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기록용으로 사용해봅니다.

D-29
한 달 무료 이용권을 얻게 된 리디셀렉트에서 제목을 보고 끌려 읽기 시작했는데, 어쩐 일인지 낯설지가 않아 책장을 보니 종이책으로 사뒀던 책이었습니다. 취향이 한결같구나 하며 종이책으로 다시 읽기 시작했고, 지금이든 나중이든 생각해보고 싶은 문장을 모아보기로 했습니다.
굶기는 비할 데 없이 뒤틀린 방법이긴 했으나 어쨌든 곧 세상에 나가 새로운 권리와 특권을 차지할 준비를 하고 있던, 그러나 아직 자아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겁먹은 여자의 불안을 처리해주었다. 거대하고 모호하고 압도적인 대상(일이나 사랑) 대신 작고 구체적이며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대상(팝콘 한 알)에 초점을 맞추게 한 것이다. 또한 굶기는 새롭게 바뀐 풍경 속 내 위치에 대해 느끼기 시작한 불편함을 처리할 방법도 제공해주었다. 그러니까 내게 굶기는 갈망이라는 더 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일종의 심리적 흥정이었던 셈이다.
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28-29p,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그러나 원한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특히 원함에 관해 본받을 모범이 없거나, 원하는 바에 따라 행동해도 된다는 허락이 없거나, 자신의 욕망이 타당하고 유효하고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라는 의식이 없을 때는 더욱 그렇다. 이해 비해 원하지 않기는 훨씬 쉽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그렇다.
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p88-89,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보부아르는 여자의 인생에서 청소년기는 남자들이 모든 힘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힘은 복종하고 사랑받는 대상이 되는 데 동의함으로써만 얻을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시기라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썼다. "소녀들은 존재하기를 멈추고 보기를 멈춘다."
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p93,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자신의 고립 때문에 깊은 우울을 느끼는 어머니는 자녀가 걷거나 말하는 것에 열광할 수 없고, 사람들을 두려워하는 어머니는 자녀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느긋한 마음으로 볼 수 없으며, 자신의 열망과 야망과 좌절감을 억누르고 있는 어머니가 자녀의 기쁨과 실패에 감정이입하며 공감할 수 없다.
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p134,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진정한 열정과 독립적인 욕망을 지닌 여자, ‘먹이다’라는 말의 모든 의미에서 자신의 가족에게 먹이는 것만큼 자신에게도 충실하고 한결같이 먹이는 여자는 거기 없다.
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p.136,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자신이 어머니와 반대쪽에 있음을 깨닫는 것은 은밀하고도 필연적인 고통이 될 수 있다.
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p.150,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당신은 변화에 대한 무서움과 죄책감과 짜릿한 전율을 느끼는 동시에 어머니가 방향도 알려주지 않은 채 당신이 떠나도록 내버려둔 것에 대해, 아니 애초에 떠나게 허용한 것 자체에 대해 격한 분노를 느낀다.
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p.150,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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