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이 병원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밥을 먹지 못할 때는 아내에게 비닐봉지에 넣어서 버리라고 했습니다. 회복되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지요. 그렇게 해서 억지로 열하루째에 퇴원을 했습니다. 적어도 보름은 입원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무시하고 말이죠. ”
『언더그라운드』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문장모음 보기
안슈씨
“ 그러나 집에 돌아와도 결국 마찬가지였습니다. 발이 이불 밖으로 비어져나와 차가운 물건에 닿으면 똑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공포가 되살아나는 겁니다. 혼자서 욕실에 들어갈 때도 그렇습니다. 나 혼자 남는 것이 너무 두려웠습니다. 밤늦게 거실에 있다가 제각기 자기 방으로 들어가고 나면 정말 두렵습니다. 목욕탕에도 혼자 있는 게 두려워서 아내를 불러 등을 밀게 합니다. 아내는 간단히 등만 밀고는 나가버립니다. 그래서 절대로 내가 나가기 전에 욕실을 나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내가 나가기 전에 욕실을 나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내가 먼저 나가겠다고 말이죠(웃음). ”
『언더그라운드』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문장모음 보기
안슈씨
“ 유럽에서는 테러가 일상적인 일처럼 자주 일어납니다. 그렇지만 일본에서는 이제까지 그런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에 살면서 역시 일본이 안전하고 좋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그곳 사람들에게서도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그런데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일을 당했습니다. 무차별 테러에 화학병기인 사린이 사용되었다는 것은 커다란 충격이었습니다. ”
『언더그라운드』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문장모음 보기
안슈씨
“ 도대체 무엇 때문에?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를테면 IRA 같은 경우는, 그들이 어떤 수단을 쓰느냐는 제쳐두고라도 그들이 지향하는 목적은 그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사린사건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는 다행히 후유증도 없이 회복되었지만, 생명을 잃은 사람이나 심한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도저히 그 울분을 풀 데가 없을 것입니다. 죽으면 다 똑같다고 하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죽음이 있고 의미 없는 죽음이 있지 않습니까. ”
『언더그라운드』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문장모음 보기
안슈씨
“ 이번 사건은 여러 각도에서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법치국가이므로 이번 기회에 납득할 수 있는 논의를 거쳐 이 사건의 책임 소재를 명시하고 하나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인간이 범한 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그 처벌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를 신중하게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세뇌에 의한 범죄의 전례가 없으므로 거기에 관한 명확한 기준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의 판례로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처참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의 위기관리에 관한 논의를 정책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
『언더그라운드』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문장모음 보기
안슈씨
“ 우리 앞 세대가 힘들게 노력해서 이 나라를 풍족하고 평화로운 나라로 만들었으니 우리는 그것을 보전하고 발전시켜 다음 세대로 물려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그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지금 일본에 절실한 것은 마음의 풍요를 추구하는 일입니다. 지금처럼 물질만 추구한다면 일본의 미래는 없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