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전히 합리적으로만 구성된 세계관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증명하려면 아이를 낳는 일의 비용 대비 이익을 계산해보면 된다. 합리적으로만 따지자면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일이다. 아이로 인해 할 일은 늘어나고, 자유는 사라지고, 돈도 깨지면서 걱정은 쌓인다. 또 자식 사랑은 인간의 본능이기에 아이가 아프거나, 불행한 사건이 닥치거나, 최악의 경우 먼저 세상을 떠나기라도 한다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조차 없다. 순수하게 이성적인 이유에서라도 아이를 꽁꽁 감싸 세상으로부터 보호하거나 아예 아이를 갖지 말라고 권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도 이른바 이성의 동물이라는 인간은 생식 작용을 멈추지 않는다. 순전히 비용 대비 이익이라는 계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어서 그럴까? 고통이 따르게 마련인 사랑에는 측정하고 저울질하기 힘든 어떤 힘이 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랑은 엄밀히 말해 비합리적인 것이지만 사랑 없는 삶은 공허하다. 그런데 비용 대비 수익 계산서를 완전히 새롭게 작성해 환경이나 기후에 얼마나 해를 끼치느냐는 관점에서 아이를 바라본다면 어떨까?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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