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꿈꾸는 도서관>

D-29
늘 말했어. 만약 우에노 도서관에 마음이 있었다면 도서관은 히구치 이치요를 사랑했을 거라고.” “반대가 아니라?” “반대?” “히구치 이치요가 도서관을 사랑했다는.” “아니. 도서관이 히구치 이치요를 사랑했을 거라고. 나카라이 도스이란 남자를 엄청 질투했을 게 틀림없다고.
꿈꾸는 도서관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나쓰코, 스무 살. 나쓰코는 또 온다. 며칠 후 다시 찾아온다. 하루도 빠짐없이 오기도 한다. 오면 책 서너 권을 빌려 책장에 얼굴을 비비듯 고개를 푹 숙여 근시인 눈으로 읽는다. 책에 시선을 주면 여간해서는 그녀의 얼굴을 구경할 수 없다. 머리를 땋아 위로 올린 뒤통수만 책상에 얹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던지. 도서관은 제 품에서 집어삼키듯 책을 독파해가는 이 희대의 햇병아리 작가가 귀엽디귀여워서 어쩔 줄 몰랐을 게다.
꿈꾸는 도서관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일본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인 히구치 이치요가 도서관을 드나들던 모습을 묘사한 대목이에요. 번역하면서 이미지가 그려졌는데, 인터넷 서치를 하다가 한 장의 사진을 발견하곤 이렇지 않았을까 상상했더랬죠.
이렇게 앉아서 책을 읽고, 편지를 쓰지 않았을까 싶네요.
심한 근시임에도 결코 안경을 쓰지 않으려는 완고한 성격이던 그녀의 눈에는 건물 전체가 희미하게 보였겠지만, 만약 도서관에 눈이 있다면 항상 두 눈은 그녀를 향한 채였을 게 틀림없다
꿈꾸는 도서관 P105,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토베루 님이 공유 해주신 사진을 보고 있으니 이치요가 얼굴을 책에 묻고 뒷통수만 빼꼼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데요?ㅎㅎ 어제 본가에 내려오는 차 안에서 쭉 다 읽었어요~ 중간에 추리적인 요소도 궁금증을 유발해서 재미있었고요, 도서관과 기와코의 서사가 서서히 가까워지면서 궁금했던 부분들이 서서히 풀어지는 부분도 흥미로웠어요 :D
엽서 속 수수께끼가 풀리면서 기와코의 과거가 드러나는 과정이 흥미롭죠. 언젠가 도서관에서 만나자, 기와코에게 도서관은 어떤 곳이이었을까요?
언제가 도서관에서 만나기 위해 우에노 도서관 근처를 서성거리며, 도서관이 리모델링 되어 아쉬워하는 기와코의 마음이 느껴졌어요. 그런 점에서 붉은 벽돌 도서관은 그녀에게 ‘그리움’의 공간이었지 않을까요?
그러게요. 이 책 읽고 있으면 나도 열심히 읽어야하는데 하며 자세가 고쳐져요. 얼마 못가 자세가 무너지면서 딴청이지만. ㅋ
<꿈꾸는 도서관>을 읽으면서, 일본 문학가들을 많이 알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나쓰메 소세키의 단편을 몇 개 읽었었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나고 -_-;; 다자이 오사무 정도 밖에 몰라서, 책을 읽는 내내 아쉽더라고요. (나쓰메 소세키와 다자이 오사무도 그들의 편지를 읽으려고 작품을 읽었어요. ㅋㅋ) 중간에 히구치 나츠코의 <통속 서간문>이 나와서 반가웠어요. 처음 보는 책이라서 혹시 번역되어 있나 검색했더니 번역된 것은 없네요. 관련 논문이 있어서 보려고 했는데, 제가 찾은 논문에도 편지글은 없어서 아쉬웠어요. 우리나라에도 편지쓰기를 알려주는 책이 여러권 있었는데, 대부분 남성들이 썼거든요. 그런데 일본은 여성 작가가 편지쓰기 책을 썼다는 게 신기했네요. <통속 서간문> 덕분에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일본 문학사를 알면 더 흥미롭게 다가오긴 해요. 작가나 작품에 얽힌 숨겨진 이야기가 종종 나오니. 그래서 마지막에 본문 속 작가들 소개를 좀 길게 넣어놨는데 도움이 되셨을까요?
