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꿈꾸는 도서관>

D-29
도서 분류 번호로 수수께끼를 만든 헤이 군의 재치가 빛나죠. 저걸 풀고 기와코는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여하튼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도서 분류다. 아주 훌륭한 분류법 가운데 『일본십진분류법 주강표』(1950년 7월 신정 제6판)라는 책을 찾아내 메모속 숫자를 보며 노트에 옮겨 적었다.
꿈꾸는 도서관 p387,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신이 나 같은 자그마한 인간에게 이런 큰일을 맡기셨으니 그르치면 안 된다. 이 기회를 그녀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서양처럼 ‘개인’이란 개념이 없는 일본이란 나라는 이 천금 같은 기회에 남녀평등을 주장하지 않으면 앞으로 100년이 지난들 그대로다. 기본적으로 남존여비가 강한 이 나라는 여성 권리를 보장하는 어떠한 법률도 고민조차 하지 않는 게 틀림없다. 맨 먼저 헌법에 명시해둬야 한다.
꿈꾸는 도서관 p402,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부인 열람실은 어디인가요?
꿈꾸는 도서관 p. 392,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즉 헌법연구회의 '헌법 초안 요강'을 준비한 곳도 제국도서관이었다. 결과적으로 제국도서관은 몸소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한 셈이다.
꿈꾸는 도서관 p. 403,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작가의 인터뷰를 보면, 일부러 베아테와 평등 헌법 이야기를 넣었다고 해요. 집필 당시 일본에서 꽤 유명한 정치인의 성스캔들이 있었는데 은폐를 시도하는 권력을 보며 화가 났다고 하더군요.
기와코 씨는 딸을 열여덟 살까지 키우고 나서야 혼자 도쿄에 올라와 도서관을 드나들며 자신을 다시 가꿨을 거야. 기억의 파편을 더듬으며 원래 자신이 되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던게 아닐까, 라고요.
꿈꾸는 도서관 p. 416,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크게 두 축으로 이루어진 이야기가 마지막 장 마지막 문장에서 만났다니..마지막 문장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예전 베르나르 소설도 크게 다른 이야기로 구성된 두 축이 결국 하나로 만났을 때 엄청난 환호를 느끼며 읽었는데 그때와는 다르지만..마지막 문장을 보고. 그렇구나..그렇게 만나게 되었구나..싶어 저에게는 따뜻한 문장으로 남았습니다. 전쟁 직후 가난한 집의 어린 여자아이가 살면서 겪었을 외로움을 기와코는 도서관과 책을 통해 위로받았길 바래봅니다. 저도 힘들때나 어려울때 책과 글이 주는 위로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위로를 받곤 하거든요. 우에노 도서관 앞에서 쭈구려 앉아 있었을 기와코(426쪽)를 도서관이 충분히 위로해 주었을 거라 믿고 싶어요.
두 이야기가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에서 출발해 교차하다가 마침내 시간을 거슬러 하나로 만나는 마지막 장면은 뭔가 여운이 깊었어요. 그사이 기와코는 점점 어려지고 도서관은 점점 늙어가죠.
저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소중했던 것은 전후 혼란하던 생활이 아니라, 스스로 결단을 내리고 집을 나와 40대부터 살아온 생활이지 않을까.
꿈꾸는 도서관 P416,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요즘 급 바빠져서 많이 댓글을 남기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읽는 일본 소설이라 그 특유의 갬성이 좋았어요ㅋㅋ 생각해보니 몇달전에 야스나리의 <산소리>를 읽긴했네요;; 책을 읽는동안, 도서관을 만들어 서구열강을 따라 잡겠다는 일본지식인들의 노력이 행간 곳곳에서 느껴졌어요. 존 스튜어트밀의 <자유론>을 일본은 책 출간 13년만에 일본어로 번역했다고 하는데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자유, 권리, 사회라는 말도 이 당시에 일본이 번역해서 현재까지도 친숙하게 사용하고 있죠. 이것 말고도 당시 생소했던 수많은 말들을 번역하기 위해 치열했을 일본의 지식인들의 모습의 단면이 그려지는 소설이라 큰 줄기인 기와코의 이야기와 별도로 흥미롭게 봤네요~ @토베루 님의 정감가는 댓글과 수집한 문장들도 재미있고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전후 평화를 기뻐하던 아이, 기와코는 자신의 나이 마흔, 일생동안에 크고 작은 전쟁을 겪은 후에야 진정으로 평화를 기뻐하는 아이가 되었다] 모두 함께 읽고 생각을 공유해주셔서 즐거웠어요~ 다음에 또 즐거운 시간 나눠요!!
‘평화를 기뻐하는 아이'라는 이름은 자못 전후다운 발상 이었다.
꿈꾸는 도서관 101,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문은 열릴지니 부모 없는 아이에게 다리 잃은 병사에게 갈 데 없는 노파에게 명랑한 남녀추니에게 분노에 찬 야생 곰에게 슬픈 눈을 가진 남양 코끼리에게 저것은 화성으로 향하는 로켓에 올라타는 비행사들 불을 피우고 둘러앉는 법을 터득한 고대인들 그것은 꿈꾸는 자들의 낙원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곳
꿈꾸는 도서관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드디어 오늘이 마지막날이네요.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도서관'이지 않을까 싶어요. 보통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들 하는데, 일부러 일본국회도서관에 새길 때는 '우리를'이라고 했대요. 더 자동적이랄까, 시혜가 아니라 스스로 쟁취하란 의도로 느껴졌어요.
그러게요. 번역가님과 두런두런 얘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얘기 나눌게 있을 것 같은데 오늘이 지나면 못 나누겠죠? 흐흑~ 암튼 책도 보내주시고 여러모로 고마웠습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고 더 좋은 작품 많이 번역하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시고요. 다음 기회에 또 뵙기를 바랍니다! 안녕히~😊
어떤 독자분이 책을 읽고 기와코를 그려 블로그에 올리셨던 일러스트예요. 우에노공원벤치에서 만나고 싶단 생각을 했네요.
와, 그림 멋지네요. 잘 어울려요!
막판에 급한 마감 땜에 좀 느슨했는데 처음 해보는 독서 모임 재미있네요. 집순이라 책은 혼자 읽기가 익숙했거든요. 다른 책도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일본 근대 문학을 같이 읽고 이야기하고 싶달까. 조만간 다시 찾아뵐지도요.
오! 시간 맞으면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댓글로 책 이야기하며 마음 나눠주신 분들,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눠주시고, 우리 이야기에 하나하나 댓글 달아주신 번역가님!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도서관에 관한 책은 처음 읽은 게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잔잔하고 좋았어요. 누군가 가슴에 담은 장소가 있다는 것, 그것이 도서관이라는 게 너무 아름다웠어요. 좋은 책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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