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초크/책증정] 윌리엄 해즐릿 신간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서평단&북클럽 모집

D-29
delispace님이 수집한 문장에 이 사진을 덧붙여 봅니다. ^^
장소나 사물이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좋아 보이는 이유는 그것들을 비방하는 데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공간적으로 가까워지고 잘 알게 돌수록 그 사람에게 이롭다. 그 사람에 대해 여러 사람의 입을 거쳐 잘못 전해진 사실들을 걷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어떤 사람을 둘러싼 소문이나 상상은 실제로 만났을 때 그 사람에게 크게 실망할 정도로 그에 대한 우리의 평가를 높이 끌어올리지 않는다. 한편 편견과 악의는 언제나 결점을 실체보다 크게 과장한다. 우리가 실제로 아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아주 평범하다. 우리는 무지만으로도 그 사람들을 괴물이나 유령으로 만든다. 요컨대 우리는 소문이나 추측만으로 특정한 결점에 비현실적 관념을 씌우고, 우리가 싫어하는 사람의 특정 자질이나 행동을 두고 스스로를 약오르게 만든다.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p75,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호디에님과 @모임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주도 지난 주말처럼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기승입니다. 호디에님이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의 표제작에서 발췌하신 부분을 찾아보니 제 책에도 밑줄이 그어져 있군요. 해즐릿은 "사람은 구체적인 존재이지 멋대로 붙인 병칭이나 별명이 아닐 뿐더러 (중략) 우리는 우리가 잘 아는 사람을 어지간해선 증오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해즐릿을 단순히 냉소주의자나 양비론자로 보는 사람들에게 좋은 반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부제처럼 해즐릿은 인간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내기 위해 이른바 '직진의 글쓰기'를 구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적의, 불평, 불만 등이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나 버지니아 울프의 말대로 해즐릿의 "모든 글을 읽고도 그를 단순하게 생각할 사람은 단언컨대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이 맥락에서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의 마지막 부분에서 해즐릿이 인용한 셰익스피어의 문구는 제 인상에 깊게 남아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직물에는 좋고 나쁜 실이 섞여 있다. 미덕은 결정의 채찍질이 없으면 교만해질 것이며, 죄는 미덕이 보살피지 않으면 절망할 것이다." (77쪽)
우리는 주로 삶을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여긴다. 우리가 계획하는 안일한 무언가를 위해 평범한 삶의 즐거움을 일상의 불행과 더불어 싹 무시한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사막에서 애타게 찾는 몇 안되는 오아시스를 향해 부단히 발길을 재촉하는 것만 같다. 어떤 위험이나 고생을 겪을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곳에 기어코 도달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다.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p85,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해즐릿은 패션에 대해 혹평을 쏟아냅니다. 전 개인적으로 그가 나열한 여러 상스러움 중에서 마지막에 쓴 내용이 가장 상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약한 자들 곁에서 자신의 우월함을 드러내는 자. 그가 제왕이라고 하더라도 전 그 사람이 가장 상스럽게 느껴집니다.
해즐릿도 호디에님과 같은 입장일 것 같습니다.^^ 「패션의 관하여」의 마지막 문단은 "원래 제왕들은 하층민과 함께 있기를 좋아한다"는 버크의 말로 운을 떼면서 "제왕은 가장 나쁘고 가장 약한 자들과만 어울림으로써 자신이 가장 괜찮고 현명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합니다. PS. 위의 내용만 보면 해즐릿이 버크에 호의적인 것 같지만 다른 에세이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아첨꾼과 독재자에 관하여」에서 해즐릿은 버크가 프랑스 혁명을 비난하는 책을 쓴 대가로 왕이 하사는 연금 수령자가 되었다고 언급하면서 지성의 약점을 신랄하게 파고듭니다.
