 위해 우에노 도서관 근처를 서성거리며, 도서관이 리모델링 되어 아쉬워하는 기와코의 마음이 느껴졌어요. 그런 점에서 붉은 벽돌 도서관은 그녀에게 ‘그리움’의 공간이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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