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꿈꾸는 도서관>

D-29
아, 저도 잼있게 있은 책인데. 책, 서점, 도서관, 서재, 문구가 제목에 들어가면 무심코 손이 가고 말죠.
눈꺼풀 뒤 광경을 더듬으며 말을 이어갔다.
꿈꾸는 도서관 P.131,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책 읽다가 밑줄 그은 문장이었는데, 이제야 올려보네요. '눈꺼풀 뒤 광경을 더듬으며'라는 표현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런 문장이 있죠. 아주 멋진 말도 아닌데 그냥 좋아지는. 전, 그에게는 비누 향기가 났다는 문장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답니다.
(책은 아직 읽고 있어요. 갑자기 일들이 몰려와서 책을 보고 있기가 쉽지 않네요. 모임 끝나기 전에는 완독하려고요!)
“이건 변함없네" 동판에 '밀면 열림'이라고 적혔다. "밀면 열림? 밀면 열리는 게 당연하잖아요. 뭐죠, 이거?" "오래전부터 붙어 있었어. 아주 옛날부터 말이야. 건물이 지어졌을 때부터 이랬다고 하더라. 메이지시대 사람들은 앞으로 밀어서 여는 문에 익숙하지 않으니까, 미달이문으로 착각하지 않도록 이렇게 써놓았대." 그제야 기와코 씨는 흡족한지 눈을 감았다.
꿈꾸는 도서관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다들 추억의 장소가 있지 않았나요? ‘밀면 열림’ ‘통통한 컵에 나오는 커피’가 지금도 존재하지만, 현재는 사라진…그런 장소요!! 기와코의 대사를 보면서 저도 추억했던 장소에 대한 기억이 문뜩 떠올라서 잠깐 먹먹했어요. 지금은 그때랑 많이 달라졌을 ‘그곳’을 생각하니 도서관에 발을 들이길 주저했던 기와코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네요ㅠㅠ 반갑기도하지만 낯설어진 제 마음 속에 오롯이 존재하는 ‘그곳’이 참 그립네요.
잠시 후 기와코 씨는 눈을 뜨며 말을 이어갔다. "기억을 떠올리면 상경해 이쪽에 살고 나서 다녔던 도서 관만 생각나. 하지만 이곳은 오래된 도서관이고, 게다가 국회도서관 분관이잖아. 드나드는 사람들도 어쩐지 대부분 관료풍이고. 남자들뿐이라. 지하 식당에 가면 안심이 됐어." "미키야 식당?" "통통한 컵에 나오는 커피가 제법 맛났거든. 지하가 없어 지다니 너무 아쉽다." 기와코 씨는 실내를 차례차례 둘러보며 낡은 외벽을 만 지거나 감회에 젖어 화장벽돌을 쓰다듬더니 "이렇게 말하면 뭣하지만 무시무시한 건물이었어, 언제나"라면서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뭐, 새 건물일 때도 있었겠지. 1906년에 지어졌을 때는 정말 멋졌을 거야. 이 정도 규모니" 내가 아는 도서관은 낡았지만 말이야, 라고 덧붙였다.
꿈꾸는 도서관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자신이 어떻게 쓸지 생각하지 않은 채 요리조리 상상만 하는 시간은 더없이 유쾌했다.
꿈꾸는 도서관 p357,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이런 유쾌함이 얼마나 큰지! 알것 같아서 밑줄을 그었어요. 쓰지 않고 상상만 하는 것, 얼마나 좋은지요? ^^
기와코가 이 세상에 태어나 생을 마감했음을 기리는 축제야.
꿈꾸는 도서관 p422,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아, 이 문장 뭔가 찡하죠. 기와코의 죽음을 향한 최고의 찬사 같아요.
기와코와 어울리는 완벽한 문장이었요!
저도 이 문장 인상 깊었어요.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확실히 다르긴 하죠? 작품 자체도 그렇지만 뒤로 갈수록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무슨 일본 영화 있었는데 생각이 안 나네요. 암튼 미국의 어떤 목사님도 자기 죽고나서 사람들이 슬퍼할까봐 자신의 말을 미리 녹음해 놓고 장례식을 축제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더군요. 우리도 언젠가 죽을텐데 죽기 전에 그런 센스가 필욧할 것 같습니다.
문체가 영화적이죠. 뭔가 이미지가 잘 그려지는 소설이었어요. 작가 특징 같은데 그래서 이 작가 작품이 영상화가 자주 되나 봐요. 살포시 <조금씩, 천천히 안녕>이란 영화를 추천해봅니다. 치매 노인을 둔 가족 이야기인데 소설도 잼밌지만 영화도 좋답니다. 상투적이긴 한데 펑펑 울었어요.
아... 제목부터 눈물각이에요 ㅠ.ㅠ
'옛날 남자'라고 표현되는, 전형적인 가정 폭력범인 기와코 씨 남편의 인물상과 내가 아는 독창성 넘치는 기와코 씨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안 맞았을지,얼마나 서로를 용납하지 않는 세계였을지, 물밀듯 가슴에 와닿아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꿈꾸는 도서관 p. 305,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나는 예의 ‘도서관 분류 번호’가 궁금했기에 국립국회도서관에 다시 가기로 마음먹었다.
꿈꾸는 도서관 p378,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폭신폭신 거품 인 우유를 홀짝이며 나는 그동안 선생께 말하지 않은 갖가지 일을 보고했다. 선생은 음, 음 고개를 끄덕이며 듣다가 엽서에 적힌 숫자가 도서관 분류 번호라는 대목에 이르자 역시 쓴웃음을 지었다.
꿈꾸는 도서관 p379, 나카지마 교코 지음, 안은미 옮김, 고영란 해설
전직 공공도서관 사서였던 저는 이 작품을 읽다가 중간중간 사서의 입장에서 몰입해서 읽게 되요. 책의 수서에서부터 목록, 열람 및 대출 서비스, 각종 문화행사 운영 등등. 아… 도서관 분류번호를 알고 싶어서 도서관에 다시 가겠다는 저 마음들이..왠지 애틋하게 느껴져요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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