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셋째, 추어탕 대 추탕의 이야기입니다. 지역에 따라 미꾸라지를 갈아 넣은 요리가 추어탕이고, 갈지 않고 통으로 넣은 요리가 '추탕'입니다. 얼얼한 맛을 내기 위해 추어탕 또는 추탕에 넣는 가루의 이름이 제피냐 초피냐 산초냐 역시 논란거리죠. 아무려나 먹을 때 미꾸라지가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 추어탕의 '인'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미꾸라지의 몸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일어나 먹지 못한다는 쪽이 '인' 일까요? 또는 먹는 사람이 마음 편하겠다고 형태도 알아보지 못하게 갈아버리는 쪽이 '불인'일까요? ”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인류 문명에 깃든 육식의 문화사와 고기 먹는 불편함에 대하여』 김태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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