<통속 서간문>은 저도 이번에 알게 되어 찾아봤는데 현대식으로 풀이한 책이 나와 있더라고요. 전자책이 없어 읽지 못했는데 내용이 궁금하긴 해요.
책을 순서대로 보느라고 그 내용이 있는지 몰랐어요. 책 읽으면서 작가 찾아보면서 읽어야겠네요. 오오! 감사합니다. (도움 완전 될듯요!!!)
<은하철도의 밤>을 쓴 미야자와 겐지 이야기 나와서 반가웠어요~ 조반니와 캄파넬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겐지 본인의 얘기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어요.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지난 과거를 작품에 녹여내다니.. 과거를 재구성해서 스스로를 치유하려한걸까요? 붉은 벽돌 도서관의 수 많은 이야기 중 저와 아주 미약하게나마 관련이 있어 주저리주저리 적어봐요ㅋㅋㅋ [우리 끝까지 함께 가는 거다.]미야자와 겐진, 은하철도의 밤 제 그믐 이름이 소설 속 주인공 이름 ’조반니’ 잖아요ㅋㅋㅋ 그믐 가입할 당시 제가 읽고 있던 작품이 <은하철도의 밤>이었거든요~ 닉네임을 뭘로 할까 고민하다 보던 책 주인공 이름으로 골랐죠ㅎㅎㅎ 그리고 당시 읽은지 얼마 안된 <마의 산>에서 작품 말미 전장으로 떠나는 주인공 카스토르프에게 스승격인 세템브리니가 친근하게 이별 인사로 ‘잘 가, 조반니’라고 하는 부분도 고르는데 영향을 줬어요ㅋㅋㅋ
혹시나 했는데, 역시 그러시군요. 은하철도의 밤, 참 좋죠. 읽으셨다면 그 장 뒷부분이 반가웠을 듯요. 조반니와 캄파넬라의 마지막 대화 장면이 나오잖아요? 이 책 중간중간 작가나 작품이 나오는 대목은 거의 실제 사건이나 작품을 살짝 바꿔 인용했어요. 그래서 그걸 찾는 재미도 쏠쏠하죠.
아니, 그렇게 깊은 뜻이! 아무렇게나 지은 저와는 완전 다르시군요. 전 세례명을 쓴 건데 제가 중학교 때 성당을 다녔었거든요. 지금은 다니지도 않는데 사이트에 가입하려니까 마땅한 게없어서 급조하다 보니 고착한 케이스죠. 묻지도 않으셨는데 혼자 대딥했네요. ㅋ
달케 혹은 나의 친구 캄파넬라. 끝까지, 끝까지 함께 가자. (중략) 재회는 덧없는 시간이었다. 3년이란 세월과 그동안 주고받은 편지 양에 비해 압도적으로 짧은 시간과 말 속에서 두 사람은 가는 길이 갈라졌음을 깨달았다.
꿈꾸는 도서관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깜짝 놀랄 만큼 부자유스러웠어. 지금 사람들은 상상조차 못 할 거야. 에도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할까. 있잖아, 쭉 그랬어. 내 인생은 늘. 적어도 내가 자란 집은 그랬고, 결혼한 상대 집 역시 그랬어. 독서는 게으른 사람이나 하는 일이었어.
꿈꾸는 도서관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기와코 씨가 살던 작은 방, 그녀가 좋아한 공간, 그녀가 사랑한 이야기,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과 순간이 그 낡은 전집 세트에서 단번에 피어올라서 현기증마저 일었다.
꿈꾸는 도서관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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