권력은 그 어떤 불리한 처지에도 놓이지 않는다. 권력은 일체이며 나뉘지 않는다. 권력은 자기중심적이고 고집이 세고 제멋대로이며 유혹이나 간청만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이권은 권력의 편이고 열정도 권력의 편이고 편견도 권력의 편이며 종교라는 명칭도 권력의 편이다. 권력은 냉혹하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는다. 권력은 스스로를 인간 위에 놓기 때문에 인정人情이 작동되지 않는다. 권력은 자신의 의지에 영합하고 자신의 자만심에 아첨하는 이성 외에 다른 어떤 이성의 소리에도 귀기울이지 않는다.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p153-154,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해즐릿은 당대 최고의 (반론이 없는) 형이상학자였다. 단순히 돈 많고 신분 높은 사람들을 멸시하고, 가난하거나 억압받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대중의 행복과는 대조적인 소수 계급의 교만과 권력을 혐오했다.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p.12, 윌리엄 해즐릿의 묘비문,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사람들 앞에서 그에게 응수하지 못한 귀족에게 화끈거리는 상처였던 그는 창조주 앞에서 귀족과 맞설 것이다.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p.13, 윌리엄 해즐릿의 묘비문 ,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윌리엄 해즐릿에 대해 다룬 아티클 중 그를 ‘비평가들의 비평가‘라고 부르는 글이 있었는데, 이 묘비문에도 그 호칭과 비슷한 존경심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관찰력이 뛰어나고 까다롭지만 그래서 매력적인, 자신의 성격을 그대로 담은 글을 쓰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금님 말씀대로 해즐릿의 묘비문에는 후대의 존경심이 담겨 있습니다. 역자에게서 원고를 처음 받아 묘비문을 읽었을 때의 감명이 생생합니다. ^^ 압권은 하금님이 문장수집을 하기도 한 "귀족에게 화끈거리는 상처였던 그는 창조주 앞에서 귀족과 맞설 것이다" 부분입니다. (해즐릿이 귀족에게만 화끈거리는 상처였던 건 아닙니다. 「아첨꾼과 독재자에 관하여」에서는 문필가와 언론인의 '매문(賣文)'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게다가 놀레켄스는 작풍이 상당히 단단하고 윤곽이 뚜렷하다. 그의 작품에는 첸트리에 못잖은 사실성과 개성이 있지만 우아한 매력이나 명료한 부드러움은 없다. 하지만 있는 그래도의 수수함과 순도 높은 충실성은 놀레켄스의 작품에 더 많이 담겨 있다. 그의 인품이 그런 것 같다.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p.20, 미술가의 노년에 관하여,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말하기 좀 그렇지만, 미술가들은 열에 아홉 장수하는 부류가 아니다(불쌍한 자들!). (중략) 반면에 예술원 회원은 확실히 다르다. 그는 빚쟁이나 비평가나 후원자가 “꺾을 수 없는 불사신“이다. 화가들의 사회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그는 평생 명성에 따르는 특권을 차지한다.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pp.25-26, 미술가의 노년에 관하여,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누구나 처음에는 퓨젤리에게서 기은 인상을 받겠지만 더 자주 보고 싶은 사람은 노스코트일 것이다. 퓨젤리의 화법은 대체로 겁이 없고 사람을 놀라게 하는 측면이 있는데 노스코트처럼 마무리가 섬세하거나 어조가 부드럽지 않다.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p.40, 미술가의 노년에 관하여,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가령 그가 가진 미술품 견본들과 취미로 모은 골동품들이 어둑하고 몽롱한 분위기 속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무질서하게 뒤섞여 있으며, 많은 것들이 상상력을 요구하고 (지나치게 공을 들여 세련되지만 하찮고 현대화된 다른 이들의 수집품과는 얼마나 다른가!), 옛 거장들의 작품을 모사한 복제화들은 표면이 갈라지고 손상되어 있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마치 동화의 나라에 들어온 기분을 주었다.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p.46, 미술가의 노년에 관하여,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상상력이 그를 지배했고, 그 효과가 얼마나 선명했던지 상상 안에 이미 진품이 내포되어 있었다. 좋은 느낌을 주는 것과 진실한 것은 그에게 동일한 것이었다.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p.47, 미술가의 노년에 관하여,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코즈웨이에게서 그 모든 허물과 어리석은 언행을 발견한다 해도 우리는 그와 같은 인물을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이다. 왜 이러한 인물들이 죽어야 하는가?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p.50, 미술가의 노년에 관하여,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사실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바라는지 모르고 스스로를 기만한다. 자신이 과거에 이러저러한 사람이었다고 상상하다가, 교묘한 잔꾀나 기묘한 망상으로 그간 상상하던 사람이 되고 싶고, 급기야는 인생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pp.59-60,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경험에서 끌어낸 의견은 ‘혼합 양식‘으로, 유일하게 진실하고, 대체로 가장 호감을 준다. 우리의 삶은 추악하기만 하거나 관념적으로 완벽하지 않으며, 세상에 결함이 없는 괴물 같은 사람은 일찍이 없었다.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p.77,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우리가 삶에 애착하는 이유는 삶에 자체나 행복과 관련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살아야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이 없다면 행동이고 뭐고 없다.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p.84, 삶을 사랑한다는 것은,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 증정 이벤트]<당신의 죄를 지켜드립니다> 정명섭, 조동신, 최하나, 정여랑 작가 북톡[서스테인/책 증정 이벤트] 앞으로 나아갈 작은 힘이 필요하다면 <생바행바>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 증정] 인간 본성의 불편한 진실!『다정함의 배신』을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이벤트] 김봉중 교수 강력 추천! <한 권으로 읽는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웰다잉 오디세이로 계속 이어집니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천천히 읽어요
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안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 책 리뷰 <지금, 그리고 그때>안노란책 리뷰 <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 책 리뷰 <영원히 계속되다가 끝이 난다 > 앤 드 마르켄안노란 책 리뷰 <메데이아> 에우리페데스안노란 책 리뷰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하임 마이어호프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3.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
아티초크의 멋진 책!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인생 록 음악’ 추천!
[그믐밤] 49. 국제 암석의 날 기념, ‘인생 록 음악’ 추천해주세요[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새폴스키의 책을 읽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동구권 SF 함께 읽어요!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삼국지를 가슴에 품다
삼국지 전권독파 - 요시카와 에이지 버전으로[모집] 평생의 숙제 인간관계, 삼국지의 영웅들에게 답을 묻다 (w. 『최소한의 삼국지』)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